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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혹서기 마라톤 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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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승용 작성일07-08-13 00:00 조회6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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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서기 마라톤대회 그 이름만 들으면 섬뜩해진다.

혹서기때는 부대에서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기온에따라 행동기준이 제한되는

무더운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회명도 섬뜩한 대회를 한다는 것은 대회를 잘 모르는 우리 와이프를

포함한 일반인이 듣기엔 분명 미친짓이다.

지난5월, 참가접수 시기를 놓쳐 아쉬움이 커지던차에 마침 푸르메제단에 기부하는 조건

으로 추가인원을 모집하는 기회를 이용해 가까스로 접수를 마쳤다.(횡제했다)

서울 대공원의 언덕을 몇바퀴 뛴다는데...날씨가 무척 더울거라는데...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라는데...

혹서기 대회 경험있는 자들의 경험담을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읽으며 나름대로 공략법

을 생각했다.

결론은 자신의 기록보다 한시간 가량 늦춰잡고 여름소풍 기분으로 풍경을 즐기고 먹거리

를 즐기고 기록에 절대 연연하지 말라는 경험자들의 조언을 생각하며 대회에 임하기로

했다.

금요일

출근길에 집에서 가방을 꾸려나와 퇴근길 장성역으로 향했다.

열차표를 받아쥐고 우리일행 3명은 근처의 중국집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열차에 올

랐다.

이생각 저생각 하던차에 어느새 밤 열시를 넘긴시간 용산역에 도착하여 식사를 제안 하

였더니 다른분들은 생각이 없다고 하시기에 혼자서 역전앞 국밥집에서 든든하게 한그릇

말아먹고 숙소에 들어서니 열두시 가까운시간이 되었다.

자리에 누우니 잠이오질 않는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이리뒤척 저리뒤척을 반복하다 네시반으로 설정한 휴대폰의 알람

을 듣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샤워와 간단하게 빵으로 요기를 하고 사전 약속되었던 마라톤1004클럽의 김00씨의 연락

을 받으며 약속시간을 다시 확인한다.

휴일아침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역전앞은 일부 술취한 노숙자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산

하다.

잠시 있으니 김00씨의 승용차가 우리앞에 멈춘다.

승용차에 올라 인사를 나누며 준비하신 떡을 먹으라 하신다.

떡을 하나씩 나눠먹으며 혹서기 주로에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부분을 귀동냥으로 받아든

다.

어느새 우리를 태운 승용차는 서울 대공원에 도착하였다.

"대회 종료후 1004클럽 부스에서 고기와 막걸리 꼭 드시고 가세요..."라는 친절한 어조

에서 평상시 그녀의 성품을 엿볼수 있었다.

배번을 받아들고 물품 보관소에 가방을 맡긴후 주변을 다니며 아침풍경을 즐긴다.

생전 처음와보는 서울 대공원과 미술관의 풍광을 감상하며 면식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눈

다.

대회시 페이스메이커를 하시는 분들...주로에서 함께 동반주 하신분들...

1700여명의 주자들과 주자들을 응원하기위해 모인 가족들...클럽회원들...

저마다 사진을 찍으며 화이팅을 외치고...좁은 광장을 가득 매웠다.

드디어 출발시간...

가볍게 7분 페이스 정도로 외곽 주로를 서서히 밀고 나간다.

기린이 큰 모가지를 내민채 주자들을 지켜보고있다.

이때 한분이 환호를 하신다.

"기린을 생전처음 구경하는데 새끼들이 너무 귀엽다"

내가 보기엔 기린과 함께있는 놈들은 톰슨가젤 같은데...

앞으로 나아가면서 보니 어르신 한분이 달려가고 계신다.

서울 마라톤클럽 초대회장을 지내신 김무조님...

오늘 100회째 대회참가를 하신단다.

100회를 기념으로 별도의 급수대를 제공하셨다는 말씀을 들은적이 있어 어르신께 화이팅

을 외치며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이분을 포함한 총 여섯분이 100회째 뛰신다고 한다.

나는언제 저 반열에 올라서나? 하며 머릿속으로 풀코스 완주메달의 갯수를 헤아리니

아직 스무개를 넘지 못한다.

이생각 저생각으로 달리는데 뒤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하는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지난 바다의날 대회때 함께 동반주했던 모 클럽의 허씨성을 가시신 여사분이

다.

"지난번 대회때는 주신 아이스크림 덕분에 무사히 잘 뛸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

기를 하시는데 이제 생각이 나기 시작한다.

차분하고 간결한 어조에 말씀을 맛깔나게 잘하시던 분이다.

조금 달리다 보니 사타구니쪽이 쓸리기 시작한다.

며칠전 새로산 바지를 입고 연습을 했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근처의 화장실에서 바세린을 바르고 주로에 복귀하니 우리 클럽의 이0기 명예회원이

1차 반환점을 돌아 나온다.

새로이 옮긴 직책에서 이것저것 바쁜일이 많아 통 연습을 하지못해 제대로 뛸지 모르겠

다 하신다.

오르막은 무조건 걷고 내리막은 뛰겠다 하시는데 그렇게 한다면 나는 목표했던 시간을

초과 하는데...

하지만 작년 울트라대회를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나를 페메 하셨던 지라...그리고 나와

는 지연,학연,근무연이란 인연의 고리로 연결되어있어 모른체 할수도 없고...철저하게

그분의 페이스에만 맞추기로 하며 서서히 오르막을 올라갔다.

이 길을 다섯번 왕복해야 오늘 대회가 끝이 나는데...

시원하게 나무그늘로 이루어진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으로만 형성되어 평상시 언덕훈련

을 하지 않았으면 꽤나 힘들겠다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 초반인지라 주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연하고 나는 주로를 서서히

탐색하며 달렸다.

약 7Km가 채 되지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급수대가 많이 분배되어 있다.

5회왕복을 하며 급수를 한다 생각하면 약 2.5Km 마다 급수대가 준비되는 일반대회의 배

수가 넘는다.

급수대에 준비되어있는 주자들을 위한 먹거리도 다양하다.

물, 콜라, 이온음료, 술빵, 바나나, 수박, 멜론...

각 언덕마다 준비된 응원을 위한 문구들도 볼만하고 머리위로는 관람객들이 리프터로

이동하는 모습도 보이고...모 클럽에서는 난타와 사물놀이의 혼합된 형태의 타악기

연주로 주자들을 격려하고 일부 여성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은 현란한 춤사위로 주자들

의 흥을 돋군다.

2차 반환점을 돌며 고무밴드를 4개 집어들어 손목에 걸었다.

대회전 공지사항에 왕복횟수를 기억하지 못할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라는 문구와 고무밴

드의 활용법이 소개되어 있었으므로 활용키로 했다.

이제부터 이0기 회원님의 적극적인 MODE 변신이 시작된다.

오르막은 무조건 걷기 내리막은 뛰기...

주로옆 폭포에는 무더위에 지친 주자들이 물속에 몸을던져 또다른 재미에 푹 빠져있다.

자원봉사자 분들의 응원모습과 주자들의 생기있는 모습을 나름대로 즐기며 다음 반환점

을 향하던 차에 모 클럽의 이씨성을 가지신 남자 한분이 탈진하여 비틀거리고 계신다.

우리는 다른 주자분들과 함께 그분을 그늘로 옮겨 신발을 벗기고 몸에 물을 뿌리며 계속

적으로 마사지를 하며 구급차를 불러달라 이야기 하고 그분의 상태를 계속 관찰하다

도착한 대회 주최차량으로 후송하고 다시 가던길로 나아갔다.

우리와 처음 함께했던 주자분들이 왜 이제오냐는 의아한 눈빛과 손짓으로 말을 건넨다.

웃음으로 화답하고 반환점으로 달려갔다.

반환점을 돌아 앞으로 나아가며 고무밴드를 한 손목을 쳐다본다.

'이걸 언제 떨궈내지?' 생각하며 또다시 주로를 감상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동안 잘 떠들어대던 MP3가 침묵을 한다.

주로 밖으로 빠져 상태를 점검하니 건전지가 방전 되었다.

집에서 나올때 완전히 충전시켜 왔는데...충전용 전지의 수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이 짧아졌다.

미리 준비해둔 다른 건전지로 교환하여 다시금 주로에 접어들었다.

계속해서 급수대 마다 먹거리를 먹다보니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한다.

너무 과식을 했나?

그런데 한 급수대에 들어서니 김밥이 준비되어 있다.

다른곳에서는 절대 맛볼수 없는 혹서기만의 독특한 김밥...

서너개를 입속에 넣고 또다시 가다보니 쭈꾸미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주신다.

쭈꾸미 아저씨는 서울에서 쭈꾸미 전문 식당을 운영하시며 머리에 특별제작한 쭈꾸미

모양의 풍선모자를 쓰시고 달리시는 분으로 꽤나 유명하신 분이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흥겨운 응원단에게 손을 흔들며 가다보니 어느새 반환점이 눈에

들어온다.

손목을 감싸고 있던 고무밴드 한개를 떨어 내었다.

아직 세개가 더 남았다.

철저하게 울트라 모드로 변신하여 내리막은 뛰고 오르막은 걷고...오며가며 아는 이들

과 하이파이브로 화답을 하며...마음 같아선 나도 폭포속에 들어가 대회를 함께 즐기고

싶은데 예비신발을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그저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는것 만으로 더위

를 이겨내며...

세번째 고무밴드를 벗어내고 내려가는데 막걸리 한잔 생각이 간절하다.

일부 응원하는 분들은 맥주캔을 들이키고 계신데 가서 한잔 얻어마실까? 하는 생각이 있

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진 못하고 그저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다 쭈꾸미 아저씨 계신 자

리에 막걸리가 눈에 들어온다.

종이컵으로 한잔 들이킨후...

주로에서 열심히 춤을 추시며 함성으로 격려 하시는 여성 자원봉사자분들은 지치시지도

않는지 일부 인원은 신발까지 벗어들고 응원에 여념이 없다.

마라톤 대회에서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크다.

그들은 아무런 대가없이 주자들이 무사히 완주할수 있도록 서포트를 하고있다.

오늘 약 1700여명의 주자들을 도우기 위한 자원봉사자가 3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이다.

그분들도 마라톤을 사랑하고 즐기는 분들 이시기에 주자들을 이해하고 주자들이 가려운

곳을 찾아 시원하게 해 주시는 임무를 하고있다.

쉬임없이 주로를 종횡무진 하시는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계속 달린다.

마지막 하나남은 고무밴드를 반납하기 위해 주로를 향해 가는데 급수대에서 비빔밥을

주신다.

열무와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조화롭게 맛을낸 비빔밥은 과일과 음료 떡 등으로 뱃속을

채운나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비빔밥 한그릇과 막걸리를 연거푸 석잔을 들이키고 마지막 고무밴드를 반납하기 위해 앞

으로 나아갔다.

반환점을 돌아 나오니 주자들이 몇 보이질 않는다.

급수대도 철거가 시작되었고 질펀하게 한마당 펼치던 자원봉사자 분들도 철수준비를

하고있다.

애초에 울트라 모드로달리며 욕심을버린지 오래라 그런지 나름대로의 축제의 끝물을

즐기며 피니쉬 라인으로 들어섰다.

포토라인에서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받아들고 비빔밥과 막걸리로 마무리 후 여섯시간

넘게 즐겼던 주로를 떠나왔다.

종전 가지고 있던 기록보다 두시간이 넘은 기록이지만 한여름의 축제는 무더위에 지친

마음과 육체를 편안하게 해주었고 좋은 사람들과의 해후를 통해 또다시 마라톤의 즐거움

을 느낄수 있었다.

일기예보를 통해 폭우가 예상된다는 소식을 접하였는데 다행히 하늘도 축제에 동참하여

좋은 날씨속에서 대회를 즐길수 있게 해 주었다.

소문으로만 접하던 명품대회를 직접 접해보니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뛰는 즐거움을 준

대회였다.

대회를 주최하신 서울마라톤클럽 모든분들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과천마라톤, 목동마

라톤...

주자들의 가려운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신 관문마라톤 및 자원봉사하신 모든분들께 감사드

리며 즐거웠던 휴일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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