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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지하철에도 봄은 오는가! (대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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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경수 작성일03-02-21 14:14 조회4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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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지하철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시대 대구 출신 시인
이상화님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고 노래했는데

불탄 지하철에도 봄은 오는가?

며칠 날씨가 따뜻하더니
분지 대구에도 봄이 곧 오는줄 알았더니
봄보다 화재가 먼저 왔구나

봄이 오는 걸 시샘해서
화재가 먼저 급행 열차
지하철을 타고 우리 곁에 왔구나

봄맞이 가는 엄마 아빠 누나 동생이
미처 봄을 맞기도 전에
미처 따뜻한 봄볕을 쬐기도 전에
뜨거운 화마 속으로 빨려 들어갔구나

비행기 사고처럼
돈이 많아서 비행기를 탄 것도 아니고
차가 없어서 자가용도 타지 못하고
600원 승차 티켓을 끊어
우리네 서민 이웃들
한꺼번에 <불의 전차>처럼
기름을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들었구나

뛰어가는 것도 모잘라
급행 열차 지하철을 타고
그것도 봄이 아닌
죽음 속으로 달려들었구나

봄아
니가 조금만 일찍 오지 그랬어
그랬으면 사람들 어두운 지하철 타지 않고
봄햇살 맞으며 거리로 달리고 걸어갈텐데
니가 조금만 일찍 왔다면
사람들 그렇게 어두운 지하로
그렇게 답답하게 기어들어가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겉옷을 벗어들고 지상으로
봄마중 나갈텐데

암흑 속에서
죽어가며 절규하며
여보 사랑해!
엄마 살고싶어요!
핸드폰 통화 하지 않아도 될텐데
마지막 전파는 결국 지하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아!
봄이 조금 늦게 왔구나
그 틈에 화마가 먼저 놀러왔구나

빼앗긴 지하철에도 봄은 오는가
불탄 지하철에도 한 송이
흰국화꽃은 피어나는가!

대구에서 냉차
변경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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