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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적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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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흥구 작성일04-03-09 09:19 조회4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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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산을 벗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나 봅니다.
비로소 자연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고
자연이 주는 교훈과 선물이 생활의 즐거움으로 이어짐을
느끼면서 지루한 셀러리맨의 일상 속에서 '2차원적 기쁨(?)'을 느낀
기억이 있습니다.
집 앞 헬스장에서 우연히 알게된 동료의 권유로, 솔직한 표현으로는
7할은 타의적이라 할까요. 지난 초겨울부터 몇몇이 팀웍을 이루며 서울 마라톤 대회를
가슴속에 품어 왔습니다.
그리고 한달 여전 혹독하게 추웠던 어느 일요일 새벽, 헬스장 동료인 임광선씨의 뒤를 따라 반포 한강고수부지에서 뵙게된 서울마라톤클럽 박 회장님의 달리기에 대한 한시간 반 동안의 교육은 요즈음 교육계에서 추구하는 그야말로 '산 교육' 그대로였습니다.
80을 넘기신 회장님의 오랜 동안의 자기경험을 통해 수정된(?) 달리기의 실질적 이론은
이제는 더 이상의 수정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 날 지적해 주신 저의 달리기 자세, 그동안 헬스장 거울 앞에서 일러주신 대로 거듭된 교정과정을 통해서 멀게만 느껴졌던 달리기가 이제는 어느새 10 km를 기웃거릴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 봄을 시샘하는 폭설 뒤에 몰아친 한파 속에서 이루어진 서울 마라톤대회는, 전국에서 몰려든 일만 여명의 달림이들의 뜨겁게 태워내는 입김으로 대낮 한강변에서의 '물 과 불의 축제'였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한파는 오히려 '축제를 돋보이게 한 풍악이었다' 란 표현을 감히 해봅니다.
일만명이 나름대로 일상에서 얻어진 좌절로부터 탐욕에까지의 온갖 스트레스(?)를 태우며 뿜어내는 완전 연소된 배기를 보면서 이 시대를 움직이는 커다란 원동력과 희망까지도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달리기 운동은 자기의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었다 만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달리는 과정의 육체적 고통 속에서 자기의 내면이 분리되며 끈질긴 갈등과 투쟁이 한동안 지속되다가 어느 단계를 넘어서는 육신은 육신대로의 희생을 받아들이고 내면은 자기의 모든 시름과 탐욕을 하나 둘 피에 녹여 태워버리면서 다시 일치되어 한동안을 무아지경에 이르러 뛰는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가 진정한 기쁨은 자기 내면의 모든 것을 버릴 때에 얻어지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전국에서 성별과 나이에 관계 없이 모여드는 달림이들을, 처음으로 나 자신이 그들과 같은 자격으로 함께 하는 자리에서의 느낌은 분명 그들이 건강만을 위해서 달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확신을 했습니다.
건강을 위한 육체적인 훈련 외에도 일상에서 얻어지는 모든 시름과 탐욕을 육체기관의 연료 속에 희석해서 완전 연소시켜 버림으로써, 버리는 데에서 얻어지는 '3차원적 기쁨(?)'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비유가 다소 두려운 바도 있지만 마치 불자들이 참선을 통해 얻는 해탈의 기쁨과도 같은 것이 달리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어제의 기억이 저에게 펜을 들게 하는 이유는 앞서 어느 분이 말씀하셨듯이 상업적인 내음이 전혀 없이 자원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움직임과 대회운영측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진정한 달림이들의 축제의 장이었다는 신선한 충격에서인 것 같습니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신 여러분들께 마흔 여덟의 달림이 새내기로서 감사와 축하를 드리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달림이들과의 첫 만남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려합니다.
그동안 함께 제7회 서울마라톤대회를 위해 호흡을 같이했던 가락동 쌍용스포렉스의 15명의 달림이들과 훈련대장 임광선씨, 그리고 저에게 달리기의 기본에 대한 산지식을 주신-아마도 저를 기억하시지는 못하실, 그러나 그 날 듣는 이 들의 열성이 갸륵(?)하다고 한시간의 강의를 삼십분이나 연장해주신 고마우신- 서울마라톤클럽 박 회장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열어봅니다. 서울마라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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