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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끝없는 도전의욕을 일깨워 준Nichinan Orochi 100Km Ultramarat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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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윤희 작성일02-06-29 10:36 조회5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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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일 만에 다시 달리는 100Km 울트라마라톤(Nichinan(日南)-Orochi Ultra marathon).

언제나 그렇듯이 출발선에 서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각자 나름대로 몸을 푸는데 열중인 그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약 500여명의 주자들은 오늘 또 하루종일 주로 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며 대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겠지....

100Km 처음 참가했을 때의 두근거림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과연 온전히 달려서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을까? 내가....
조금의 경험이 쌓여진 지금은 처음에 느껴지던 심리적인 두려움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언제나 느끼는 감정으로 새로운 주로에 대한 경외심과 조심스러움이 같이 하면서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정리된다. "즐겁게 달리자, 부담 없이 달리자, 웃는 얼굴로 결승점을 통과하자, 자연에 감사하자, 완주에 만족하자"...

주최측에서 어제 저녁때 베풀어준 개회식, 전야제 환영식에서의 고마움, 따뜻함, 세심한 배려가 떠오른다.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달려나가자. 같이 간 일행들의 조금은 긴장된 얼굴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찾아보았다. 100Km데뷔전의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이 오묘하게 뒤섞인 감정의 표현이리라...

5,4,3,2,1, 출발. 6월 23일 새벽 5시를 알리는 시보와 함께 긴 하루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부디 모두 이 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부슬부슬 내리는 일본 특유의 우기는 올라가는 체온을 식혀주어 고마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발부터 시작되는 오르막길은 오늘 하루가 그리 만만하지 않음을 경고하기라도 하듯이 많은 주자들을 인도해 간다. 첫 급수대에 도착했다. 박수치며 환영, 격려하시는 일본주민들의 환한 미소가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환영" 이라는 한글 격려문은 "대단한 준비를 했구나!!"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게 한다.

각 급수대, 급식소,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시골마을마다 나붙어 있는 "힘내세요""물 있어요""화장실""수고하십니다" 등 각종 한글격려문과, 주민들이 흔들어 주어 힘을 불어넣는 태극기, 일장기 등은 주최측(鳥取縣 日南町:도토리 현 니치난 정)조직능력이 어디까지인가를 단순한 나의 머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38Km지점을 지나자 곰퇴치용이라 하며 방울을 준다. 허리에 방울을 매다니 졸지에 방울이 3개(?)나 되었다. 다들 웃음으로 즐거움을 만끽한다. "정말 곰이 나올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빽빽한 전나무 숲을 보노라면 곰이 자생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겠다. 가끔 "곰조심"이라는 한글안내문이 생경하게 다가온다. "곰이 있기는 있는가 보다!!."

울창한 삼림과 그 사이에 나있는 임도(林道), 숲사이로 보이는 하늘만이 주로의 전부인 것 같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언덕과 오르막내리막의 연속. 반대편을 달려 내려가는 앞선 주자가 보이자 "혹시나...."하는 두려움이 스쳐 지나간다.

63Km 지점 휴게소. 7시간 여만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이 박수로 환영해준다. "이것이 사람 사는 재미인가 보다" 안부도 묻고, 식사도 갖다 주고, 땀도 닦아주고 모두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운동화를 갈아 신고, 운동복을 바꿔 입으니 다시 시작하는 아주 새로운 기분이다. 출발부터 내리는 이슬비는 멈출 줄을 모른다. 이제는 안경 닦는 것도 잊었다. 보이는 부분만 보기로 하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달려나가다 그만 달리기를 멈춰야 했다. 식사하고 바로 끝없이 펼쳐지는 오르막을 달려 올라가는 것이 나에게는 대단한 무리로 다가왔다. 7∼10°의 경사가 무려 7Km이상이나 계속되었다. 걷다가 달리다가를 반복하여 어찌했든 정상에 다다르자 이제 다 온 느낌이다.

숲속의 상쾌한 공기는 달리는 것을 훨씬 편하게 해준다. 여기서 오염이라는 단어는 내 호흡에서만이 존재할 뿐이다. 졸졸 흐르는 계곡 물을 떠서 세수를 하는 순간 지금까지 달려 온 약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싹 가시는 기분이다.

80Km지점을 10시간만에 통과한다. 연습과정과 몸상태, 주로의 여건을 보건대 생각보다 꽤 빨리 달려온 것 같다. 어느 순간 갑자기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더니 며칠동안의 수면부족, 약간의 과로의 여파인지 졸음이 몰려온다. 더 이상 달리는 것이 무리인가...? 한 급수 대에서 잠시 누웠다. 나는 잠시라고 생각했는데 땀이 식은 후의 서늘함에 눈을 뜨니 30분이 훌쩍 지나간 것이다.

달리기 전보다 상쾌함으로 몸이 훨씬 가뿐해진 느낌이다. 많은 동료들이 벌써 결승점을 통과했겠구나?!!! 자 달려나가자. 마음을 다독거리며 언덕을 올라간다. 다시 내려간다. 또 반복이구나. 야!! 300-900m의 표고차를 가진 이 주로는 100Km내내 평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다니..... 문득 작년의 포항 호미곶 주로가 떠오른다. 그래도 그 주로는 여기에 비하여 "양반이구나"....

언제나 기다려지는 나머지 5Km 푯말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럼 안녕. 4, 3, 2, 1Km 푯말이 곧 나오겠지.....
약간 개인 하늘에서 저녁의 노을이 조금 보인다. 그것도 빽빽한 숲사이로...
처지던 몸이 후반에 빨라지는 경험이 또 여기서 재현된다. 내게도 이런 힘이 남아 있다니... 참으로 불가사의한 인간의 몸이다. 마지막 10Km 구간을 연습 때와 비슷한 시간대인 56분에 주파했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따뜻한 환영의 박수이지만 당사자에겐 더 크게 들려지고 내 것으로만 여겨진다.
욘(용?)방(유니폼 번호 4번).. 강고꾸진(한국인).. 이유니 상....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와 들리는 사회자의 안내가 12시간 이상을 달려온 나를 야릇하면서도 짜릿한 흥분에 휩싸이게 한다.


다음 울트라 대회가 기다려지는
Muscle guy
이윤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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