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하게 날씨가 좋아부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4-05-10 09:06 조회387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지지~ 배배~~
지~지~ 배!! 배!!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목포시 무안동 시장골목 전봇대 두줄위엔
강남에서 온 제비 두 마리가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맞으며
정답게 서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시장골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지만 참으로 오랜만이 맞이하는 정다운 녀석들이다.
어렸을 때 저 녀석들을 봄에 처음 보면
"야! 제비다" 라기 보다는
"야! 작년에 왔던 문둥이가 다시왔다"라고 외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왜 문둥이에 비유를 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제비와
겨우내 움 추렸던 문둥병환자들이 봄이 되면서 구걸을 다녀서
거기에 비유를 하였는지, 아니면 정겨운 표현을 그리하였는지...
어쩌컨 목포에 와서 제비를 보는 행운을 누린다.
제비의 재잘거거리는 소리에 따라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치고
어둠속에 그림자만 희미하게 보이는 삼학도를 뒤에 두고
목포항과 시장 골목을 지나 유달산 일주도로를 향하니
항구 특유의 비릿한 바다 내음이 유달산에서 내려오는 안개를
만나 낮게 깔려 자주 접 할수 없는 새벽 달리기 새로운 체험으로
다가온다.
비록 높지는 않으나 산의 모습을 제대로 잘 갖춘 유달산의
뽀족한 정상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곱게 어머님의 열두폭 치마
자락을 내린 듯한 산자락엔 내륙에선 보기 힘든 검푸른 동백나무
와 많은 세월을 태풍에 시달린 끝에 분재처럼 잘 생긴 소나무와
들풀이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으나 꿩들이 고요한 정적을 깬다.
전날 올라본 유달산 유선각에서 만난 10년만에 고향을 찾았다는
걸죽한 전라도 사투리의 동년배 사내로부터 들은 유달산은 목포
8경 중 첫번째로 꼽히며 목포시와 다도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28m의 목포 뒷산으로 기암절벽이 첩첩하여 "호남의 개골" 이라
하며 노적봉을 비롯하여 일등바위와 이등바위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가수 이난영이 '목포의 눈물' 확성기로 하루종일 부르고 있었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 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눈물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가 새로워진다
못 오는 님이면 이 마음도 보낼 것을
항구에 맺은 절개 목포의 사랑
1934년 조선일보사가 전국 6대 도시 ‘애향가’가사를 공모해
3000여편의 응모작품 중, 목포 출신 무명시인 문일석이 응모한
"목포의 노래"로 당시의 우리민족의 정서와 애환을 진솔하게
표현한 당선작으로 1935년 "목포의 눈물"로 제목을 바꾸어
손목인이 작곡한 "갈매기 항구"에 가사를 붙혀. OK레코드 사장이
이난영에게 부르게 했다한다.
목포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어제 유달산에 올라 확성기로 들은
가락을 속으로 웅얼거리며 달리니 해운항만청과 목포수협과 조선
내화를 뒤로하고 신안비치호텔과 유달해수욕장을 지나니 붉게
떠오르는 아침해가 불쑥 떠오른다.
안개속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잘 정돈되고 포장된 유달산 일주
도로를 앞길을 안내해준다.
목포해양대학 정문의 아치기념물을 지나 약간의 오름에 호흡을
가다듬을때 낮선 달림이의 발걸음을 어르는 진도견의 으름장에
놀라 단숨에 북항 비치아파트 앞에 오르니 어느새 30분이 지난다.
홍도로 가는 배편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발걸음을 뒤로 돌려
다시 삼학도로 향하며 약간의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더해본다.
어둠이 완전히 가셔진 유달해수욕장을 지나며 간간히 만나는
산색시민들 은 보이나 달림이 복장을 갖춘 풀뿌리 동지들은
보이질 않는다.
서해와 영산강이 만나는 목포항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니
노랫말처럼 아름답게만 생각하였던 삼학도는 선박들과 공장으로
둘러싸여 나지막히 간신히 초라한 숲의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
무안동 시장골목 식당의 아침 백반상은 가격에 비해 푸짐한
반찬이 식욕을 더하게 한다. 주인집 아주머니에게 오늘 같이
안개가 많이 낀 날도 홍도가는 배가 뜨느냐고 물으니
아따!! 걱정하지 마쇼 ~ 잉.
이런 날이 오히려 날씨 겁나게 좋아부요.
요런 날은 배가 뜨는디 지장 없다요.
징하게 날씨가 좋아부러....
파도도 없지라!!!
2004. 05. 05
천달사 김대현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