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감성, 마라토너의 지성(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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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기 작성일00-10-23 00:25 조회1,2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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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정경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굳이 "춘천의 감성, 마라토너의 지성"이라고 표현해 본다. 그러나 좀 더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전적으로 "강원도민의 지성"이라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일년전 밟아봤던 하프출발점 이전인 것은 확실하고 또 붕어섬 초입을 지난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한번도 뛰어보지를 않았으니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멀리 여러대의 버스들이 줄을 지어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통제 시간 직후 애매한 시간에 중간지점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던 버스들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아니면 통제요원들도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최대한 통과시키기 위해 애썼던 모습이 짐작이 가는 일이기도... 손목시계로 보면 대략 1시간 30분(짐작)이 지난 것 같은데 꽤나 지루한 시간을 기다렸어야 하는 그러한 버스들이다.
달리는 사람이야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 앞설까?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지만 그러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또 가질 수 있는 달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는 마음도 또 하나의 호기심일 수밖에....
솔직히 버스가 기다리는 것,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여러 마라톤대회를 참가하면서 참가비 얼마를 내고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쯤으로 알고 있었고 이를 뛰어 넘은지는 몇해 안된다.
그러나 오늘 정말 즐거운 장면을 목격했고 오죽 감흥스러웠으면 제목 처럼 표현했을까....
이야기는 그 버스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달리던 어느한분이 버스 안을 들여다 보면서 갑자기 손을 높이 들고 외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 미안해요! 우리땜에 늦으시고...."
뒤이어 달리는 사람들의 "미안해요"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달리는 사람 모두는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도 버스안을 향해 손을 들고 외쳤으며 그러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가 한결 같은 마음인 것이다.
처음의 버스는 얼떨결에 지나친 것 같다. 또 지루한 시간 졸다가 "미안해요" 소리에 깨어나는 승객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답례로 멋모르고 손을 흔든다. 그러나 이내 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얼떨결에 손을 흔든다. 급기야는 창문을 열고 내다보면서 미소와 함께 또 다시 힘있게 손을 흔든다.
이제까지 달리면서 도랑가재는 뒤를 돌아본 일이 없다. 그런데 오늘은 뒤를 돌아 봤다. 누가 나를 쫓아오나 해서가 아니다.
뒤이어 계속 이어지는 소리가 멀리까지 들린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게속이어지는 소리가 너무나 큰 소리"미안해요"이다.
그러나 아무리 마라토너들의 지성이 넓다해도 정체된 버스안에서조차 손을 흔들어 주는 춘천의 그 인심, 강원도의 그 후덕함은 뛰어 넘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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