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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원봉사를 울트라대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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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형 작성일07-11-23 15:54 조회8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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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전날 기대와 설레임으로 잠을 설쳤던 것과 똑같이 생애 처음으로 참가하는 마라톤 자원봉사 전날도 그랬습니다. 이제 풀코스 5회 완주의 초보달리미인 제게 있어서는 아직도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 따라다니는 마라톤인데, 도대체 100Km를 달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경외감과 그런 분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으로 간다는 기대감 때문에 더욱 더 그랬나봅니다.

새벽 5시, 칠흙 같은 어둠속 한 밤중에 집을 나서자마자 사나운 칼바람이 매섭게 두 뺨을 할퀴고 지나가자 아직도 잠에서 덜 깬 몸은 놀라 잔뜩 움츠러 들기만합니다. 어젯밤 비가 내린 뒤에 아침 기온이 많이 떨어져 매우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에 단단히 무장을 하긴 했지만,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 금방 적응이 되지 않아 괜한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후회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나를 태워가기로 한 담당 주로의 팀장님이 이미 약속한 장소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일 여지도 없이 차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새벽잠을 설쳐 가며 울트라 마라톤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게 된 것은 서울마라톤클럽의 반달모임 참가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년전부터 체중관리를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풀코스 마라톤대회 참가로까지 발전을 하긴 했지만, 체계 없이 나홀로 무작정 달리기만 하다보니 기록향상은 물론, 힘든 고비에서 쉽게 포기를 해버리는 등 서서히 한계에 부닥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 나를 태워가고 있는 장상오 팀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올해 9월부터 반달모임에 참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10월에 열렸었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한 훈련 목적도 있긴 하였지만, 달리는 동안 이끌어 주시는 페메님들이 지적해 주시는 달리기 요령이나 자세 교정을 통하여 실력도 눈에 띄게 늘어가는 것이 즐거워 반달모임 있는 날은 빠지지 않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 두 번, 반달모임 참가횟수를 거듭하면서 달리기에 대한 자신감도 눈덩이처럼 불어 가고 있는 사이에 과거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였을까요? 휴일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가자들의 편의와 안전한 훈련을 위하여 봉사를 해 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의 세상이 제게 보였던 것입니다.

이 분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함께 나오셔서 본부에서 출발전에 간식과 따뜻한 커피는 물론 완주 후에 매번 달라지는 알짜배기 식사를 정성껏 마련해 주시거나, 자신도 달리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면서 주로에서 급수대를 운영해 주시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하여 교통정리를 해주시거나, 또는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안전하고 즐겁게 달리는 요령을 지도해 주시거나 하는 등 요소요소에서 헌신을 하면서도 즐거워 하시는 모습들이 제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게 된 것입니다. 이 분들이 계셨기에 내가 너무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었고, 또 다시 달리는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언젠가는 이분들의 희생에 보답을 해야한다는 의무감과 함께, 남을 위해 나도 한번 봉사활동을 해 봐야겠다는는 도전의식도 생겨 그 기회를 찾게 된 것 입니다.

그러나 선뜻 자원봉사에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막 다시 불붙기 시작한 달리기에 대한 욕망을 접고 봉사활동에 뛰어 들기에는 아직도 저의 마음가짐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그러던 중 이번 대회 개최 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울트라마라톤 도전과 자원봉사 참가를 놓고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야 말로 그동안 반달모임에서 받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기회이며, 또 아직도 내겐 너무 높아만 보이는 울트라대회에 참가하신 분들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끼면서 다음대회에 도전할 결의를 다지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미련없이 자원봉사자로 참가를 신청하게 된 것입니다.

5시 30분, 이미 주자들이 출발한지 30분이 지난 시각 동작대교 부근에서 한강철교 사이인 U-7구간중 제2관문에 배치를 받고 기다리는 사이에 시계와 진행물품을 실은 화물차량이 도착하여 물품을 내려 놓고 다음 장소를 향해 떠나고 나니,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캄캄한 한강변에 나혼자 시계와 함께 덩그니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12시간여를 추위와 싸워야 한다니 앞이 캄캄했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나봅니다. 주변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난방을 가동하고 있어서 추위를 녹이기에는 그만이었습니다. 이 화장실에서는 오늘 하루 몸을 녹이거나, 거센 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밖에서는 휴대용 가스버너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물을 끓이는 등 너무도 고마운 장소가 되었습니다.

볼일도 없는 화장실을 드나들기를 수차례, 7시 넘어서자 어둠이 엷어지기 시작할 무렵 세찬 바람을 가르며 선도 자전거를 앞세운 선두그룹이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칼바람을 뚫고 달리는 주자들에게 힘을 불어 주기 위해 파이팅을 외쳤으나 처음 참가한 자원봉사여서인지 쉽사리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고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한 명, 두 명 지나가는 주자들이 늘어나자 서서히 익숙해지지 시작했고, 주자들과 손을 마주치기도 하는 등 여유도 생기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저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 갔고 그러는 사이에 추위도 잊게되었습니다.

어느덧 후미그룹이 통과하는가 싶더니 벌써 63Km주자들이 반환점을 돌아오기 시작해 가는 주자와 돌아오는 주자가 교차하면서 더욱 바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시간은 흘러 12시 무렵이 되어 100Km선두그룹과 63km주자들도 거의 지나갔는지 잠시 여유가 생겨 볶음밥을 배달시켜 먹은 후 따뜻한 커피도 한잔마시고 해서 다시 힘을 내서 100Km 주자들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이윽고 100Km주자들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엄청난 추위와 장거리 주행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자들은아직도 힘이 넘쳐보였습니다.

그러나 후미주자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지친모습이 역력한 주자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들이 안쓰러워 저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지친 주자들은 저의 파이팅에 반응을 할 힘조차 없었는지 그냥 지나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분들을 보니 작년에 춘천마라톤을 뛰었던 제모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두 번째 풀코스 도전으로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모하게 도전한 결과 5시간 30분이라는 참담한 기록을 세우며 완보했었는데, 나중에는 지칠대로 지쳐서 연도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응원목소리가 고맙기는 했지만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기조차 귀찮아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풀코스도 아닌 100Km울트라 마라톤에 게다가 엄청난 추위와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얼마나 힘이 들지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이유로 충분히 헤아릴 수는 있었습니다.

이제는 주자들과 완전히 동화되어 추위는 물론 시간의 흐름마저 잊어버리고 몰입하여 자봉의 경지(?)에 이를 즈음 서서히 내려오는 어둠과 함께 제2관문 통과 제한시간 11시간 25분인 4시25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제한시간에 컷오프 되지 않으려는 주자들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로 눈물겨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여성참가자가 약 5초를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통과 한 후 정확하게 11시간 25분만에 제2관문을 폐쇄하였으며 최종주자의 기록칩을 회수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5시가 넘어있었습니다. 주로에 방향표시를 모두 제거하고 주변정리를 끝내는 것으로 12시간에 걸친 저의 첫 마라톤 자원봉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비록 추위에 몸은 힘들었지만 이번 자원봉사 활동을 통하여 더불어 사는 따뜻함,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그에 대하여 고마워 할줄 아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고, 특히 도전의식을 북돋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에 큰 보람을 느꼈으며, 명품대회에 영광스런 자원봉사자로 참가기회를 주신 서울마라톤클럽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참가하셨던 달리미 여러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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