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와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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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2-22 11:52 조회6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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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와 승객들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입니다
아주 오래 전,
나를 포함한 친구들 일곱 명은 지방의 조그만 소도시에서
결혼식을 하루 앞둔 친구의 처가댁에 함을 팔려고
서울에서 토요일 오후 고속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누군가가 알려 주어 커다란 오징어를 한 마리 사서 두 눈만 빠꼼히
나오게 구멍을 뚫어 함잡이가 얼굴에 덮어 쓸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 당시는 우리 친구들 그 누구도 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때이었고
그게 아주 당연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버스편 이용을
불편해 하지 않았습니다
이십 대 중반 한창 나이, 서울을 빠져나가는 주말의 해방감,
그리고 처음 경험 하게될 친구 처가댁에 함을 팔아 본다는 야릇한 짜릿함,
우리는 고속 버스를 타면 휴게소에서만 서게 된다는 사실을 잊고
출발 전 부터 맥주를 엄청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고속 버스 출발 시각이 다 되어
버스 승차대 앞에서 버스 회사 직원이 검표를 하며 승차권에 구멍을
뚫기 위해 승차권 제시를 요구하였을 때 우리는 아직도 양손에
두 세 개씩 들고 있는 맥주병 때문에 버스 표를 입에 문 상태에서
검표를 받고 승차를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차는 출발했고 우리들의 맥주 마시는 목운동은 멈춤을 몰랐습니다.
곧 이어 우리가 마신 맥주가 형편없이 모자란 체내의 흡수량을 빼고는
절대의 량이 바깥으로 배출을 당해야 할 시각이 다가 왔습니다
우리 일행 일곱 명 전원이 몸을 비틀며 아랫배를 부여잡고
배출의 시간을 지연 시켜보려 했지만 그것은 처음 부터 불가능했습니다
친구 하나가 고속 버스 안내양에게 다가가서 차를 세워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그 친구의 왼손은 아랫배의 혁띠를 부여잡고 쥐어틀며
배설의 지연에서 오는 극심한 고통의 흔적을 생생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안내양이 말했습니다
아저씨, 여기 고속 도로 휑한 벌판에서 어떻게 서요 ?
조금만 더 가면 갓길 옆에 산 같은 게 나올 꺼에요. 그때 기사 님에게 세워 달라고
말해 볼께요
그러자 친구는 운전하는 운전수쪽으로 머리를 돌려 다시 사정합니다
고속버스의 다른 탑승객 전원은 이 모습을 보며 끼득 거리고 그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 다른 여섯도 뒤에서 혀 꼬부라진 큰 소리로
말을 거듭니다.
" 아, 거 , 운전사 양반 ! 그냥 여기 세워 주면 되겠고만 되게 뻐기네.
아, 일 보는 거야 우리가 알아서 뒷 타이어에 하면 될꺼 아니어 ?? "
그러자 승객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터지고,
안내양도 웃고, 운전사도 웃고,
이제 고속버스 내부 모든 탑승객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즉, 고속도로 길옆에 차 잠깐 세워도 무슨 일이 있겠어 ?
대피소가 없는, 정식 휴게소가 아닌, 고속 도로 갓 길에 고속버스는 세워지고
우리 친구들 일곱은 쭈르르 내려가 차 뒤로 돌아가 타이어에 방뇨를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던 뒤차들이 차선 변경을 하려고 노오란 깜박이 등을 켜대며
우리 옆을 무섭게 스쳐서 비켜 지나갑니다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를 세우고
그 고속버스 뒤 타이어에 방뇨를 한 무용담의 주인공으로
지금도 그 친구들을 만나면 술좌석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
3 년 전,
나는 친구들과 부인들 도합 열 여섯이서 남아프리카의 최 남부,
포트 엘리자벳에서 케이프 타운으로 가는 도중 레인즈라는 별장을 향해
전세 고속버스를 타고 황량한 벌판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때도 똑 같은 상황이 벌어져 우린 운전사 겸 가이드에게 차를
세워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차내의 승객은 우리 한국인뿐 아무도
없는 상태이고, 고속 도로는 집 한 채 없는 그야말로 황야의 한 중간입니다
지나가는 차도 드문드문, 바깥은 살인적인 더위로 우리가 방뇨를 해도
2 - 3 분이면 자연 소멸될 그런 더운 날씨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는 보기 좋게 거절당했습니다
이미 전세버스 그 운전사와는 8 일째 같이 여행하며 우리와 정이 듬뿍 들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몇 번을 고쳐 요구했고, 급한 친구는 정말 바지에 실례를 하기 일 초 전이었지만
그 운전사는 웃으면서도, 그 다급성을 공감하면서도
거절했습니다. 물론 미안하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 이유는,
규정상 그 버스는 고속도로상에서 사고가 난 비상 사태가 아니고는
세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지정된 휴게소가 아닌 고속도로상에 차를 세우면 매우 위험해서 승객의
안전이 보장 안 된다는 것입니다
+++
바로 일 년 전.
나는 다시 친구 여덟 명과 그 부인들, 부부 동반으로 남부 스페인에서 서부 포르투갈로
넘어가는 전세 관광버스 안에 있었습니다 .
우리 친구들 돈 모아 2-3 년마다 한번씩 해외 여행을 해 보자는
소박한 꿈의 두 번 째 실현입니다.
내가 그 동안 해외 출장 차 다녔던 수많은 곳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골라
차례차례 가보자는, 우리 친구들로써는 가슴 벅찬 그런 계획의 두 번 째 실현입니다
친구 중 세 명 이서 남부 스페인의 그림과 같은 경치에 반하고 ,
포루투갈로 넘어가는 고속 도로변의 황량한 벌판과 코르크 나무로 도배를 한 주변의
특이한 풍광과 장장 다섯 시간 넘게 달리는 오늘 여정의 기나김에 인내심을 잃고
맥주를 마신 게 화근이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나에게 통역을 요구하는 친구들에게
나는 말했습니다
" 그거 안돼 ! 아마 안될 꺼야 ! 코쟁이 덜 안전을 이유로 고속도로
아무데나 안 세워 줘 ! 내가 잘 알아 ! "
그러자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시 나에게 요구합니다
" 야 ! 그러면 어떡해 ! 바지에 싸게 생겼는데... 여기 허허벌판 아무도 없는데 뭐....
어떻게 한번 잘 사정해 봐 ! 무지하게 급해 !! "
그러자 차내의 부인들도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며 전부 하나 같이 나에게
압력을 가했습니다. 어떻게 잘 말해 보라고...
나는 120 킬로그램이 훨씬 넘는, 인심 좋게 생긴 프랑스 출신 스페인 전세버스 운전사에게
최대한 장난끼를 빼고 요청했습니다.
요청이 안통하자 정식으로 다시 한번 간청했습니다. 간청이 안통하자 이번에는
서비스를 받는 위치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더 차를 고속도로 옆에 세울 것을
정식으로 요구했습니다
차의 맨 앞 운전석 옆에서 가이드 겸, 통역을 담당한 나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나의 체면이 구겨지고, 친구들의 시선이 내 등뒤에 와 꽂히는 것을 느끼어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차내 분위기가 험악하게 돌아가고, 한참의 침묵이 흘렸고, 운전하는 운전사의얼굴도
약간은 상기되어 있는 게 바로 옆에 선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나는 등을 돌려 차내의 친구들, 나를 뺀 열 다섯의 얼굴들을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 거 봐 ! 코쟁이들은 안 된다고 ! 안 된다니까 !!
달리는 고속도로 길옆에 차를 세울 수 없게 되어 있데.
그러면 승객이 안전하지 못하니까 못 하게 되어 있데.
자기는 그렇게 못하게 되어 있으니 세울 수가 없데... 승객이 안전하지 않으니까
세울 수 없데... 거 봐, 내가 뭐라고 허데 ?? 이네들은 안전이 보장 안되면
못하게 되어 있고, 못하게 되어 있으면 죽여도 안 한다니까 !
내가 몇 번 말해야 알아듣겠냐 ?? 그냥 싸, 그냥 싸라구 !!! "
..........
달림이 여러분 !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410 명을 태우고 가던 우리의 지하철 운전사는
마스타 키를 빼어 호주머니에 넣고 혼자 탈출, 상관들과 심문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하고
10 시간만에 경찰에 나타났다 합니다.
문을 열어 주고 나왔다고 하였으나 그 시각 우리의 무고한 지하철 승객 시민은
자기를 싣고 운행하는 그 전동차 운전사를 믿고,
조금만 더 참으면서 어떤 안내 방송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모니터를 지켜보며 승객의 안전을 위해 눈 깜박거림도 모았다가 퇴근 후 해야할
그 사람은 자리에도 없었습니다. 경조사 참석으로, 회의로 평소에도 자주
그렇다고 말해 우리의 소름을 돋게 만들었습니다
비상 사태 발발시 초기의 허둥거림으로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해 행동 요령을 적어
놓은 메뉴얼을 옆에 걸어 놓고 밤낮으로 외우고 있어야할 지령실 그 사람의 정신 넋 나간
당시의 육성 녹음 테잎을 들으며 우리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
오래 전 이북에서 비행기가 남하한 실재 사건 발발시 서울 시청의 비상 싸이렌 소리는
울리지 않았었습니다. 오작동이 많아 평소에도 꺼 놓았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습니다
오래 전 우리의 국적기 스튜어디스는 기내 화재 발생시 승객을 제치고 맨 먼저
비행기를 탈출했습니다
대한민국 달림이 여러분 !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저는 이렇게 말해야 됩니까 ?
사랑하는 내 조국 대한민국 동포 여러분 !
나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부디 이민 가십시오. 될수록 멀리, 멀리 가셔서 맘 편하게 명데로 사십시요
아니라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고인이 되신 대구 지하철 시민들께 살아있는 우린 뭐라고 말해야 됩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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