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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포항 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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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순학 작성일02-12-13 18:27 조회6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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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퍼 온 글입니다.
서울마라톤사이트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중에 '과메기'맛을 많이 이야기하시던데
저는 아직 과메기맛을 보지 못하여 그때마다 어떤 맛일까 하고 입맛만 다시곤 했습니다.
혹시 저같은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원본글에는 먹음직스러운 과메기사진도 있는데 복사해 올리다보니 사진은 복사가 안되는군요(그림까지 보고 싶으신 분은 오마이뉴스사이트로 가시면 됩니다).

이번 일요일에 열리는 런페스티발에 정이 듬뿍 담긴 음식을 나누자는 고재봉님의 글을 보면서 '참 아름다운 생각이다'라는 느낌이 와 닿습니다.
저도 그날 참가하는데 겨울철 훈련이 부족하여 조금 찜찜하지만 정이 담긴 음식을 먹으면 몸과 마음이 다 쾌청해질 것 같습니다.

권순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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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곳에는 과메기가 뛰고 있다
<잊혀져가는 민속마을을 찾아서 19> 포항 과메기

이종찬 기자 lsr21@naver.com



▲ 오늘도 끝없이 한 세상을 밀고 왔다가 또 한 세상을 밀고 가는 구룡포 해변

ⓒ2002 포항시

지금 그곳에 가면 눈이 내리지 않아도 으르렁거리며 눈을 쓸고 오는 날쌘 파도가 있다. 푸르른 하늘의 샅바를 잡고 온종일 씨름하고 있는 검푸른 바다가 있다. 그리고 문득 제 그림자를 찾아 뒤돌아보면 비린내가 나지 않는 생선 아닌 생선, 바라만 보아도 절로 소주 생각이 간절한 과메기가 있다.

지금 그곳에 가면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그 날쌘 파도를 낚는 사람들이 있다. 바닷물에 담긴 그물망 속에는 그 파도도 모자라 아예 바다까지 낚여 있다. 그리고 문득 백사장으로 다가가면 지난 여름 내내 이 세상 사람들이 뛰놀다가 버리고 떠난 발자국들이 화석처럼 새겨져 있다.

문득 발자국 하나가 지워진다. 순식간에 바다 속으로 하얀 포말을 데불고 떠난 그 발자국은 누가 새겨놓은 발자국이었을까. 이윽고 또 하나의 발자국이 바다 속으로 떠난다. 저 발자국은 또 누가 제 자신의 운명처럼 찍어놓은 발자국이었을까. 그렇게 바다로 떠나간 발자국들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가다가 작은 섬이라도 만나 잠시 파도로 뛰어나와 바위 틈에서 쉬고 있을까.

지금 구룡포와 포항 일대는 온통 과메기들의 천국이다. 옷깃을 스치는 사람들에게서는 더 이상 짭쪼롬한 바다 내음이 나지 않는다. 포말처럼 허연 입김을 내뿜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겨울도 느껴지지 않는다. 간혹 감홍시처럼 달착지근한 술내음을 풍기는 사람들도 더러 마주친다.

눈에 띄는 사람마다 무언가를 열심히 재잘거리며 웃고 있다. 그들의 손에는 굴비처럼 가지런하게 꿰어진 생선이 들려 있다. 눈대중으로 대략 스무 마리 정도다. 저들은 무엇이 저리도 즐거운 것일까. 그리고 끝없이 참새처럼 재잘대는 사람들이 이어져 나오는 저 곳은 무얼 하는 곳인가.

지금 구룡포와 포항 일대는 고기떼를 만난 갈매기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저 사람들은 올해로 다섯번째 열리고 있는 과메기 축제를 보러 온 사람들이다. 아니, 축제가 아니라 과메기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다. 대체 과메기가 무엇이길레 저리도 소주를 마셔가며, 볼 터지게 입에 넣고 있는 것일까.

"아, 비린내가 안 나는 생선이 어디 있니껴? 하지만 과메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니더. 그라이 겨울만 되모 사람들이 과메기를 찾는다 아이니껴"
"과메기의 재료가 꽁치라는데, 맛이 느끼하지는 않나요?"
"아, 조금 있다가 먹어 보모 알끼 아이니껴? 콩이 육지에서 나는 단백질의 왕이라카모 이 과메기는 바다에서 나는 단백질의 황제 아이니껴. 그라고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고소한 그 맛이 사람 잡시(죽여)니더."



▲ 짚으로 겹겹이 잘 꿰어진 과메기

ⓒ2002 포항시
과메기... 이 '과메기' 란 이름은 대체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과메기의 어원은 '관목(貫目)'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자면 '눈으로 꿴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당시 영일만 사람들은 이 '목'이라는 말을 '메기' 또는 '미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관목'이란 말이 '관메기'로 불리워지다가 '관'의 받침이 탈락되어 지금의 '과메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과메기의 역사 또한 제법 길다. 경상도읍지(1832년)와 영남읍지(1871년)에는 "영일만의 토산식품 중 조선시대 진공품으로는 영일과 장기 등 두 곳에서만 생산된 천연가공의 관목청어뿐"이라고 적혀 있다.

또 동국여지승람의 영일현(注津條) 편에는 "매년 겨울이면 청어가 맨 먼저 주진(注津·지금의 영일만 하구)에서 잡힌다고 하는데 먼저 이를 나라에 진헌한 다음에야 모든 읍에서 고기잡이를 시작했다. 잡히는 것의 많고 적음으로 그해의 풍흉을 짐작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과메기를 만드는 방법과 그 맛에 대한 기록도 있다. 이규경(李圭景·1788~?)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청어는 연기에 그을려 부패를 방지하는데 이를 연관목(煙貫目)이라 한다"고 적혀져 있고, '규합총서(閨閤叢書·1815년)'에는 "비웃(청어)을 들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말려 쓰는 그 맛이 기이하다"라는 기록도 눈에 띈다.

과메기는 마치 동태처럼 얼었다 녹았다, 를 반복하면서 말린다. 하지만 동태와 다른 점이 있다. 과메기는 청어를 부엌의 환기통에 걸어놓아 연기를 쏘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청어가 부엌에서 나는 연기에 일시적으로 녹았다가 다시 추위에 얼어붙기를 반복하면서 점차 말라 과메기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재래식 방법이다.

요즈음 나오는 대부분의 과메기는 청어가 아니라 꽁치다. 또 부엌의 환기통에 걸어두고 연기를 쏘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청어가 예전처럼 그리 많이 잡히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 예전처럼 불을 떼서 밥을 하는 그런 재래식 부엌도 없다. 일부러 예전의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 재래식 부엌을 만든다 하더라도, 매일 같이 그 많은 소나무 가지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요즈음에도 꽁치를 말릴 때 연기를 쐬나요?"
"아저씨는 도대체 오데서 왔니껴? 혹시 간첩 아이니껴?"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몰라서..."
"요새 나오는 과메기는 꽁치로 찬바람 부는 그늘에 걸어가꼬, 얼랐다가 녹캈다가 열흘 정도 반복한 기니더. 그라고 나모 꽁치의 껍질이 요놈처럼 요렇게 쪼글쪼글해지고, 꽁치 속은 반쯤 마른 요런 과메기가 되니더."
"그러면 연기를 쏘인 예전의 그 과메기하고는 맛이 조금 다르겠네요?"
"나도 그런 거는 안 묵어봤으이 내가 그 맛을 우째 알겠니껴"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 처음 꽁치를 말릴 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단다. 잘못하여 꽁치에 햇볕이 닿거나, 따뜻한 바람을 쐬게 되면 꽁치는 더 이상 과메기로 탈바꿈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꽁치에서 기름기가 배어 나오면서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메기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만 먹는 겨울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란다.

"어떤 게 좋은 과메기입니까?"
"좋은 과메기는 지금 아저씨가 드시는 그놈처럼 껍데기가 붙어있는 기니더. 그라고 요렇게 은빛이 착 나는기 좋은 과메기니더. 누르스럼한 거는 썩어가고 있는 기니까 조심해야 하니더. 그라고 요 배 부위가 터진 거하고, 꼬리 부위가 단단하거나 무른 거도 하품이니더. 인자 과메기에 대해서 좀 알겠니껴?"

고단백질 식품인 과메기는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 함량이 높아 혈관 확장작용등 성인병 예방에 뛰어나며 맛 또한 일품이다. 과메기는 인체 내 혈관 확장과 혈소판 응집 억제, 혈압 및 혈액 중 콜레스테롤 저하, 심근경색 및 뇌경색 방지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한다. 또 어린이의 성장과 피부미용에도 그만이다.

과메기를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어떤 이는 껍질을 훑어낸 뒤 속살을 죽죽 찢어 먹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배춧잎에 고추장을 찍은 과메기와 김, 다시마, 마늘, 풋고추를 넣어 쌈으로 먹기도 한다.



▲ 잘 차려진 과메기 요리

ⓒ2002 포항시

과메기는 애주가들에게 보약과도 같은 음식이다. 왜냐하면 과메기에 들어있는 단백질에는 숙취 해독에 그만이라는 아스파라긴산이 뜸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메기를 술안주로 먹는 날은 웬만큼 술을 마셔도 술이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과메기만 너무 믿고, 밤새 술잔만 붙들고 있어서는 안된다.

과메기 축제는 해마다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포항시와 구룡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5번째 열리고 있는 포항 과메기 축제는 '과메기 빨리 먹기 대회' '과메기 빨리 벗기기 대회' '과메기 빨리 엮기 대회' 등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또 최백호, 진미령, 김창남, 장미화 등 연예인 초청공연과 시민 노래자랑대회도 열린다. 국악과 사물놀이, 청소년 댄싱 등 부대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포항에 간다면 구룡포에 가서 낚시를 하지 않고 오는 것은 구룡포에 대한 큰 실례다. 남구 구룡포읍에 그 푸르른 물을 담고 있는 구룡포 방파제에 가면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벵어돔과 감성돔, 우럭, 고등어, 깔따구 등을 낚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파다다닥, 하면서 올라오는 물고기의 몸부림과 함께 마치 감전된 듯이 찌르르 흐르는 손맛을 맛 본 사람은 구룡포의 겨울추억을 쉬이 잊지 못한다.

구룡포는 동해 남부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방파제다. 그 길이만도 1000m 남짓하다. 구룡포 방파제는 북방파제(600m)와 남방파제(400m)로 구분되어 있다. 자동차 출입이 제한된 남방파제에서는 고등어도 제법 많이 올라온다. 주 포인트는 외항 테트라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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