뛰다 보면 이런 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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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2-16 04:06 조회6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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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입니다
오늘은 어쩐지 몸과 마음이 찌뿌듯하여
새벽 달리기에 흥이 나지 않는 일 년 중 몇 안 되는 날의
하나 인 것 같습니다.
네, 뛰다 보면 그런 날이 있지요.
숨기지 않겠습니다.
어두운 새벽,
서울의 동쪽 끝, 그래서 서울 사람 중에 뜨는 해를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강동 에도 아직 해 뜨는 기미는 없습니다.
제가 매일 15 - 20 km 씩 뛰는 에스퍼란자스 길을 갈라치면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와 조그만 개천 둑을 따라 약 2 km 정도 나가야 하는데
이 조그만 실개천의 이름이 게 내 라고 하는군요.
옆으로 기어가는 게가 많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혀진 것 같은데
이렇게 정감 있고 예쁜 우리말이 있는데 왜 그 이름이 안 알려지고
안 불려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보통 명사로만 말합니다
" 아, 거기. 뚝방 천, 저어기, 고덕 뚝방 천. 왜 있쟎아 ! "
우리는 무엇을, 어디를 명명하고 그대로 따라 부르는데 너무 인색한 것 같아
참 아쉽습니다.
.
이 게 내 천을 따라 웟 방한 점퍼에 야광 반사 띠를 두르고 한참을 뛰는데
강동대교를 막 지나 본격적인 올림픽 도로에 진입하여 차량들이 빠르게 속도를 내는
서울로 향하는 지점에서 갑자기 요란한 충격 파열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어두운 전방이지만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그곳에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러자 방금 까지 그곳을 쏜살같이 지나치던 새벽의 차량 전조등 불빛들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고, 뭔지 모를 음산한 기운이 그곳에 피어오르는 게
어둠을 뚫고 감지되었습니다
약간 속도를 빨리 하여 그곳을 향해 뛰었습니다. 어차피 방향은 같으니까요.
올림픽 도로 가까이 가보니 교통사고입니다
아직 어둠도 가시지 않았고, 안개마저 끼인 새벽 도로에서 교통사고입니다
제가 달려오는 동안 이미 지나가던 차량 어떤 분이 신고를 했는지
양 사방에서 구난차의 긴급 경고 싸이렌 소리, 경찰의 번쩍 번쩍 경광등 불빛 등
현장이 급박해 지고 뒤에 오던 차량들의 기다란 느림보 행렬이 이어집니다.
아, 이런 게 고속도로 교통사고이군요.
어두워서 잘은 안보이지만 흰색 승용차의 앞 보니트가 형편없이 완파되고
어찌된 일인지 차량의 앞머리는 달리던 방향 뒤쪽을 향하고 ,
동시에 사고 난 듯한 다른 두 대는 길옆으로 비껴져 있군요.
어쩌나 ? 인명 사고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만일 달리기를 좋아하는 달림이라면 다리 부상은 아니어야 할 텐데... 안타깝군요.
가뜩이나 몸과 마음이 뒤숭숭하여 오늘은 영 뛸 기분이 아니더니 결국은 이렇게
좋지 않은 사고 현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새벽,
추운 겨울 날씨에 잔뜩 달리기 중무장을 하고 나와, 하려는 달리기는 안하고
물끄러미 도로변에 혼자 서서 어둠 속에서 사고 현장만을 바라봅니다
올림픽 도로변 교통사고 현장에 나는 서서,
오늘 새벽 달리기는 이미 물 건너갔음을 자인하고
교통 사고 수습 현장의 느리지만 긴박하게 돌아가는 움직임을 보고 있습니다.
호르라기 소리, 번쩍이는 경광등, 벌떼 같이 모여든 여닐곱 대의 구난차들.,
커다란 엑스 자 모양의 야광 반사 띠를 두른 경찰의 수 신호 불 빛...
상황이 그렇듯 길 건너편의 철저한 방관자인 나는
아직 본격적인 달리기를 하지 않아 땀도 나지 않은 몸을 추위에 노출시키며
사고 수습 광경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한참이나 그곳을 바라보던 나는 이제 사태가 수습되고
병원 응급차가 부상자를 싣고 떠나고,
구난차가 사고차를 견인해 가고
경찰이 사고 현장을 기록해 가고,
밀렸던 교통의 흐름이 재개되자 어느 사이 주위가 조금씩 밝아져 옴을 느낌니다
나도 말없이 현장을 떠나 집을 향해 느릿느릿 뛰며 돌아오기 시작하고요...
오늘은 참말로 쪼금 밖에 못 뛴 날,
뛰는데 흥도 나지 않고, 등에 땀 한 방울도 나지 않은 날,
뛰다 보면 이런 날도 있습니다
점검을 위해 기지창에 들어가는 지하철의 느릿, 느릿한 동작처럼
나는 힘없이 아파트 현관문을 밀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에 쌀 한 종기 담아 들고 베란다에서 나오던 아내가
나를 보고 지나가며 한 마디 합니다.
" 오늘은 왜 힘이 없네. 어데 아파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입니다
오늘은 어쩐지 몸과 마음이 찌뿌듯하여
새벽 달리기에 흥이 나지 않는 일 년 중 몇 안 되는 날의
하나 인 것 같습니다.
네, 뛰다 보면 그런 날이 있지요.
숨기지 않겠습니다.
어두운 새벽,
서울의 동쪽 끝, 그래서 서울 사람 중에 뜨는 해를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강동 에도 아직 해 뜨는 기미는 없습니다.
제가 매일 15 - 20 km 씩 뛰는 에스퍼란자스 길을 갈라치면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와 조그만 개천 둑을 따라 약 2 km 정도 나가야 하는데
이 조그만 실개천의 이름이 게 내 라고 하는군요.
옆으로 기어가는 게가 많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혀진 것 같은데
이렇게 정감 있고 예쁜 우리말이 있는데 왜 그 이름이 안 알려지고
안 불려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보통 명사로만 말합니다
" 아, 거기. 뚝방 천, 저어기, 고덕 뚝방 천. 왜 있쟎아 ! "
우리는 무엇을, 어디를 명명하고 그대로 따라 부르는데 너무 인색한 것 같아
참 아쉽습니다.
.
이 게 내 천을 따라 웟 방한 점퍼에 야광 반사 띠를 두르고 한참을 뛰는데
강동대교를 막 지나 본격적인 올림픽 도로에 진입하여 차량들이 빠르게 속도를 내는
서울로 향하는 지점에서 갑자기 요란한 충격 파열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어두운 전방이지만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그곳에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러자 방금 까지 그곳을 쏜살같이 지나치던 새벽의 차량 전조등 불빛들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고, 뭔지 모를 음산한 기운이 그곳에 피어오르는 게
어둠을 뚫고 감지되었습니다
약간 속도를 빨리 하여 그곳을 향해 뛰었습니다. 어차피 방향은 같으니까요.
올림픽 도로 가까이 가보니 교통사고입니다
아직 어둠도 가시지 않았고, 안개마저 끼인 새벽 도로에서 교통사고입니다
제가 달려오는 동안 이미 지나가던 차량 어떤 분이 신고를 했는지
양 사방에서 구난차의 긴급 경고 싸이렌 소리, 경찰의 번쩍 번쩍 경광등 불빛 등
현장이 급박해 지고 뒤에 오던 차량들의 기다란 느림보 행렬이 이어집니다.
아, 이런 게 고속도로 교통사고이군요.
어두워서 잘은 안보이지만 흰색 승용차의 앞 보니트가 형편없이 완파되고
어찌된 일인지 차량의 앞머리는 달리던 방향 뒤쪽을 향하고 ,
동시에 사고 난 듯한 다른 두 대는 길옆으로 비껴져 있군요.
어쩌나 ? 인명 사고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만일 달리기를 좋아하는 달림이라면 다리 부상은 아니어야 할 텐데... 안타깝군요.
가뜩이나 몸과 마음이 뒤숭숭하여 오늘은 영 뛸 기분이 아니더니 결국은 이렇게
좋지 않은 사고 현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새벽,
추운 겨울 날씨에 잔뜩 달리기 중무장을 하고 나와, 하려는 달리기는 안하고
물끄러미 도로변에 혼자 서서 어둠 속에서 사고 현장만을 바라봅니다
올림픽 도로변 교통사고 현장에 나는 서서,
오늘 새벽 달리기는 이미 물 건너갔음을 자인하고
교통 사고 수습 현장의 느리지만 긴박하게 돌아가는 움직임을 보고 있습니다.
호르라기 소리, 번쩍이는 경광등, 벌떼 같이 모여든 여닐곱 대의 구난차들.,
커다란 엑스 자 모양의 야광 반사 띠를 두른 경찰의 수 신호 불 빛...
상황이 그렇듯 길 건너편의 철저한 방관자인 나는
아직 본격적인 달리기를 하지 않아 땀도 나지 않은 몸을 추위에 노출시키며
사고 수습 광경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한참이나 그곳을 바라보던 나는 이제 사태가 수습되고
병원 응급차가 부상자를 싣고 떠나고,
구난차가 사고차를 견인해 가고
경찰이 사고 현장을 기록해 가고,
밀렸던 교통의 흐름이 재개되자 어느 사이 주위가 조금씩 밝아져 옴을 느낌니다
나도 말없이 현장을 떠나 집을 향해 느릿느릿 뛰며 돌아오기 시작하고요...
오늘은 참말로 쪼금 밖에 못 뛴 날,
뛰는데 흥도 나지 않고, 등에 땀 한 방울도 나지 않은 날,
뛰다 보면 이런 날도 있습니다
점검을 위해 기지창에 들어가는 지하철의 느릿, 느릿한 동작처럼
나는 힘없이 아파트 현관문을 밀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에 쌀 한 종기 담아 들고 베란다에서 나오던 아내가
나를 보고 지나가며 한 마디 합니다.
" 오늘은 왜 힘이 없네. 어데 아파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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