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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m울트라마라톤 한국 최고기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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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4-05-04 21:22 조회6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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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챔피언쉽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 이틀 전,
이번 대회에 대회장인 Muscle Guy 이윤희 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회를 개최하는데 자원봉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5월 2일 날, 여의도로 나와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할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지난해 동아시아울트라마라톤대회 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선두유도를 해주면 좋겠단다.
하지만 내겐 마땅한 자전거가 없었다.
그래서 사이클을 하나 준비해주면 좋겠다고 하자, 난색을 표명해왔다.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해, 초등학교 3학년인 어린 딸에게
어린이 날 기념으로 사주었던 어린이용 자전거를 끌고 나갈 수밖에......
그걸로 선두러너 유도를 하겠다고 새벽녘에 여의도 야외음악당 근처에 이르자
주위 사람들이 애들 장난하는 거냐며 나를 놀려댔다.
하지만 안장 높이를 키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자전거였기에
내가 타는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어떻든 뒷자리에 대회깃발을 내걸고 출발라인 앞쪽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정각 새벽 5시! 출발 신호가 울리자
120여명의 울트라 러너들이 천호대교 방향으로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자전거 페달을 부지런히 밟으며 주로 선도유도에 나섰다.
그런데 그 때 어떤 러너가 거친 호흡을 내쉬며 나를 따라왔다.
출발 전에 선두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러너가 아니었다.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자전거 바퀴가 아주 작은 것이었기에,
덩달아 나도 헥헥거리며 맞바람을 받으며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한강철교 부근에 이르렀는데도
그분은 2위 그룹과 현격한 차이를 벌리며 선두를 고수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디서 온 누구 인지 궁금해졌다.
시흥시에 사는 “한찬일” 이라고 했다.
100km을 뛸 건데 초반부터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기는 원래 그런단다.
대단한 스피드였다.
그래서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많이 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45km를 연습 삼아 뛴 것이 전부이고 100km 대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자 풀코스 최고기록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3시간 45분대란다.

한강대교 밑을 통과하면서
출발 전에 예상했던 러너가 선두로 나서면서 두 명이서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2003년, 서울 100km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7시간 26분대의 당시 한국 최고기록으로 우승했던 수사마의 권영규 님 이었다.
동작대교 근처에 있는 5km 지점에 이르러 구간 랩타임을 체크해보았다.
20분 05초였다.
숨소리와 발자국소리가 거칠게 들려오는 한찬일 님과 달리
권영규 님은 아주 잘 다듬어진 기계처럼 간결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7시간 벽을 깨고 우승할 것을 권해보았다.
그러자 SUB-3를 두 번해보고(84.390km까지 6시간 내에 달려보고) 나서
몸 상태에 따라 결정하겠단다.

동호대교 근처에 있는 10km 지점에 이르렀다.
여전히 둘이서 나란히 달리고 있는 선두그룹의 5km구간 랩타임은 20분 05초였다.
완전히 달리는 기계와 같았다.
달리면서 급수대 물을 취하는 모습은 대단하기만 했다.

탄천을 지나 15km 지점에 이르자(5km구간 랩타임, 20:07)
이제 벅찬 기색이 완연한 한찬일 님은 슬그머니 뒤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 70m 후방에 심재덕 님이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천호대교 못 미쳐 설치된 20km 지점에 이르렀다.
그 구간 5km 랩타임도 20분 09초였다.
하지만 2위로 달려온 심재덕 님과 거리차가 50m 정도로 근접해졌다.
어쩌면 얼마가지 않아 선두가 역전될 것 같았다.
그래서 권영규 님에게 뒤에서 달리고 있는 심재덕 님에 대해 확인하자,
풀코스 기록이 자신보다 훨씬 더 좋은 러너라 한다.
내 기억엔 권영규 님의 풀코스 최고 기록은 2시간 38분대이고
심재덕 님은 2시간 30분대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잠실 수영장 부근에 이르자, 1위와 2위 거리 차는 약 10m 정도로 좁혀졌다.
곧 선두가 바뀔 것 같았다.
하지만 25km 지점에 이를 땐 약간의 거리차가 다시 벌어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심재덕 님은 이곳부터 왼쪽 허벅지부분에 쥐 내리기 시작하여
30km 지점에 이를 땐 상당히 심해져 옷핀으로 그 부분을 찌르며 달렸다고 했다.

각 5km 마다 구간 랩타임을 20~21분대로 계속 유지하며 달리던 선두 권영규 님은
60km 지점을 넘어서면서 스피드가 줄기 시작하여
65km 지점에 이르렀을 땐, 5km 구간 랩타임이 22분대로 처지더니
75km 지점에 다다랐을 땐 26분로 현격하게 느려졌다.
이에 덩달아 심재덕 님도 더 늦어 졌는지 뒤쪽 시야에서 그의 모습이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80km 지점에 이르렀을 땐(5시간 40분),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것 같은 심재덕 님의 모습은
선두로 달리고 있는 권영규 님을 호시탐탐 노리는 것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반환점인 80km 지점에서 선두 권영규 님을 잠시 먼저 보내고
2위로 달려온 심재덕 님을 만나보았다.
앞으로 남은 거리가 20km인데
그 거리를 1시간 20분 이내에 달려 100km 7시간대 벽을 깰 수 있겠는지 물어보았다.
그의 평상시 하프기록이 1시간 13분대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지금껏 달려온 거리 때문에 그것을 요구한 질문이 무리인 듯 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충분히 가능하죠!”

자전거 페달을 부지런히 밟아 약 50m 앞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권영규 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안될 것 같은데요.”

치열한 선두다툼의 승부는 이미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1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달렸던 심재덕 님이
막판 스퍼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잠실 수영장 부근을 지나치며 선두가 바뀌었다.
그동안 줄기차게 선두를 유지하며 달렸던 권영규 님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자전거로 선두를 유도할 때마다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다.
지난 해, 동아시아 100km울트라마라톤대회 때
선두를 유도하며 느꼈던 안타까운 감회가 다시 몰려오는 것 같았다.
서로 정이 들 정도로 주로에서 이런 저런 느낌을 주고받았는데
순위가 바뀌었다고
그를 매정하게 물리치고 앞으로 나가는 자신이 너무 매몰차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나의 공식적인 임무는 선두유도일 뿐,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수 없지 않는가?

선두로 나선 심재덕 님에게 100km 7시간 벽을 깨보라며 채근했다.
이미 100km 한국 최고기록 달성은 기정사실화 되었기에,(종전 기록 7:25:53)
더 큰 기록을 위해 어떤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7시간대 벽을 넘어 6시간대 기록으로 접어들면
우리나라 100km 울트라마라톤 역사에 회기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당분간 그 기록을 넘볼 러너가 없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그는 당연히 6시간대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자전거를 약 3m 정도만 앞질러 가면서 서서히 속도를 올려달라고 했다.
마침 뒤바람도 불고 있었기에 어쩌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런데 90km 지점에 이르러 시간을 체크해보자
85km~90km, 5km 구간 랩타임을 22분대의 기록으로 달리고 있었다.(06:24:55)
상당히 빠른 것이었지만 아쉬움이 앞섰다.
아무리 달리기의 달인이라도 지쳐있는 상황에선 그 한계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이제 남은 10km를 35분 이내의 기록으로 달려야 가능했다.
평상시 심재덕 님이 10km를 32분대의 기록으로 여유 있게 달리겠지만
90km를 줄곧 달려온 상황에선 35분 이내에 주파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는 강한 기록달성에 대한 열의를 보여 왔다.
어떻든 6시간대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35분 이내에 남은 10km를 달릴 수 있겠는지 다시 물어보았다.
힘들겠지만 한번 달려보겠다고 했다.
대단한 승부사적 기질이었다.
그러면서 30km 지점에서 다리에 쥐가 나 지체되었던 시간을 무척 아쉬워했다.

동작대교를 지나 반포샛강에 이르자, 애석하게도 시간은 14분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거리가 5km!
7시간대 벽은 어쩔 수 없는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보였지만 최선의 기록을 향해 달리는 심재덕 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간간히 뿌려대는 빗방울을 맞으며 63빌딩을 지나치자
여의도 야외음악당의 골인지점이 새로운 모습으로 치장해 보였다.
100km울트라마라톤,
한국 최고기록 수립을 축하하는 사회자 멘트가 들려왔다.
7시간 10분 26초!
7시간 15분 48초!

심재덕 님과 권영규 님!
우리나라 100km울트라마라톤의 대들보답게
대한민국 최고기록 달성한 것을 축하합니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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