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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고마운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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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학윤 작성일02-06-22 04:30 조회5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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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이는 이제 3개월이면 만7세가 되는 나의 둘째 딸이다.
딸을 가진 부모가 대개 그러하듯이 나의 존재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추워요..."
어제 뉴발란스에서 주최한 워크숍을 다녀온 후
월드컵 독일-미국의 후반전과 뉴스를 보고 곤히 잠든 내 귀에
가느다란 울림이 느껴져 곁에서 자던 연진이의 몸을 만져보니 불덩이다.

'아, 열이 많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아이의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 맛사지를 시작한다.
새벽1시가 막 넘어서고 있었다.

언뜻 느껴지는 감이 39도에 가까울 것 같다.
할 수 없이 아내를 깨워 타이레놀을 먹이게 하고
보리차 두 컵과 게토레이 한 컵을 먹인다.
고열로 인한 탈수(dehydration)는 위험하다, 어릴 수록.

아이를 목욕탕에 데리고 가 미지근한-찬 물이 아닌-샤워를 시키고
복부만 이불로 덮어준 뒤 머리, 등, 다리에 미지근한 수건을 대준다.

급한 처치를 마치고 체온을 재보니 38도가 조금 넘는다.
아이의 목(인후)을 검사하고 뮤코라제(소염제) 마저 먹이고
다시 체온을 재보니 37도5,
한숨을 돌리며 시계를 보니 어느 덧 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만 자요, 내가 아이를 돌볼테니..."
"애가 이렇게 열이 나는데 잠이 오겠어? 괜찮아."
"걱정되니까 그렇죠..."

늘 나를 걱정해주는 아내가 고맙지만 난 속으로 말한다,
'아니 이럴 때 힘쓰기 위해 운동하는 거 아닌가,
결정적일 때, 필요할 때 잘해야지, 잠은 나중에라도 잘 수 있어.'

적어도 앞으로 25년간 난 건강해야만 하고, 또한 일해야만 한다.
달리기는 그런 내게 건강을 지켜주는 수호신이고
그럼으로써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 내게 있어서 마라톤에서의 기록은 무의미하기 까지 하다.

이제,
태극 페인팅한 양 팔을 가슴에 안고,
'대한민국' 태극기를 양 빰에 아로새긴 모습으로
편안히 잠이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내게 필요할 때 체력과 힘을 주는 달리기에
난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오늘 딸아이와 4강을 기원하며 힘차게 응원을 준비하는
달리는 의사들/8000m 김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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