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의 반달' 과 '이정표 위에 시계를 달았으면...' 하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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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광호 작성일02-02-03 19:43 조회5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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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6시.
한 숨을 더 청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다시 뜨니 6시55분.
전날 가방을 꾸려둔 탓에 7시 3분에 시동과 함께 산본을 출발.
과속을 했지만, 반달에 무사히 도착하니 막 떠나고들 계신다.
뒤따라 가야지...열심히.
최동선 선배님께서 부상당하신 몸으로 어렵게 달리신다.
마음이 아프다.
김재남 선배님을 만났다.
표정이 밝아보여 나까지 유쾌해진다.
좋은 분들이다.
송장군은 보이질 않는다.
송장군은 초반 스피드가 엄청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걱정이 되지 않는다.
아는체 할 분도 아는체 해주시는 분도 한, 두분씩 늘어간다.
즐겁다.
오늘따라 힘은 들지않는데 반환점은 멀다.
왠 조화속일까?
반환지점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돌아오는 송장군을 만났다.
각오가 새로워진다.
송장군이 지난 주 월례대회에서 중도포기한 사실이 떠오르며, 곧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물 한 컵 마시고, 쉼도 없이 내달렸다.
정말 육체적인 고통은 거짓말 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성수대교 근방에서 문득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거리표시 이정표에 시계를 하나씩 덧달면 어떨까...
여의도에서 광진교까지는 팻말이 20개 정도 될테니 시계도 20개면 된다.
아마도 비싸지 않을 것이다.
좋은 것은 누가 떼어갈 염려가 있으니 허름한게 좋다.
가장 명료하게, 현재시각만 보여주는 아주 단순한 기능만 가진 시계.
물론 스폰서의 홍보가 들어간다.
< [현재시각 12:25] [대한민국 영양 보충제...파시코 기증] >
뭐, 이런 식이 되겠다.
내 경우인지 모르지만, 시계를 차고 뛰기는 싫고, 1km 마다 랩타임을 측정은 하고 싶고...
아마 누가 시계를 설치하면 그 사람이 엄청 고마울 거다.
(이사장이 추진하면 나도 팻말 한, 두개 값은 부담할 수 있다.)
열심히 달렸지만 끝내 송장군을 잡지 못했다.
부끄러웠다.
1시간 59분에 들어왔다.
이유를 모르겠다.
육체는 전혀 피곤하지 않았는데 스피드가 그리 느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송장군은 49분에 들어왔다 한다.
도중에 잘생기고 다리긴 건축사 신동희씨에게 잡혀 호되게 강훈을 받으며 끌려왔다 한다.
그러면 그렇지.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는 설웁다.
나는 누가 있어 저리 끌어줄까.
맛나게 떡과 귤과 녹차를 마시고, 회사 일이 있어 먼저 인사를 고했다.
항상 헤어짐이 아쉽지만, 이 아쉬움이 다음의 만남을 더 즐겁게 해준다.
국립묘지 앞에서 차를 돌려 강변을 달린다.
저 국립묘지는 옛날, 고등학생들의 데이트 장소로 활용되곤 했다.
씨익, 웃음이 나왔다.
강변을 이제는 신나게 드라이브를 한다.
쎄븐 데포딜이 원곡으로 나온다.
진행자가 '지독히 가난한 남자의 진실한 사랑고백'이 가사내용이라고 소개한다.
가난...
이번에는 쓴 웃음이 나온다.
삼성동의 회사 인근에서 설렁탕 한 그릇을 해치운다.
마침 테니스를 하고 식사를 하던 동료 둘을 만났다.
막무가내로 그들이 계산을 함께 한다.
하하, 재수다.
그들이 가고 나서 웃었다.
이집 이남정은 여사장이 꽤 유명하다.
조순 서울시장이나 뭐, 유명한 사람들과 악수하거나 수상을 하며 찍은 액자를 주욱...걸어놓았다.
재산관리 모델로 금난새, 선동렬과 같은 반열에 선다.
탕이 보통은 6,000원, 특은 9,000원이다.
부풀리는 메뉴가 눈에 거슬린다.
특은 무슨 특, 그냥 곱배기...하면 얼마나 정겹고 좋은가.
뭐든 대, 특, 초, 울트라, 슈퍼...한강변의 다리는 다 대교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게 바다위에 건설한 수십km 짜리 체사피크다리에도 grand 자 없더라만.
준공된지 100년도 지난(맞죠?) 죠지워싱턴브리지도 수식어는 하나도 없더만.
(세상에 그런 훌륭한 다리를 100년전에 지었다니!)
이렇게 오늘도 매우 유쾌한 하루를 시작했다.
다만,
등산을 함께 했으면...하는 아내의 바램을 못들어주어 안타까운 마음은 걸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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