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그 월척을 낚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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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2-05-11 17:59 조회59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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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검푸 분당하프마라톤 참가기 -2
곧이어 5km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더운 날씨에 욕심만 앞세우고 달려 온 자신을 탓하는 것처럼 다가왔다.(20:40)
2. 다음 대회에선 기어코 월척을 낚고 말리라!
첫 번째 반환점을 돌아 편한 마음으로 앞선 러너들을 따라 달리자
길 건너편에서 반환점을 향해 달려오는 마라톤 행렬은
탄천변에 거대하게 이어지는 고풀이처럼 형형색색으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주로를 따라 펼쳐지는 달림이들의 한바탕 축제였기에
화려한 봄날만큼이나 탄천변을 생기 있는 아름다움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이들 무리 속에 흠뻑 취해있는 것 같은 땅꼬박사님(집사람)이 흥분된 목소리로
"송파세상 파이팅!"을 외쳐왔다.
손을 흔들어 주고 달려가자, 이번에는 다시 서울마라톤 사대졸병 윤현수님이
"송파! 송파!"하면서 내게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 스치는 것은 아무리 고문관으로 전락했어도 그렇지
그 옛날 관록은 어디 두고 이제 땅꼬박사님의 상대도 안 된단 말이냐?
함께 어울려 달리는 러너들 사이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보니
1km 마다 세워진 거리 표지판들이 반갑게만 느껴졌다.
이것은 각 5km 마다 설치된 대형시계와 함께
주최측에서 러너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서비스로 보였다.
어떤 대회에 나가 보면,
거리 표시가 정확하지 않아, 뛰면서 자신의 속도에 대해 긴가민가할 때가 있었다.
그것은 달리면서 느낌으로 대충의 거리를 짐작할 수 있다지만,
그것이 대회 주최측에서 공식적으로 세워 둔 거리 표시보다 더 확실할 수 있겠는가?
앞서 달려갔던 강홍기님이 더 이상 속도를 내지 않아서 인지
전방 약 20m 정도 거리를 일정하게 두고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러닝복을 입은 주자들이 몇 명 더 있었기에
곧 뒤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따금 혼동스러워 보였다.
그렇지만 얼마 전부터 저 앞에서
노란 러닝셔츠에 빨간 팬츠를 입고 있는 런너스 클럽의 풍운아 구자춘님이
내 시야권을 아른거리게 했다.
두 번째 급수대가 있는 10km 지점에 다가가자
대회 진행요원이 내게 49등이라며 소리를 쳐주었다.(21:21 = 42:01)
물 컵을 받아 목을 축인 후,
지금까지 달려왔던 것보다 더 신명나게 달려서 등위를 조금 더 앞당겨 보고 싶었지만,
욕심만 앞설 뿐, 내리쬐는 햇볕에 더디어진 발놀림이 지루함만 몰고 오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무더운 날씨에 지쳐 보이는 구자춘님의 모습이
계속 내 눈에 욕심을 불어넣고 있었기에, 그를 목표로 해서 달려간다면,
다시 페이스에 어느 정도 리듬을 되찾을 것처럼 보였다.
이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다리 위에서 달려오는 러너들을 촬영하고 있던 탄천검푸 마라톤 강자 강호님이
빙긋이 웃으면서 "송파세상 김현우 파이팅!"을 외쳐왔다.
하지만 속으로 나는 파이팅도 좋지만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달리는 내 모습, 잘 찍었냐?"라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달려 갈수록 더위 때문인지 목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었다.
다른 러너들도 같은 처지였는지 거의 같은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런너스클럽의 조진만님을 비롯한 몇몇 주자들은
팔팔한 발놀림으로 날 앞질러 가면서 내게 인사를 보내왔다.
하지만 그들도 일정 거리만 추월해갔을 뿐,
앞쪽으로 계속 치고 나가는 러너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어우러진 행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마지막 반환점으로 탄천을 건너자, 붉은 아스콘이 눈에 산뜻하게 들어왔다.
탄천검푸 강종수님이 반갑게 인사해오는 응원에 따라 달려가자
길 가운데서 달려오는 러너들에게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아이미디어 카메라맨이 보였다.
의식적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지나치자
15km 지점을 알리는 표시판이 탄천의 푸른 숲처럼 다가왔다.(22:44 = 1:04:46)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매번 느껴지는 것은
도심을 끼고 있는 우리나라 강변에는 시멘트로 잘 치장된 건물들만이
우후죽순처럼 솟아 있을 뿐, 나무들의 생태 그늘이 무시되고 있어서,
무더운 날, 강변에 나가봐야 편하게 쉴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작 다리 밑에 돗자리나 깔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에 인위적인 개발로 인하여 자연 생태계가 무시된 탄천변을 따라 달리는 것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것 같았다.
반복되는 다리와 콘크리트로 준설된 하천은 자연의 생명력보다
관리와 편리성만 강조하여 자연스런 미관(美觀)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건너편에서 나에게 소리치는 땅꼬박사님의 모습이 또 보였다.
더운 날씨임에도 여전히 달릴만한지 생기 있는 목소리가 좋게만 들려왔다.
자원봉사요원들이 주로에 서서 건네주는 오랜지를 사양하고 달려가자
또다시 날 부르는 윤현수님의 목소리가 탄천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비록 지금은 고문관으로 전락했어도 마라톤에 대한 열기가 아직 살아 있기에
머지 않아 서울마라톤 사대천왕으로 다시 복귀할 것으로 믿고 싶었다.
목표로 해서 달렸던 거리의 풍운아 구자춘님이 15km 이후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를 폭표점으로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골인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스치고 있었다.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 저 앞에는 마지막 급수대와 함께
20km 지점을 알리는 푯말이 서 있었다.(22:53 =1:27:39)
물 한 컵을 받아 마시고 분당천 쪽으로 꺾어 들자, 1km가 남았다는 표시판이 보였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달려왔기에
기록에 관계없이 전체적인 페이스에 만족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1km라도 최선을 다해서 달리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데
어떤 러너가 주로(走路) 가장자리를 따라 지친 모습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뜻밖에도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강홍기님 이었다.
순간, 뜻하지도 않은 월척을 막판에 거져 잡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이스 초반에 그를 따라 뛰다 어느 시점에서 추월하여
드디어 사대천왕 자리에 등극했노라고 선포하고 싶었지만,
가뿐한 그의 발놀림 앞에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인가?
갑자기 횡재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회심의 미소처럼 걸려든 그를 놀려주면서 추월하기 위해
바로 뒤까지 다가가서 갑자기
"옳다 됐다! 이참에 사대천왕 자리를 빼앗아야겠다!"
라고 소리치자, 깜짝 놀란 그는
"오잉! 그러면 안 되지!"하면서 비호처럼 갑자기 속도를 내서 달려가 버렸다.
덩달아 나도 스피드를 올려 뒤집기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순간, 다 잡은 월척을 놓친 기분이 들었기에
아무 말도 안하고 속도를 올려 그를 앞질렀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으로 몰려왔다.
골인점이 가까워질수록 놓쳐버린 그 월척은 점점 더 커 보이기만 했다.
그렇기에 피니쉬라인을 지나치면서
다음 대회에선 기어코 그 월척을 낚고 말리라고 다짐을 했다.(1:32:29)
송파세상 김현우
곧이어 5km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더운 날씨에 욕심만 앞세우고 달려 온 자신을 탓하는 것처럼 다가왔다.(20:40)
2. 다음 대회에선 기어코 월척을 낚고 말리라!
첫 번째 반환점을 돌아 편한 마음으로 앞선 러너들을 따라 달리자
길 건너편에서 반환점을 향해 달려오는 마라톤 행렬은
탄천변에 거대하게 이어지는 고풀이처럼 형형색색으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주로를 따라 펼쳐지는 달림이들의 한바탕 축제였기에
화려한 봄날만큼이나 탄천변을 생기 있는 아름다움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이들 무리 속에 흠뻑 취해있는 것 같은 땅꼬박사님(집사람)이 흥분된 목소리로
"송파세상 파이팅!"을 외쳐왔다.
손을 흔들어 주고 달려가자, 이번에는 다시 서울마라톤 사대졸병 윤현수님이
"송파! 송파!"하면서 내게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 스치는 것은 아무리 고문관으로 전락했어도 그렇지
그 옛날 관록은 어디 두고 이제 땅꼬박사님의 상대도 안 된단 말이냐?
함께 어울려 달리는 러너들 사이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보니
1km 마다 세워진 거리 표지판들이 반갑게만 느껴졌다.
이것은 각 5km 마다 설치된 대형시계와 함께
주최측에서 러너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서비스로 보였다.
어떤 대회에 나가 보면,
거리 표시가 정확하지 않아, 뛰면서 자신의 속도에 대해 긴가민가할 때가 있었다.
그것은 달리면서 느낌으로 대충의 거리를 짐작할 수 있다지만,
그것이 대회 주최측에서 공식적으로 세워 둔 거리 표시보다 더 확실할 수 있겠는가?
앞서 달려갔던 강홍기님이 더 이상 속도를 내지 않아서 인지
전방 약 20m 정도 거리를 일정하게 두고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러닝복을 입은 주자들이 몇 명 더 있었기에
곧 뒤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따금 혼동스러워 보였다.
그렇지만 얼마 전부터 저 앞에서
노란 러닝셔츠에 빨간 팬츠를 입고 있는 런너스 클럽의 풍운아 구자춘님이
내 시야권을 아른거리게 했다.
두 번째 급수대가 있는 10km 지점에 다가가자
대회 진행요원이 내게 49등이라며 소리를 쳐주었다.(21:21 = 42:01)
물 컵을 받아 목을 축인 후,
지금까지 달려왔던 것보다 더 신명나게 달려서 등위를 조금 더 앞당겨 보고 싶었지만,
욕심만 앞설 뿐, 내리쬐는 햇볕에 더디어진 발놀림이 지루함만 몰고 오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무더운 날씨에 지쳐 보이는 구자춘님의 모습이
계속 내 눈에 욕심을 불어넣고 있었기에, 그를 목표로 해서 달려간다면,
다시 페이스에 어느 정도 리듬을 되찾을 것처럼 보였다.
이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다리 위에서 달려오는 러너들을 촬영하고 있던 탄천검푸 마라톤 강자 강호님이
빙긋이 웃으면서 "송파세상 김현우 파이팅!"을 외쳐왔다.
하지만 속으로 나는 파이팅도 좋지만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달리는 내 모습, 잘 찍었냐?"라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달려 갈수록 더위 때문인지 목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었다.
다른 러너들도 같은 처지였는지 거의 같은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런너스클럽의 조진만님을 비롯한 몇몇 주자들은
팔팔한 발놀림으로 날 앞질러 가면서 내게 인사를 보내왔다.
하지만 그들도 일정 거리만 추월해갔을 뿐,
앞쪽으로 계속 치고 나가는 러너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어우러진 행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마지막 반환점으로 탄천을 건너자, 붉은 아스콘이 눈에 산뜻하게 들어왔다.
탄천검푸 강종수님이 반갑게 인사해오는 응원에 따라 달려가자
길 가운데서 달려오는 러너들에게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아이미디어 카메라맨이 보였다.
의식적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지나치자
15km 지점을 알리는 표시판이 탄천의 푸른 숲처럼 다가왔다.(22:44 = 1:04:46)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매번 느껴지는 것은
도심을 끼고 있는 우리나라 강변에는 시멘트로 잘 치장된 건물들만이
우후죽순처럼 솟아 있을 뿐, 나무들의 생태 그늘이 무시되고 있어서,
무더운 날, 강변에 나가봐야 편하게 쉴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작 다리 밑에 돗자리나 깔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에 인위적인 개발로 인하여 자연 생태계가 무시된 탄천변을 따라 달리는 것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것 같았다.
반복되는 다리와 콘크리트로 준설된 하천은 자연의 생명력보다
관리와 편리성만 강조하여 자연스런 미관(美觀)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건너편에서 나에게 소리치는 땅꼬박사님의 모습이 또 보였다.
더운 날씨임에도 여전히 달릴만한지 생기 있는 목소리가 좋게만 들려왔다.
자원봉사요원들이 주로에 서서 건네주는 오랜지를 사양하고 달려가자
또다시 날 부르는 윤현수님의 목소리가 탄천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비록 지금은 고문관으로 전락했어도 마라톤에 대한 열기가 아직 살아 있기에
머지 않아 서울마라톤 사대천왕으로 다시 복귀할 것으로 믿고 싶었다.
목표로 해서 달렸던 거리의 풍운아 구자춘님이 15km 이후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를 폭표점으로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골인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스치고 있었다.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 저 앞에는 마지막 급수대와 함께
20km 지점을 알리는 푯말이 서 있었다.(22:53 =1:27:39)
물 한 컵을 받아 마시고 분당천 쪽으로 꺾어 들자, 1km가 남았다는 표시판이 보였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달려왔기에
기록에 관계없이 전체적인 페이스에 만족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1km라도 최선을 다해서 달리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데
어떤 러너가 주로(走路) 가장자리를 따라 지친 모습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뜻밖에도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강홍기님 이었다.
순간, 뜻하지도 않은 월척을 막판에 거져 잡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이스 초반에 그를 따라 뛰다 어느 시점에서 추월하여
드디어 사대천왕 자리에 등극했노라고 선포하고 싶었지만,
가뿐한 그의 발놀림 앞에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인가?
갑자기 횡재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회심의 미소처럼 걸려든 그를 놀려주면서 추월하기 위해
바로 뒤까지 다가가서 갑자기
"옳다 됐다! 이참에 사대천왕 자리를 빼앗아야겠다!"
라고 소리치자, 깜짝 놀란 그는
"오잉! 그러면 안 되지!"하면서 비호처럼 갑자기 속도를 내서 달려가 버렸다.
덩달아 나도 스피드를 올려 뒤집기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순간, 다 잡은 월척을 놓친 기분이 들었기에
아무 말도 안하고 속도를 올려 그를 앞질렀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으로 몰려왔다.
골인점이 가까워질수록 놓쳐버린 그 월척은 점점 더 커 보이기만 했다.
그렇기에 피니쉬라인을 지나치면서
다음 대회에선 기어코 그 월척을 낚고 말리라고 다짐을 했다.(1:32:29)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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