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마라톤대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06-01 07:52 조회379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외환위기 발생이후 바닥을 기던 주가가 회복하여 재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98년 10월경으로 기억된다.
이듬해인 99년에는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때마침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중 하나인 S전자는 사상 최대폭의 흑자를 기록하여 주가상승전망에 무게를 더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외국인투자자들은 S전자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마침 기회가 있어 그들에게 물어 봤다.
"실적도 좋아졌는데 왜 파는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격언에 충실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중인가?"
"Oh! No!, 아니다. 이익이 아무리 많이 나면 뭐 하는가? 그것이 주주에게로 환원되지 않고 2세에게 교묘하게 상속되거나 계열사에게 편법지원형태로 사라지는 것을... 한마디로 실망매(失望賣)라고 보면 된다"
약간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IMF 경제체제를 거치면서 우리 기업들에 던져진 화두는 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개선, 경영의 투명성확보, 주주중시경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지극히 근본적이고도 당연한 주제들인데도 한동안 우리에게 낯설게 비춰지고 아직도 명실공히 이 화두에 썩 자신 있어 하는 기업이 드문 것은 웬일일까?
우리가 몸을 담아 살아가고 있고 가치판단의 기준, 사고와 행동의 규범 등을 준거(準據)하는 자본주의체제는 17세기 초 유럽에서 기원(起源)한 주식회사제도에서 비롯된다.
회사가 설립되면 주주는 자기가 낸 돈(지분)의 범위내에서 (유한)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면서 경영은 주주들이 직접 혹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주주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하던 그런 형태로 시작되었다.
회사는 영업활동을 통해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고, 이 이익은 배당이라는 형태로 주주들에게 지분율에 따라 환원되기도 하고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서 기업의 미래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한 재원(財源), 즉 사내유보금으로 적립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우선 당장은 배당을 못 받거나 좀 덜 받더라도 기업의 가치, 즉 파이를 더 키워서 나중에 더 많은 배당을 받자는 의도다.이것이 주식회사 경영의 요체(要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주주를 위해 "수임사상(受任思想)에 기초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善管注意)" 의무를 다하는 한편, 주주이익 또는 만족의 극대화를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여 노력할 책임을 진다.
기업의 가치는 어디서부터 비롯되는가?
여러 가지 이론이나 학설이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은 고객, 넓은 의미로는 기업의 이해관계자(전문용어로 대경관계(對境關係)라 한다)와의 신뢰에서 창출된다고 할 수 있다.
주주, 소비자, 종업원은 물론 지역사회, 정부, 환경단체, 언론, 등등 정보화시대에 기업의 대경관계는 급속도로 확대되어 가고 있고 이 대경관계관리는 경영자의 덕목(德目)을 넘어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이 경영의 투명성확보이다. 즉 경영정보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여 기업의 고객, 또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 가면서 기업의 가치는 창출되는 것이다.
급속히 확산되는 마라톤 붐을 타고 우후죽순격으로 전국각지에서 마라톤대회가 주말마다 개최되고 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올 한해 개최되는 크고 작은 대회가 250여개를 웃돈다고 하니 가히 마라톤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회가 많다 보니 준비단계부터 부실한 엉터리대회, 질이 떨어지는 저질대회 등이 속출하여 많은 동호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급기야는 대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대회 연기를 알리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논리전개상 약간의 무리가 따르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생각컨데,
대회주최자가 경영자라면 대회참가자는 주주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앞에서 지루할 정도로 이야기했지만 기업의 경영자에게 주주중시경영이 시대의 대세(大勢)요, 피할 수 없는 책무이듯이 대회주최자는 그 대회를 입안하고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주자중심의 대회로 이끌어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물론 마라톤 대회개최가 신문사의 경우 부대사업(Business)의 하나로 운영되는 이상 흑자대회로 만들어 이익을 추구하려는 당위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그것은 참가자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를 다하고 난 뒤의 일이다.
출발 전 마라톤과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정치인들의 지루한 연설, 저질 사회자시비, 물품보관소나 급수대의 방만한 운영 등, 대회 참가자들의 불평과 원성의 표적이 되는 갖가지 사건들도 결국에는 "주자중시대회운영"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지극히 당연한 원칙을 망각한 데서 일어난 소치(騷致)가 아닐까?
대회전부터라도 대회 준비 및 진행 상황 등을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비단 대회 참가자뿐만 아니라 대회와 대경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서울 도심을 통과하는 대회의 경우 해당지역 주민들이 잦은 대회개최로 인한 불편을 인내하다 못해 "마라톤대회개최중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현실에서 무엇보다도 대회주최자(대회경영자)가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다.
요즈음에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결산공고를 하고 있지만 오래 전 한 사립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결산기에 학교 경영상태를 기업이 결산보고서를 신문에 공고하듯 하여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마라톤 대회도 대회가 끝난 후 대회 결산과 함께 수입, 지출 명세서를 공개하여 대회참가자는 물론 대경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적자면 적자, 흑자면 흑자, 있는 그대로를 알려 이해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가는 일이 대회가치를 높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흑자대회의 경우 이익금 전부를 인 마이 포킷(In My Pocket)하며 입을 닦아버릴 게 아니라 일정부분은 다음대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립하고 나머지는 불편을 참고 이해와 협조를 아끼지 않은 지역주민을 위해서, 혹은 사회봉사단체에게 환원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은 더 이상 "선행(善行)"이나 생색내기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업의 중요한 의무가 된지 이미 오래다.
주식회사에서 주주들도 책임과 의무가 있듯이 대회참가자들도 스스로 대회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요즈음 확산되고 있는 런티켓, 즉 마라토너로서의 예절을 지키고 질서유지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책임이 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혹은 완주메달이나 기념품을 얻기 위해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오는 고통을 이기고 자기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서 얻는 성취감과 그로인한 환희를 맛보며 때로는 번잡한 일상사를 일탈(逸脫)하여 잠시 잃어버렸던 자아(自我)를 찾는 반가움도 얻기 위해서는 달리는 일 그 자체에 몰입하여야 하는데, 산만하고 어수선한 대회분위기에서는 이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조성에 동참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까짓,기념 티셔츠 한 장 안 받으면 어떻고, 완주메달이 없으면 어떠랴! 급수대에 이온음료가 없는 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주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 주자중심의 대회운영은 주자들에게 보람과 감동을 넘어 사랑이란 두둑한 배당을 안길 것이다.
주주없는 주식회사가 존재할 수 없듯이 달리는 이 없는 마라톤대회가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가치 있는 대회의 전통은 주최자가 주자중시운영을 하고 참가자들을 비롯한 여러 대경관계자들이 마음으로부터 이해하고 협조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쌓아나가는 것이다.
[蛇足]
(수입) 참가비 두당 4만냥!
1만 5천명 참가하면 억! 육억냥이네
(지출)음료수, 티셔츠, 기념메달, 간식 등등 협찬사에서 제공, 반대급부로 광고해 주잖여!
우리가 누구여, 메이저 신문 아닌감!
필요인력은 자원봉사자로 충원, 요즘학생들 자원봉사점수도 따야 된다며?
(수익)마디마디 남는구먼, 1년에 한 서너 개 개최해 봐? 주5일 근무제도 하고 시합 못나가서 환장한 사람들 많은 디...
요런 싸가지 없는 계산을 하며 세밀한 계획 없이 주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 없이 마구잡이로 대회를 열어 참가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대회개최자가 없기를 바라며...
모닝스타 정병선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