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라톤의 추억 > 만남의광장

본문 바로가기

만남의광장

서울마라톤의 추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성우 작성일07-12-09 15:36 조회1,105회 댓글0건

본문

“평화의 문”
2007년 11월 18일 새벽 평화의 문 주변은 평화스럽지 않은 분위기속에 갑자기 기온이 뚝떨어졌고, 매서운 바람이 텐트 안팍을 휘둘러치기 시작했다. 모두들 약간의 긴장과 상기된 표정속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데, 노인 한 분(박영석명예회장)이 따뜻한 음료수를 쟁반에 들고 바삐 왔다갔다 하시며 격려를 하신다.

2001년 3월 4일, 서울 마라톤
그 날도 오늘처럼, 무척춥고 강한바람에 눈보라까지 쏟아져 주최측에서 대회를 진행하느냐 마느냐에 고비를 겪었었다한다.
당시 10km를 두번 뛰어본 미천한 실력으로 첫 하프코스에 참석했는데, 안내방송이 바람소리와 뒤섞여 웅~웅~거리며 엄청 소란스러웠다.
갑자기 출발총성소리에 당황해서 뭣모르고 뒤따라간곳이 풀코스. 그날 나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했다. 21km 양쪽 바깥 무릎(장경인대)에 통증이 와서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마냥 걸었었다. 지나가던 회수차도 보이지 않고, 주로에 사람도 진행요원도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걸어도 또 걸어도 63빌딩은 왜 그리 멀리 멀리 보이던지.. 다시는 이 짓거리를 하지 말아야지 수없이 다짐하고, 절뚝거리며 골인지점에 도착하니 키가 작고 다부진 노인(당시 박영석 회장)과 건장한 청년 한분이 메달을 들고 서있었다. 가슴에 배번을 보고 청년 왈, “어? 이분은 하프인데요?!” 노인분이 점잖고 무게있는 목소리로, “걸어드려!”

마라톤 기초상식이 없어서 얼음마사지를 했어야 했는데 뜨거운 수건으로 통증이 있는 무릎에 찜질을 해 밤새 열이 올라 끙끙댔었다.

무언가 억울한 것 같아서 가슴속 깊이 아쉬움이 찐해서…
풀코스를 수십번 뛰고 109회 보스턴도 다녀왔다.


“울트라요? 별거 아니에요. 슬슬 먹고 뛰고 걷고 하면 풀코스보다 쉬워요.”
622km 국토 횡단을 완주한 고재수님의 말.
“완주율이 90%에요. 걱정말고 신청하세요.” 서울 울트라 마라톤 3번째 도전자인 홍종성님이 느긋하게 말한다.
자만과 착각에 빠져 회원들과 친구를 부추겼다. 친구 신현창과 회원 최영화님에겐 처음부터 동반주하면 될 것 아니냐.
최운교, 김영국, 신동석님에게는 당신들은 힘이 좋으니 걱정안해도 된다고.
김동식, 안한배, 정경시님들에게는 언제라도 한번 해야 될 것인데 지금 해 치우자는 둥.
특히 반신반의하며 불안해 하는 이조혁, 고점순 부부님에게는 우리 노원 육상 연합회도 울트라 부부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대한민국에 100km울트라 부부가 몇십쌍 안된다는 둥. 효과가 있었다. 뒤를 이어 노.육.연에서 신청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노원육상연합회 강번석 회장님이 서울마라톤 100km를 완주했었다. 84km부터 강번석 회장님과 동반주 해본 느낌이 매우 좋았고, 자신감을 느낀 것이 사실이었다.

100회 마라톤 소속 윤동기님이 동반주하자며 같이 가자고 한다. 40km가까이 6분 페이스로 가니 체력이 딸리기 시작했다. 윤동기님을 먼저가라고 하고, 천천히 페이스를 늦추었다. 50km지점부터 왼쪽 바깥 무릎이 욱씬욱씬하더니 2001년 서울마라톤 당시와 똑같은 증상이다. 60km부터 통증이 심해 도저히 뛸 수가 없어 그냥 걸었다. 64km지점에 따뜻한 전복죽을 비우니 살 것만 같았다.

75km지점에 고재수님이 기다린다 했는데…..
가야지..가야지.. 걷고 또 걸었다.
75km지점에 노원육상연합회 여성회원(남분임, 홍영순, 박영숙님)이 반가이 맞아주며 간식을 입에 넣어주고, 통증이 심한 왼쪽무릎에 테이핑을 해주었다.
“힘내고 완주하세요!” 따뜻한 위로를 뒤로하고 고재수님과 남은 25km를 걷기 시작했다.

80km지점쯤인가.. 진행요원한분이 84km체크아웃이 얼마 안남았다고 한다.갑자기 정신이 멍해졌다. 내 뒤쪽에 김영국, 최영화, 이조혁, 고점순씨부부가 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내가 그들에게
아니 그분들이 제일 연장자를 나를 보고 도전하지 않았겠는가?! 강번석 회장님이 자전거로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회원들을 독려한다. 1km당 10분페이스로 걸어도 제한시간에 들어갈수있다고 안심시킨다. 노원육상에서 18명중 4명이 64km지점에서 도전 포기했다는 너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90km쯤에서 저체온증으로 몸이 으시시떨리고 윗니 아랫니가 자동으로 박자를 맞춘다. 고재수님이 입고 있던 점퍼를 걸쳐주고, 중간중간에 마눌님과 통화를 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열심히 걷고 있다고..!

90km지점에서 이병탁 부회장님이 이제 다왔다고 옆에서 힘을 북돋아준다.
94km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기철 감독님이 조금씩 뛰어보자고 하지만 한발 움찔해보지만 머리까지 찌르는 통증에 또 포기하고 걷는다.
98km지점, 남은 2km가 이렇게 멀 줄이야!!!

드디어 골인지점!!!!!!
사진을 찍으려면 자세를 제대로 잡고, 뛰는 모습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도저히 통증으로 안된다.
강렬한 조명에 우와~하는 함성소리에!! 멍멍한 기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팡이를 짚고 나온 마눌님의 목소리! “으앙!! 누구를 과부 만들려고 그래요!!”
와락! 나를 껴안고 운다.
아~ 기나긴 여정이 끝났구나…
어느분이 마라톤은 혼자하면 노동, 여럿이 하면 운동이라고 했다. 정말이지오늘 내가 100km중 38km를 걸으며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원육상연합회 강번석 회장님과 응원 오신 30여명의 회원들이 뜨거운 격려와 힘이 있었기에 이뤄낼 수 있었다.

또한, 서울 마라톤 관계자와 진행요원께 감사드린다.
다시 한번 이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다음날, 절뚝거리며 최영화님의 병원에 잠시 들렀다. 양간호사가 입에 손을 가리며 웃으며 말한다. “원장님이 걷지도 못하시고 의자에서 진료를 보세요”
어제 75km지점에서 응원 오신 여성회원들에게 최영화님 왈.
“이건 인간이 할 짓이 못돼요. 뒤에 오는 고점순씨 포기하라고 하세요.”라고 했는데,
오늘은 나를 보고
“경험부족이라 간신히 제한 시간내에 들어왔지만 작전만 잘짜면 1시간 반은 단축할 것 같은데, 내년에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가슴속으로부터 뜨거운 무엇이 솟아 오른다.
“그래 맞아!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