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의 젖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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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2-28 07:38 조회1,2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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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의 젖무덤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입니다
요 며칠 사이에 이른 봄비가 내리어
땅도 축축해 지고
겨우내 음산한 회색, 힘없는 베이지 색이던 강변의 모습이
오늘 아침에는 많이 달라져 보입니다
강물이 얼어 그 위에 하얗게 쌓여 있던 잔설도 녹아
일렁이는 잔물결이 오늘 새벽 뜀 길에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저의 눈에 무척이나 정겹게 다가옵니다
겨울에는 20 km 를 다 뛰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어둠이 날 에워 쌓는데
지금은 반환점을 가기도 전에 내 두 눈앞에서 벌겋게 날은 밝아 옵니다
꽁꽁 얼은 강물 위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부동의 남녘 땅으로 날아갔던 철새들이
어느 사이 다시 날아 돌아와 지금은 일렁이는 수면 위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봄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명상에 젖은 모습입니다 ,
오늘 이른 새벽, 나의 달리기 길 에스퍼란지스 길에 곱게 드러누운 이 상쾌함이
내 두 볼을 스치며 가만, 가만 봄의 다가오는 발걸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제 봄은 정녕 저만치 급수대에서 마지막 목을 추기며
힘찬 마지막 뜀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나 봅니다
강변 둔치 에서 한 뼘도 안되게 떨어져 있는 조그만 흙 섬에는
성질 급한 물새들의 철 이른 짝짓기 괴성, 삶의 환희, 새벽을 우짖는 소리,
그 소리 너무 정겨워 뛰던 걸음에서 고개 돌려 바라보려니
수줍어 푸드득 두 눈 감싸며 날아가는 꿩 한 쌍의 길고 곧은 활강 자국에
나는 조용한 미소를 담아 보냅니다
.
간밤의 이른 봄비에 온 몸을 씻고 봄맞이 채비를 끝낸
내 발 밑의 부드러운 대지, 밀감 내 나는 흙 길,
요 며칠 사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부드러워 졌는지
자연은, 자연은 참말로 위대합니다
오늘 이른 새벽,
내 달리기 길 에스퍼란자스 흙 길은
부끄럽지만 꼭 기생의 젖무덤 같이 부드럽고 포근하여
나 그냥 여기 누워 포옥 안기고도 싶습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며 겨우내 줄기차게 내달렸던 나의 새벽 뜀 길, 에스퍼란자스,
오늘 당신은 내 젊음을 탐했던 농염한 기생의 젖무덤입니다,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입니다
요 며칠 사이에 이른 봄비가 내리어
땅도 축축해 지고
겨우내 음산한 회색, 힘없는 베이지 색이던 강변의 모습이
오늘 아침에는 많이 달라져 보입니다
강물이 얼어 그 위에 하얗게 쌓여 있던 잔설도 녹아
일렁이는 잔물결이 오늘 새벽 뜀 길에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저의 눈에 무척이나 정겹게 다가옵니다
겨울에는 20 km 를 다 뛰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어둠이 날 에워 쌓는데
지금은 반환점을 가기도 전에 내 두 눈앞에서 벌겋게 날은 밝아 옵니다
꽁꽁 얼은 강물 위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부동의 남녘 땅으로 날아갔던 철새들이
어느 사이 다시 날아 돌아와 지금은 일렁이는 수면 위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봄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명상에 젖은 모습입니다 ,
오늘 이른 새벽, 나의 달리기 길 에스퍼란지스 길에 곱게 드러누운 이 상쾌함이
내 두 볼을 스치며 가만, 가만 봄의 다가오는 발걸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제 봄은 정녕 저만치 급수대에서 마지막 목을 추기며
힘찬 마지막 뜀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나 봅니다
강변 둔치 에서 한 뼘도 안되게 떨어져 있는 조그만 흙 섬에는
성질 급한 물새들의 철 이른 짝짓기 괴성, 삶의 환희, 새벽을 우짖는 소리,
그 소리 너무 정겨워 뛰던 걸음에서 고개 돌려 바라보려니
수줍어 푸드득 두 눈 감싸며 날아가는 꿩 한 쌍의 길고 곧은 활강 자국에
나는 조용한 미소를 담아 보냅니다
.
간밤의 이른 봄비에 온 몸을 씻고 봄맞이 채비를 끝낸
내 발 밑의 부드러운 대지, 밀감 내 나는 흙 길,
요 며칠 사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부드러워 졌는지
자연은, 자연은 참말로 위대합니다
오늘 이른 새벽,
내 달리기 길 에스퍼란자스 흙 길은
부끄럽지만 꼭 기생의 젖무덤 같이 부드럽고 포근하여
나 그냥 여기 누워 포옥 안기고도 싶습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며 겨우내 줄기차게 내달렸던 나의 새벽 뜀 길, 에스퍼란자스,
오늘 당신은 내 젊음을 탐했던 농염한 기생의 젖무덤입니다,
서울
고덕 달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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