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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송장군... 로마인 이야기가 나을까, 한강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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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광호 작성일03-02-10 16:06 조회6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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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책내기 시합이라니... 어떻게 된 얘긴가?

조금 지난 얘기지만,
지난 1월 26일 서울마라톤 클럽의 월례 풀코스 달리기대회에서 난 월척을 건졌다.
각권의 값의 고하를 묻지아니하고
적게는 대여섯권에서 많게는 열권 정도의 책을 받기로 약조를 했기 때문이다.
로또의 미친바람이 불어 화폐가 그 이름값을 못하게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지극히 평범한 쌜러리맨에게는 이 정도의 책값은
마치 매번 마음만 먹었다가 사지 못하는 고가의 마라톤화 한 켤레나
역시 여러번 만지작 거리다가 슬며시 내려놓고마는
검게 '썬팅'한 폼나는 외제 고글 만큼이나 기분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날, 낑낑대며 골인지점에 들어오니 3시간 59분 55초.
마지막 써브포라고 베이스캠프의 분들이 칭찬해준다.
때마침 나타난 송장군,

'야, 우광호 사기다. 사기. 너 도중에 차 타고 왔지?' 한다.
'뭔 소리야. 자기가 못달리면 못달린다고, 패배를 인정할 줄은 모르고...'
'뭐? 야, 그럼 우리 책내기 하자...(아차차...)'

그래서 갑자기 느닷없는 책내기 경기 제2탄이 성사가 되었다.
그 자리에는 이동윤님과 황진영님이 바로 옆에 계셔서 흔쾌히 증인이 되어주시기로 했다.
그 후 덕성탕을 거쳐
가볍게 맥주 몇병을 들면서 정병선님, 이경렬님 앞에서도 같은 내용이 재확인 되었다.

(2) 도대체 무얼 요구하려고... 어떤 책이 좋은가?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 누가 책을 사준다면 무슨 책을 선물받고 싶어?'
'왠 책이야, 요즘 우리 돈 아껴써야 하잖아?'
'응... 친구가 책 몇권 선물해준다고 하길래...'
'그래요? 당신에게 그런 훌륭한 친구가 다 있었어요?'
'그럼. 송재익이라고, 모 그룹 부장인데 정말 좋은 친구야.'
'그럼... 음... 지난번에 돈 모자라서 '한강' 다 못 샀는데...'
'그래, 그럼 그걸로 할까?'
'아냐, 지금 집에있는 게 대부분 국내책 들이니까, 이번에는 로마인 이야기도 좋겠다.'
'그래?'
'세계사도 알아야 하잖아...'

사실 집에 전집류들을 기억해보니
조정래의 아리랑, 태백산맥, 이문열의 삼국지,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
최명희의 혼불 등등 모두 국내작가들의 작품들이다.
따라서 아내는 우리 부부보다도 고등학생인 큰 애가 신경쓰였던 듯 하다.

송장군, 참고하길 바라네.
한강은 전체 10권중에서 4권까지는 샀으니 여섯권만 더 사면 되고,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현재 11권까지 나왔던데 1권부터 사야하고...
그대의 재정형편에 맞추어 선택하면 될 것이네.

(3) 하지만 나는 안다... 그대의 진심을

그대가 작년의 책내기 시합에서 나로부터 책을 선물받은 후
1년동안 얼마나 미안한 마음에 시달렸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 과정에서 한층 고매해진 인품 탓에 베풀어주려고
경기에서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고의로, 짐짓 실수하는 척하면서
내게 내기를 걸어온 것이라는 것을.

아, 이 얼마나 감동스러운 배려란 말인가.
그대의 우정을 존중해서라도 반드시 내 이겨내야 하리.


p.s.

안중철님, 김재남님, 조대연님, 송재익님과의
명동빈대떡 및 금반지내기 5인 경기는 별개의 것으로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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