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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일, 100km울트라마라톤 한국 최고기록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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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3-11-12 17:26 조회7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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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09일 분당 탄천변 코스에서 열렸던 동아시아 100km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한국 최고기록이 작성되었다.
기존의 기록은 지난 2003년 10월 26일, 제 4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의 한강변 코스에서
수원사랑마라톤(수사마)클럽 소속 권영규 님이 7시간 26분 33초의 기록으로 골인하여
서울시청 진병환 님이 가지고 있던 기존 기록 7시간 41분 07초를
새롭게 갈아 치운바 있다.
이 기록은 100m를 26초대 속도로 100km를 내내 달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제1회 동아시아 100km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천안마라톤클럽 소속 나승섭 님이 7시간 25분 53초의 기록으로 결승라인을 통과하여
불과 2주 만에 한국 최고기록을 새로 작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것은 이제 우리나라 100km울트라마라톤도
치열한 스피드 경쟁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100km울트라대회 때마다 그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것은 우리나라 100km울트라마라톤의 기록도
6시간대로 접어들 날이 머지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새로운 기록달성 현장에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기에
그 생생한 과정을 기억을 더듬어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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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1회 동아시아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지난 10월 30일 아침에 핸드폰이 울려 무심결에 받아보니
동아시아 조직위원장이신 김상규 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2003년 결식아동 돕기에 참가하고 싶은데 E-메일이 잘 연결되지 않아
전화로 직접 하게 되었다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형식이었다.
나는 당시 김상규 님께 동아시아대회에 대해 관심을 표하면서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묻자, 자원봉사 요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래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 자리에서 곧장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11월 09일 새벽 02시 30분, 핸드폰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다.
전날 코리언울트라런너스(KU) 월례모임에서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놀다온 바람에
겨우 3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성남 제2 공설운동장으로 향했다.
아직 입에서 술 냄새가 나고 있었지만 대회장소에 이르자
벌써 많은 자원봉사 요원들이 나와 대회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대회장이신 김상규 님은 나를 보자마자 내게 임무를 맡겼다.
그것은 자전거를 타고 100km 선두주자를 유도 하라는 것이었다.

새벽 5시 출발 신호가 울리자, 앞에서 MTB 자전거로 선두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느긋하게 자전거를 탈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선두러너는 대단한 스피드로 내달려서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전거 기어를 상단에 놓고 나름대로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했다.
선두 러너는 조흥은행 소속 이홍희 님으로
2002년, 2003년 2년 연속 서울마라톤 혹서기대회에서 우승한 러너였다.
그는 평상시 그의 풀코스 마라톤기록이 2시간 45분대이라면서
수사마 권영주 님이 가지고 있는 100km 7시간 26대 기록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뒤에는 천안마라톤클럽 나승섭 님이 부지런히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
13.2km 지점인 탄천 오리교 부근에 이르러 시간을 체크해보자 53분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급작스런 도로 굴착공사로 주로가 약간 변동이 있었음)
100km를 달려야 하는 러너들의 속도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13.2km를 지나면서 선두는 이제
이홍희 님과 나승섭 님으로 둘이서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얼마 되지 않아 전세는 역전되어 나승섭 님이 앞으로 치고 나왔다.
그리고 그 얼마 뒤에 3위 러너가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18.2km 지점을 지나면서 이제 다시 이홍희 님이 1위를 탈환하여 율동공원을 돌아 나와
28.2km 지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때 반대편 율동공원 쪽으로 향하던 러너가
나에게 선두를 이끌고 있느냐고 물으면서
어떤 주자가 코스를 이탈하여 곧바로 탄천 쪽으로 달려갔다며 그들을 잘 체크하라고 했다.
탄천에서 중앙공원 입구 쪽으로 들어오는 곳에서
주자들을 유도해줄 대회 진행요원이 필요했는데
자원봉사요원 부족으로 그렇게 배치를 못해 생긴 불상사인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탄천에 이르자,
러너 세 명이 달리던 길을 띄엄띄엄 되돌아오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내게 물어왔다.
참으로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그들에게 율동공원 쪽 주로를 안내해주고 33.2km 지점에 이르자
선두는 다시 두 명이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다시 이홍희 님이 앞으로 치고 나오면서
선두는 독주체제로 접어들었다.
38.2km 지점에서 녹차를 마시고 자원봉사 요원과 몇 마디 나누고 나자
1위와 2위가 저 만치 앞에 달려가고 있었다.
부지런히 그들을 쫓아 선두와 함께 하려는 순간, 자전거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뒤 타이어 펑크였다.
남감 했다.
선두에게 자전거 펑크 사실을 알리고 그 자리에서 대회 본부로 전화를 했다.
약 40분 정도 지나자 대회진행본부에서 다른 자전거를 가져왔다.
그런데 그것이 아주 오래된 것은 고사하고
안장 높이가 내게 맞지 않아 타기가 상당히 버거웠다.
엉덩이가 저려오는 것은 물론 무릎까지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려웠지만 자전거 페달을 부지런히 밟아 양재천 영동 3교 부근에 이르자
영동 2교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 러너 3명이 그룹을 지어 달려오고 있었다.
다시 선두 앞에서 그들을 인도하며 탄천에 다달았다.
그러자 선두 그룹은 일렬종대로 늘어지면서
부산의 해운대 달사모클럽 강채순 님이 1위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풀코스 3번 만에 처음으로 100km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약 5km 정도를 그 상태로 유지하다 다시 조흥은행 이홍희 님이 앞으로 나섰다.
이홍희 님이 약 200m 정도 앞서 달리며 1위로 70km 지점에 이르자
그곳에서 자원봉사 중이던 권태동 님과 최성순 님 등이
러너들의 스피드에 새삼 놀라움을 표시해왔다.
그 때까지 선두 기록이 4시간 52분대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70km 지점을 지나면서 내가 선두 이홍희 님께
이 스피드를 계속 유지하면 제4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수원사랑마라톤(수사마)클럽 권영주 님이 세운 기록(7:26:33)을 깰 수 있다고 말하자
그는 상당히 흥분한 것 같으면서도 겉으론 냉정한 자세를 보여 왔다.
다시 탄천을 벗어나 율동공원 쪽으로 접어들어
75km 지점을 지나면서 5km랩타임을 체크해보자 25분대였다.
하지만 70km 지점에서 멈춰 잠시 무엇을 먹으면서 약 2분 정도 지체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후반 스피드이었다.
이홍희 님이 100km울트라마라톤의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는 것은 아주 당연할 것 같았다.
그런데 75km 지점을 지나면서 그는 장경인대 부분에 소염제를 바르기 시작하면서
그의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그가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급수대에서 먹을 것을 충분히 섭취한 후 뛰라고 주문했다.
율동공원을 돌아 나와 80km 지점에 이르러 5km 구간 랩타임을 다시 점검해보자
26분대!
쉬지 않고 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그의 스피드가 많이 둔화 되었다.
하지만 이홍희 님께 그대로 알려주면 자신감을 잃을까봐
아직까지 25분대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뒤에 달려오는 2위 러너가 곧 자신을 추월할 것 같다면서
어떤 확신감을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81km 지점을 지나면서 이제 다시 천안마라톤클럽 나승섭 님이
조흥은행 이홍희 님을 뒤로 하고 앞서기 시작했다.
대단한 스피드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동안 이홍희 님에게 격려을 보냈던 것이 너무나 큰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내가 지나치게 기록을 의식하도록 해서 그의 오버페이스를 조장하지 않았는지?
죄책감에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냉정할 정도로 그를 슬그머니 뒤로 하고
나승섭 님을 선두 유도로 나서는 내 심정을 그가 이해해줄까?

힘차게 달리는 나승섭 님을 선두 주로 유도하며 85km지점에 이르자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열혈남아 정영철 님 등이
선두의 후반 속도에 혀를 내둘러왔다.
그들은 선두가 한참 있다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잠시 어디 갔다 오려고
짐을 대충 챙기고 있던 중이었다.

나승섭 님이 80km 지점에서 85km까지 달린 5km 랩타임은 24분대였다.
하지만 85km 지점에서 90km 지점에 이르면서
상당히 피곤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힘든 울트라 뭣 때문에 하는지 모르겠다며
달리고 있는 자신에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90km지점에서 그의 5km 랩타임을 체크해보자 26분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때까지 그는 6시간 38분대의 기록으로 달려왔다.(급수대에서 지체한 후 출발시간 기준)
앞으로 달려갈 거리는 10km!
한국최고기록 7시간 26분 33초를 넘어서려면
그는 남은 10km를 47분 이내 기록으로 달려야 가능했다.
평상시라면 그는 쉽게 10km를 47분 이내에 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90km 최선을 다해 달려온 그에게 아직 그럴 힘이 남아 있을까?
90km 지점에서 피곤해 하는 그를 보자, 새로운 기록달성은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그때 그곳에서 자원봉사 중이던 분이
100km 새로운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상당히 고무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서 다시 달리기 시작하는 나승섭 님께
새로운 기록달성에 최선을 다해보자고 힘을 실어주었다.
그 말에 호응한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최선을 다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81km 지점에서 나승섭 님에게 뒤쳐졌던 이홍희 님의 모습은 요연한데
(나중에 알았지만, 그는 83km 지점에서 장경인대부상으로 결국 기권 하고 말았다.)
오리교를 지나 마지막으로 탄천을 건너기 위해 다리 쪽으로 접근하려는 순간,
마지막 반환점을 향해 달려오는 러너가 보였다.
배번호 111번 전주마라톤클럽 신용비 님 이었다.
평상시 풀코스 기록이 2시간 40분대인 그는 야심만만하게 선두를 넘보는 눈치였다.
그는 그동안 선두권에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러너였다.
그 얼마 뒤에 3위 강채순 님이 달려오고 있었다.
95km 지점에 다다르자, 급수대 자원봉사 요원들이 기록을 의식하는지
열렬하게 소리를 지르며 선두를 맞아주었다.
하지만 최고기록에 대한 주위의 기대를 달리
그는 90km에서 95km 구간의 5km 랩타임은 24분대 후반에서 25분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남은 5km를 22분대로 달려야 최고기록 수립이 가능했다.
급수대에서 조금이라도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나는 그에게 완주하고 나서 기록에 대해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보라고 다시 격려를 보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려가는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자전거를 그에게 바싹 붙여 페달을 밟으면서 그의 달리기 흐름에 맞췄다.
2km 정도를 달려 남은 거리가 약 3km가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
그 때, 그가 내게 이제 얼마나 달리면 되는지 물어왔다.
나는 그가 최선을 다하는 속도에 더 가편(加鞭)을 가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제 2km만 가면 골인지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는 더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마 최선을 다한 후에 어떤 후회도 하지 않으려는 인상이었다.
나도 덩달아 충분히 기록갱신이 가능하다면서
어쩌면 7시간 20분벽도 깰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의 열정을 더 부추겨 주었다.
이제 직선 주로!
저 앞에 펼쳐져 있는 결승테이프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자 7시간 26분까지는 1분 30여초가 남았다.
마지막 주로를 100m 달리는 러너처럼 달려가는 나승섭 님을 보면서
나는 인간의 한계가 도대체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되돌아 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최종기록은 7시간 25분 53초!
100km울트라마라톤의 한국 최고기록이 작성된 순간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2003년 춘천마라톤에서 그의 풀코스 기록이 2시간 56분03초인 것을 감안하면
그는 100km를 거의 풀코스 기록에 가까운 속도로 달렸던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대비해서 일주일에 3번을 하루에 5시간씩 산을 달렸다고 했다.
그의 피나는 노력이 오늘의 영광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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