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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상일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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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재봉 작성일03-11-05 23:02 조회4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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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상일지 (5)

5.
사실 달리기를 하면서 일생동안 부상이 없을 수는 없다. 또 아무리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달리기 경험도 달리기 상식도
또 훈련과 모든 연습도 어느 정도 부상을 예방하고 빈도수를 줄일 수 있을 뿐,
절대적으로 부상과 인연을 맺지 않을 수는 없다. 아니 나는 부상을 입음으로써 더욱
달리기를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험이란 무기를 갖출 수 있다고 단언한다.

함평대회 완주이후에 난 또 자만감에 빠졌다.
마라톤 친구들과 완주시간을 놓고 경쟁하고,
또 그 결과를 가지고 점심내기도 하며,
또 저녁으로 만나서 대접으로 술을 주고 받기도 하면서
난 마라톤을 기회로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8월 어느날, 강남 차병원에서 날아든 건강검진 결과서!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귀하께서는 알코올성 지방간의 소견이 있고 담낭에 물혹이 있으며 간기능이 현격히
저하되어 있으므로 당분간 음주를 삼가고…”

웃음이 나왔다.
내 건강을 지키고 가정에 충실하고자 시작한 마라톤!
그 옛날 와이프가 죽으면 나라도 혼자 남아 아이들을 키우고자 눈물을 흘리며
달리던 그 달리기가 오히려 내 건강을 해치고 있다니…

그런 상태가 되니 퇴근후 보는 막내아들의 얼굴이 그리 애틋할 수가 없었다.
한번은 막내아들, 성우와 함께 집앞에 있는 운동장에 나갔다.
비가 온 뒤라 운동장 바닥이 군데군데 패어 있었지만 아들과 노는 재미에 팔려,
아니, 너무 근육에 자신이 있었던 지라 아예 신경도 쓰질 않았었다.

“성우야! 아빠랑 달리기 시합하자. 성우는 운동장을 가로 질러 오고
아빠는 운동장 한바퀴 돌기.” 사실 나는 내 아들 성우의 달리기 실력에 감탄을
하고 있다. 얼마나 잘 달리는지 중3짜리 큰 누나한테 이길때가 있다.
난 그런 아들을 보면서 내심 흐믓해 하고 있었다.

맨처음에는 좀 봐주다가 내가 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아들한테 졌는데도 다음에는 이기고 싶어 졌다.
“성우야! 또 한번 더 하자. 이번에는 아빠가 안봐 준다. 이번에도 지면 아빠가
장난감 사주기! ” 하면서 아들과 손가락을 걸고 쏜살같이 운동장을 질러 나갔다.

약 30~40m 쯤 나갔을까?
갑자기 오른쪽 발이 웅덩이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물컹하고 나면서 종아리 부근을
야구방망이로 치는 느낌이 났다.
난 이런 밤중에 어떤 놈들이.. 하면서 뒤를 돌아 봤다.
그러나 뒤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고 난 참을 수 없는 통증에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절룩절룩 집까지 50m도 채 안되는 거리를 20분은 걸려 왔는가 보다.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니 아내가 깜짝 놀라고 자초지종을 들은 아내는 혀를 끌끌 찬다.
이후 3일간은 착실히 얼음찜질을 했더니 부기가 빠지고
어느 정도 걸을 수는 있었다.

그런 다음 약 1주일 정도는 미지근한 물로 새로 생성되는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그랬더니 약 3주일이 지나서는 손으로 꼭 누르지 않으면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근육이
생성되어 9월 7일 관광마라톤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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