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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마라톤과 음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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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0-12-11 11:28 조회8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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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내 사고방식은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마라톤과 연관해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디를 가다가 경치가 좋으면, 야! 이곳에서 달리기하면 기록이 참 좋게 나오겠다.
또한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해도 마라톤에 대비한 훈련만 하게 된다.
게다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마라톤을 화제로 돌려버리기 일쑤이다.

어제(12/09일)는 매일 새벽 함께 수영하는 털보 지휘자님의 배려로
"송년음악회-평화의 등불을 밝히며"를 청관(聽觀)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찾게 되었다.
음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평소에 음악듣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마음에 드는 음악회가 있으면 저절로 관심을 갖곤 했는데
털보 형님과 친해진 후부턴 그분이 주는 티켓만 신경 쓰고 찾아다니게 되었다.

첫곡으로
[윌리암텔 서곡]이 그분의 지휘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되었다.

작곡가 라르고 롯시니(1792-1868)의 [윌리암텔 서곡]은
4개 부분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되어 있는 곡이다.

제1부(안단테)는
오스트리아 압정하(壓政下)의 스위스에 여명(黎明)이 찾아오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첼로 독주가 조용하게 서사적으로 연주되어 화성적(和聲的)인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것은 해가 막 떠오르는 스위스 산간의 온화하고 신비스런 분위기를
새들의 울음소리와 청징(淸澄)한 이슬방울이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제2부(알레그로)는
애국심으로 불타는 민중의 동요와 독립을 향한 지사(志士)들의 싸움을
바람소리, 검은 구름 그리고 뇌성(雷聲)을 동반한 거센 폭풍우의 내습으로 묘사하다가
폭풍우가 잦아들며 멀어지는 것을 팀파니로 먼 우룃소리를 상징케 하고 있었다.
이어 바람이 자고 낭랑한 새소리가 들려 왔다.

제3부(안단테)는
폭풍이 지난 후의 평화스런 목가(牧歌)는 스위스에 다시 찾아온 평온을 그리고 있었다.
여기서 잉글리쉬 혼의 연주는 들판의 정경을 말하고 있는데,
그 느릿한 선율은 마치 폭풍이 지난 후, 초원의 풀밭에 목동의 피리소리를 떠오르게 했다.

제4부(알레그로 비바체)는
오스트리아 압제(壓制)에서 벗어나 평화와 자유를 찾은 종지곡(終止曲)으로
승리의 기상을 높이 쳐들고 스위스 기마병(騎馬兵)들이 말을 타고 행진해오고 있었다.
트럼펫 소리에 맞추어 행진하는 군인들의 모습과
기쁨에 찬 군중들의 흥분된 광경을 여실히 그려주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장중하고 쾌활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 곡을 감상하면서 자꾸 마라톤과 연관시켜 생각했었다.

몇 개의 독주 첼로가 조용하게 서사적으로 연주되는 것을 보고
마라톤에서 출발하기전 혼자 워밍업 하는 것으로 간주했었다.
나는 운동장에서 천천히 스트레칭하면서 완주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람소리, 검은 구름, 뇌성을 치며 내리는 폭풍우가 내습(來襲)하는 것을
출발선상에 모여있는 긴장된 런너들이 출발총성이 울리기를 기다리다
"콰쾅"소리와 함께 주로(走路)로 뛰쳐나가는 것으로 그려졌다.
이어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주자(走者)들의 편해진 숨소리로 생각되었다.
나는 가슴을 조아리며 출발라인에 서 있는데 대포소리가 들려왔다.
주자들과 엉켜서 한참동안을 헐떡거리며 달려나가자
점차 숨이 골라지면서 편해지기 시작했다.

잉글리쉬 혼의 느릿한 선율은
30km지점의 마라톤 벽에 부딪쳐 더이상 속도를 낼 수 없을 때로 여겨졌다.
내가 경험한 풀코스 2번에서 30km지점은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지점 이였다.
전반부처럼 속도를 내서 달려보고 싶은데, 다리는 시간을 헤매고 있었다.

승리의 기상을 높이 들고 장중하면서 쾌활하게 행진하는 군인들과 환희에 찬 군중들은
골인지점을 향해서 달려가는 주자와 그를 기다리는 관중들 이였다.
나는 지친 다리를 이끌고 골인점을 향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려가고 있었다.
결승점만 통과하면, 완주했다는 기쁨이 몰려와 환희에 찬 자유를 누리게 된다.

음악회가 끝나고 뒷풀이를 하는 술자리에서 털보형님에게 관청평(觀聽評)을 이렇게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음악을 잘 분석해서 듣긴 들었는데, 너 마라톤에 중독 되어도 단단히 중독 되었구나!"
"형님도 달리기를 시작해서 마라톤 풀코스를 한번 완주하고 나서
마라톤에 대한 명곡(名曲) 하나 작곡하십시오."
"알겠어! 알겠어!"

마라톤에 관심을 기울리면서 마라톤과 관련된 음악을 생각 보았으나
프랭크쉬나트라가 부른 영화 주제곡 [My way]외에는 내게 당장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작곡가들이 마라톤의 격정적인 묘미를 몰라서 일까?
아니면 관련 음반이 많이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까?
마라톤이 내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이제 모든 것을 마라톤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내게
마라톤에 대한 좋은 음악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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