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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열전 II ] 매트를 밟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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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12-06 19:44 조회6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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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야?"

"다섯번 째"

우리의 호프 바보가 참가한
제 18회 랄랄라 마라톤대회 30킬로지점, 전자매트 설치장소에서
경기진행요원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내용입니다.

"야! 저기 또 돌아 온다."

찌~잉하는 기계음과 함께 매트를 밟고 지나갔던
바보가 또 돌아옵니다.

"아저씨 왜 자꾸 돌아오시는거예요?

바보가 땀을 훔치며 묻습니다.

"저~ 제가 매트 확실히 밟았나요?"

진행요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보세요, 밟았잖아요!"

바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달려갑니다.

오른쪽 신발에 단단히 붙들어 맨
스피드 칩을 자꾸 내려다 보며 달립니다.
35킬로 지점쯤 지났을 때 바보는 다시 돌아 갑니다.
매트를 밟았는지 안밟았는지 긴가 민가 했기 때문입니다.

천달사같은 느림보주자들이 스쳐지나가며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근거립니다.

어느 덧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길을
바보는 헐떡이며 달려 갑니다.
밤이늦었습니다.

진행요원도 전자매트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바보는 매트를 밟으려고
자꾸만 달려갑니다.


살다보면 살아온 날들과
그 순간들을
되짚어 돌아가 매트를 밟듯
낡은 기억속의
그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마라톤에서는 매트를 안밟았으면
다시 돌아가 밟고 오면 되지만
한번 지나 온 길은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이
덧없는 우리네 인생이랍니다.

[바보열전 II] 끄~ㅌ

morningstar 정 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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