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월례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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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영 작성일00-11-28 13:59 조회1,1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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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가 넘어 눈을 떴다. 거실로 나와 베란다를 통해 밖을 보니 하늘이 흐렸지만 비가 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상의로는 속내의, 긴팔 티셔츠와 긴팔 트레이닝복을, 하의로는 팬티와 긴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오늘 뛰어야 할 거리를 생각해서 발가락 양말을 신었다. 달리다 보면 땀이 얼굴로 흘러 내리는 데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마에 두를 머리띠도 점검을 했고 손의 온도 유지를 위해 흰색 장갑도 준비했다. 흔히들 풀코스 마라톤 출발 서너 시간 전에 식사를 끝내야 한다고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춘천 대회 때도 출발 1시간 전 까지 먹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어제 사 놓은 찹쌀떡을 네 조각 먹은 후 8시 20분경 집을 나섰다.
약간은 당황스럽게도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 달리기를 그만 둘 까 하다가 곧 멈추겠지 하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안양을 벗어나 여의도로 갈수록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진다. 지난 여름 빗속의 달리기를 생각했다. 오늘도 아무래도 오늘은 빗속의 달리기인가 보다 체념하며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데도 백오리 먼 길을 달리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들어 보면;
첫째, 달리기 전에는 목감기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었는 데, 지난 5월 이후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규칙적인 달리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이번의 감기 기운은 쉽게 물러 나지 않았다. 오늘의 달리기로 그 감기를 물리치고 싶었다.
둘째, 보다 더 큰 이유는 두 달여 되었지만 지난 9월 월례대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사로운 가을날 한강변의 풀코스 첫경험을 어찌 쉬이 잊으리요. 그리고 바로 그 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백오리 길을 달려야지 결심했었기 때문이다. 열리지도 않은 <월례대회> 명칭을 사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월례대회의 출발선에 섰다. 비가 와서 인지 달리기 하기에 늦은 시각이어서 인지 달리는 사람이 한 분 밖에 보이질 않는다. <성북구육상연합회>의 글자가 새겨진 차량 옆에 평복 차림의 세 분이 계신다. 준비해온 흰장갑을 끼고 머리에는 띠를 두르고 손목시계를 조정하고 9시 10분 경 천천히 출발했다. 9월 24일의 월례대회(4시간 33분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3시간 55분대)에 이은 세 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다. 앞서 가는 분과의 거리는 차츰 벌어진다. 공용주차장 부근을 달리는 데 세 분이 반대 방향에서 달려 오신다. 손을 들어 가벼운 인사를 했다. 그 중의 한 분은 50대 후반으로 보인다. 어디까지 달려 갔다 오실까 부지런하시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An early bird catches the worm.
평상시와 달리 걸음이 가뿐하지 않았다. 동작대교 밑을 지날 때 시계를 보았다. 28분대였다. 왜 그럴까? 춘천대회 이후로 주간거리를 늘린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게 아닐까? 춘천대회 전의 평균주간거리는 25K에서 35K였는 데, 요즘의 그것은 35K에서 45K로 늘어났다. 이번 주만 해도 월요일 8K, 목요일 20K, 금요일 5K 등 평일 합계가 30K가 넘었다. 휴식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 반달모임의 출발지에 도착했다. 매점에서 스포츠음료 한 병과 초코파이 2개를 사서 음료수는 바로 먹고 초코파이는 호주머니에 넣었다.
서울마라톤클럽의 현수막은 비가 오는 데도 여전히 제자리에 걸려 있고 결승점 부근에는 오십리 길을 달려온 사람들이 보인다. 아는 분들이 있나 보았지만 아쉽게도 한 분도 보이지 않았다. 반포대교를 지날 즈음 왼발을 절룩거리면서 달려 오시는 윤현수님을 만났다. 빗발은 더욱 강해지고 하의는 비에 흠뻑 젖고. 반포대교를 지나며 나의 사랑인 반달모임과 서울마라톤클럽을 생각했다. 반달모임을 주도하시는 분들이 일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데다가, 반달모임을 개최한다는 공지도 없었기에 오늘은 당연히 반달모임이 열리지 않는 걸로 판단했는 데 ...... . 요즘 들어와서 반달모임의 개최여부 공지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개최 여부를 확실히 공지하는 <일산호수모임>이나 <토달모임>이 떠올랐다.
동호대교 밑을 56분대에, 잠실 토끼굴 부근을 1시간 24분대에 통과했다. 잠실대교를 지나 잠실철교 못 미쳐 뒤에 오던 교통순찰차가 내 옆으로 다가오고, 그 안의 교통경찰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어디까지 가느냐? 달리는 폼이 안정돼어 있네요. 괜히 기분이 좋았다. 반환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여의도를 출발한 지 1시간 56분여가 지났다. 반환점을 지나 한참을 달려 가니 매점이 보였다. 음료수와 초코파이를 먹었다.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이룬 negative splits(분당검푸의 어느 분은 이 용어를 전완후속으로 번역했다)를 오늘도 해 내야지 하며 속도를 약간 올렸다. 그렇지만 청담대교를 지나니 힘이 빠진다. 이후 부터는 오히려 속도가 느려졌다. 동호대교 밑을 3시간 2분대에 통과했고, 반달모임 집결지에 3시간 25분 경에 도착했다. 또 매점에 들려 음료수와 빵을 먹느라 6분 정도 지체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여의도 결승점에는 4시간 8분대에 도착했다. 결승점을 지나며 살며시 두 손을 들고 하늘을 쳐다 보았다.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는 나를 배반한 젊은 날의 꿈, 오랜 세월을 두고 나를 괴롭힌 꿈을 생각했다. 그래 열심히 살아야지.
약간은 당황스럽게도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 달리기를 그만 둘 까 하다가 곧 멈추겠지 하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안양을 벗어나 여의도로 갈수록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진다. 지난 여름 빗속의 달리기를 생각했다. 오늘도 아무래도 오늘은 빗속의 달리기인가 보다 체념하며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데도 백오리 먼 길을 달리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들어 보면;
첫째, 달리기 전에는 목감기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었는 데, 지난 5월 이후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규칙적인 달리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이번의 감기 기운은 쉽게 물러 나지 않았다. 오늘의 달리기로 그 감기를 물리치고 싶었다.
둘째, 보다 더 큰 이유는 두 달여 되었지만 지난 9월 월례대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사로운 가을날 한강변의 풀코스 첫경험을 어찌 쉬이 잊으리요. 그리고 바로 그 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백오리 길을 달려야지 결심했었기 때문이다. 열리지도 않은 <월례대회> 명칭을 사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월례대회의 출발선에 섰다. 비가 와서 인지 달리기 하기에 늦은 시각이어서 인지 달리는 사람이 한 분 밖에 보이질 않는다. <성북구육상연합회>의 글자가 새겨진 차량 옆에 평복 차림의 세 분이 계신다. 준비해온 흰장갑을 끼고 머리에는 띠를 두르고 손목시계를 조정하고 9시 10분 경 천천히 출발했다. 9월 24일의 월례대회(4시간 33분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3시간 55분대)에 이은 세 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다. 앞서 가는 분과의 거리는 차츰 벌어진다. 공용주차장 부근을 달리는 데 세 분이 반대 방향에서 달려 오신다. 손을 들어 가벼운 인사를 했다. 그 중의 한 분은 50대 후반으로 보인다. 어디까지 달려 갔다 오실까 부지런하시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An early bird catches the worm.
평상시와 달리 걸음이 가뿐하지 않았다. 동작대교 밑을 지날 때 시계를 보았다. 28분대였다. 왜 그럴까? 춘천대회 이후로 주간거리를 늘린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게 아닐까? 춘천대회 전의 평균주간거리는 25K에서 35K였는 데, 요즘의 그것은 35K에서 45K로 늘어났다. 이번 주만 해도 월요일 8K, 목요일 20K, 금요일 5K 등 평일 합계가 30K가 넘었다. 휴식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 반달모임의 출발지에 도착했다. 매점에서 스포츠음료 한 병과 초코파이 2개를 사서 음료수는 바로 먹고 초코파이는 호주머니에 넣었다.
서울마라톤클럽의 현수막은 비가 오는 데도 여전히 제자리에 걸려 있고 결승점 부근에는 오십리 길을 달려온 사람들이 보인다. 아는 분들이 있나 보았지만 아쉽게도 한 분도 보이지 않았다. 반포대교를 지날 즈음 왼발을 절룩거리면서 달려 오시는 윤현수님을 만났다. 빗발은 더욱 강해지고 하의는 비에 흠뻑 젖고. 반포대교를 지나며 나의 사랑인 반달모임과 서울마라톤클럽을 생각했다. 반달모임을 주도하시는 분들이 일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데다가, 반달모임을 개최한다는 공지도 없었기에 오늘은 당연히 반달모임이 열리지 않는 걸로 판단했는 데 ...... . 요즘 들어와서 반달모임의 개최여부 공지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개최 여부를 확실히 공지하는 <일산호수모임>이나 <토달모임>이 떠올랐다.
동호대교 밑을 56분대에, 잠실 토끼굴 부근을 1시간 24분대에 통과했다. 잠실대교를 지나 잠실철교 못 미쳐 뒤에 오던 교통순찰차가 내 옆으로 다가오고, 그 안의 교통경찰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어디까지 가느냐? 달리는 폼이 안정돼어 있네요. 괜히 기분이 좋았다. 반환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여의도를 출발한 지 1시간 56분여가 지났다. 반환점을 지나 한참을 달려 가니 매점이 보였다. 음료수와 초코파이를 먹었다.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이룬 negative splits(분당검푸의 어느 분은 이 용어를 전완후속으로 번역했다)를 오늘도 해 내야지 하며 속도를 약간 올렸다. 그렇지만 청담대교를 지나니 힘이 빠진다. 이후 부터는 오히려 속도가 느려졌다. 동호대교 밑을 3시간 2분대에 통과했고, 반달모임 집결지에 3시간 25분 경에 도착했다. 또 매점에 들려 음료수와 빵을 먹느라 6분 정도 지체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여의도 결승점에는 4시간 8분대에 도착했다. 결승점을 지나며 살며시 두 손을 들고 하늘을 쳐다 보았다.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는 나를 배반한 젊은 날의 꿈, 오랜 세월을 두고 나를 괴롭힌 꿈을 생각했다. 그래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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