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달림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1-28 14:55 조회58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못 말리는 달림이
안녕하십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입니다
요사이 매일 새벽에 중무장을 하고 집을 나서며 뜀 길에 오를 때 느끼는 것이 있다.
작년 겨울 추위에는 나의 방한 복장이 어땠었드라 ?
이 방한 마스크도 금년에 새로 산 것 이고,
아래 두툼한 방한 츄리닝도 금년에 청계천에서 떨이로 새로 산 것이고...
그럼 작년 겨울에는 어떻게 무얼 입고 이 새벽길 엄동설한을 뛰었단 말인가 ?
매번 살 때마다 이제 더 이상 새로 살 필요가 없으니
이 복장으로 석 삼 년은 버티겠다 했는데 매년 새로 사대니
참 알 수가 없다. 그 옷들이 닳아 떨어진 것도 아닌데...
되돌아보면 나는 옷 구매에 관한 한 지독하리 만치 인색했었다
나에게는 옷값이 너무 비쌀뿐더러 겉으로 치장하는 것에 하는 투자보다는
항상 부족한 돈을,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금은 더 알찬 곳, 더 알찬 것에 돈을
쓰는 것이 더 현명할 듯 하여 그리하도록 노력해 봐왔다.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았지만.....
아내랑 같이 외출할 때면 한 두 번은 꼭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다
옷 입은 게 그게 무어냐고... 내 옆에 바짝 따라오지 말라고...
심한 경우에는 그 복장이면 나 오늘 같이 안 나갈래,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출 자체가 취소되지는 않았지만 아내의 나온 입을 들어가게
하는 데에 나는 필요 이상의 아양이 더 들어가곤 했다.
그런 나에게 변화가, 예외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달리는 복장, 달리는 신발, 달리는 용품이다.
어디를 가나 이런 종류의 판매대를 보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요리 조리 만져보며 사고 싶은 유혹과 진한 싸움을 한다 .
욕심대로 사지도 못하지만 그곳에 머물며 사고 싶은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만 해도
지나온 수 해 나의 삶 방식에서 보면 커다란 파격이다.
멋진 옷, 멋진 신발, 멋진 색안경
하다못해 멋지게 재봉해 놓은 야광 반사 안전띠만 보면
그걸 입고, 신고, 두르고 바닷가 호미곶 월광 쏘나타를 뛴다거나
동아 마라톤에서 광화문 종로 통을 야생마처럼 질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흐믓해 한다
어제 시내를 가다가 운동 용품점이 눈에 뜨이기에 잠시 들어갔다
참 멋들어진 방한 모자다. 이런 모자가 요사이 유행하는지 많이 보인다
옛날 같으면 길거리 군밤 장수가 많이 쓰던 것 같은 이런 모양이
버젓이 유행이 되어 상점 진열장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으니
참, 유행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몇 해전, 아들놈과 북경에 갔을 때 상점가를 둘러보던 아들놈이
낡고 낡은 중공 인민군 가방을 그렇게도 탐내던 이유를 이해 못해
야단을 친 적이 있었는데, 요즈음의 유행 감각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워 난해한 면이 있다
좌우지간 시류가 그래서인가 그 모자가 참 멋있게 보였다
값을 물으니 터무니없이 비싸다
원단 쪼가리 몇 조각 맞추어 이어 놓은 것에 불과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다. 당연히 사지 않고 그냥 나왔다. 집에 재봉틀이 있으면
대충 눈대중으로 내가 집에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현재 입고 뛰는 이 방한 옷은, 지금으로부터 약 20 여 년 전 겨울,
카나다 에서도 매우 추운 곳 중 하나인 중부 내륙 지방 위니페그란 곳에 출장을 갈 때,
이태원에서 싸게 산 오리 털 파카인데, 이 파카는 말이 파카지
속의 오리 털이 이미 다 빠져나갔고, 염병 걸린 쥐새끼 털처럼 몇 개 안 들은
털 마저 이미 방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거니와 그 동안 20 여 년 줄기차게 입으니
소매 끝은 이미 다 닳아 너덜너덜 해진지가 언제부터인지 가물가물 하다.
그래도 버리기가 아까워 봄, 여름, 가을 잘 보관했다가 겨울철 뜀 질 연습 할 때는
다시 꺼내 입는데 나한테는 이게 그만이다. 헐었지만 어두운 꼭두새벽에 나가니
누가 봐도 그 상태를 알 수 없고, 또 험하게 빨아 재껴도 상할까봐 신경 쓰임이
없으니 좋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두운 미사리 한강변을 한참 신나게 숨 헐떡거리며 뛰어가는데
갑자기 내 앞에 두 개의 사람 형체가 불쑥 솟더니 소리를 꿱 ! 지른다.
" 정지 ! "
" ........ "
나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아직 파악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섰다. 그러자
그 두 사람 그림자는 나에게 살벌한 인명 살상용 총을 겨누고 다음 구령을 외쳐댔다.
" 손들어 ! .... 암구호 ! "
그때서야 나는 사태를 짐작하고 얼른 주머니에서 내 안경을 꺼내 썼다.
앞에 군인 보초 둘이 나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그림이 들어왔다. 뛰면서 안경에
입김이 서려 앞을 보지 못하는 걸 피하려고 내 안경을 주머니에 넣고 뛴 게 불찰이다.
얼레 ? 어제 새벽까지도 아무 것도 없었는데...??
안경을 쓰고 보니 미사리 한강변 둔치에 어마어마한 부대가 간밤에 이동해와
진지를 구축하고 야영한 게 보인다. 아마 동계 한강 도하 작전중인 모양이다
군인 야영 텐트나 수송 차량, 대포, 도하용 수륙 양용차 같은 것들의 위장이 너무
철저해서 달려오던 내가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다. 지독한 약시인 내가 안경을
벗고 있었으니 더 더욱 모를 수밖에.... 나는 얼른 두 팔을 양 귀 뒤에 붙히여
두 손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 민간인입니다. 쏘지 마요 ! 담박질 나온 민간인입니다 !!! "
그러자 초병 둘이 나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그 둘 중 아무도 안경을 끼고 있지 않은
정상 시력 보유자이었으니 나의 접근을 미리 알아 차렸을 것이지만
아마 나를 검열관으로 착각하고 규정대로 수하를 한 모양이다.
예상대로 부대는 한강 도하작전 수행 중이었다. 어제 야밤에 이동해서 대 엿새
더 머무는 모양이다.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걸 보니 초병은 아직 고참이 아닌
모양이다. 짜아식, 군대 이동 사실을 발설하다니....
나는 달려오던 그 기세에 한참을 숨고르기하며 방한복으로 중무장한 초병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그 초병하나가 목둘레에 두르고 있는 방한 목도리가 마음에
들었다. 턱밑까지 차 올라온 폴라 티 셔츠 목처럼 단순하게 생겼는데 목 주위의
냉기를 막는데는 그만인 것 같이 생겼다. 나는 추운 겨울에 저걸 두르고 뛰면
모자와 잠바 사이의 공간으로 파고드는 목의 한기를 완전 차단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직도 총부리를 땅으로 다 내려놓지 않고 있는 그 초병에게 한 발 더 다가가
물었다.
" 이 목도리 같은 거 참 좋게, 따뜻하게 생겼네요, 잉 !
이 거 두르고 겨울에 뛰면 끝내줄 것 같은데....
이 거 동대문 시장 가면 살 수 있을랑가요 , 잉 ?? "
그러자 그 초병은 이제서야 총부리를 완전히 내렸다가 다시 오른쪽 어께에 총을걸며
나를 보고 말한다.
" 아저씨 ! 작전중입니다 당분간 일루 오면 안됩니다. 절로 돌아 가십시요.
아, 그리고 손들어 ! 라고 하는 군인한테 그 목도리 어디가면 사냐고 묻는 사람이
어데 있어요 ? 근데 , 아저씨 마라톤 선수요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 이 글은 글 쓴이의 고정 칼럼, " 박복진의 마라톤 이야기 "
러너스 코리아 ( www. runnerskorea.com )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입니다
요사이 매일 새벽에 중무장을 하고 집을 나서며 뜀 길에 오를 때 느끼는 것이 있다.
작년 겨울 추위에는 나의 방한 복장이 어땠었드라 ?
이 방한 마스크도 금년에 새로 산 것 이고,
아래 두툼한 방한 츄리닝도 금년에 청계천에서 떨이로 새로 산 것이고...
그럼 작년 겨울에는 어떻게 무얼 입고 이 새벽길 엄동설한을 뛰었단 말인가 ?
매번 살 때마다 이제 더 이상 새로 살 필요가 없으니
이 복장으로 석 삼 년은 버티겠다 했는데 매년 새로 사대니
참 알 수가 없다. 그 옷들이 닳아 떨어진 것도 아닌데...
되돌아보면 나는 옷 구매에 관한 한 지독하리 만치 인색했었다
나에게는 옷값이 너무 비쌀뿐더러 겉으로 치장하는 것에 하는 투자보다는
항상 부족한 돈을,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금은 더 알찬 곳, 더 알찬 것에 돈을
쓰는 것이 더 현명할 듯 하여 그리하도록 노력해 봐왔다.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았지만.....
아내랑 같이 외출할 때면 한 두 번은 꼭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다
옷 입은 게 그게 무어냐고... 내 옆에 바짝 따라오지 말라고...
심한 경우에는 그 복장이면 나 오늘 같이 안 나갈래,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출 자체가 취소되지는 않았지만 아내의 나온 입을 들어가게
하는 데에 나는 필요 이상의 아양이 더 들어가곤 했다.
그런 나에게 변화가, 예외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달리는 복장, 달리는 신발, 달리는 용품이다.
어디를 가나 이런 종류의 판매대를 보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요리 조리 만져보며 사고 싶은 유혹과 진한 싸움을 한다 .
욕심대로 사지도 못하지만 그곳에 머물며 사고 싶은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만 해도
지나온 수 해 나의 삶 방식에서 보면 커다란 파격이다.
멋진 옷, 멋진 신발, 멋진 색안경
하다못해 멋지게 재봉해 놓은 야광 반사 안전띠만 보면
그걸 입고, 신고, 두르고 바닷가 호미곶 월광 쏘나타를 뛴다거나
동아 마라톤에서 광화문 종로 통을 야생마처럼 질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흐믓해 한다
어제 시내를 가다가 운동 용품점이 눈에 뜨이기에 잠시 들어갔다
참 멋들어진 방한 모자다. 이런 모자가 요사이 유행하는지 많이 보인다
옛날 같으면 길거리 군밤 장수가 많이 쓰던 것 같은 이런 모양이
버젓이 유행이 되어 상점 진열장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으니
참, 유행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몇 해전, 아들놈과 북경에 갔을 때 상점가를 둘러보던 아들놈이
낡고 낡은 중공 인민군 가방을 그렇게도 탐내던 이유를 이해 못해
야단을 친 적이 있었는데, 요즈음의 유행 감각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워 난해한 면이 있다
좌우지간 시류가 그래서인가 그 모자가 참 멋있게 보였다
값을 물으니 터무니없이 비싸다
원단 쪼가리 몇 조각 맞추어 이어 놓은 것에 불과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다. 당연히 사지 않고 그냥 나왔다. 집에 재봉틀이 있으면
대충 눈대중으로 내가 집에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현재 입고 뛰는 이 방한 옷은, 지금으로부터 약 20 여 년 전 겨울,
카나다 에서도 매우 추운 곳 중 하나인 중부 내륙 지방 위니페그란 곳에 출장을 갈 때,
이태원에서 싸게 산 오리 털 파카인데, 이 파카는 말이 파카지
속의 오리 털이 이미 다 빠져나갔고, 염병 걸린 쥐새끼 털처럼 몇 개 안 들은
털 마저 이미 방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거니와 그 동안 20 여 년 줄기차게 입으니
소매 끝은 이미 다 닳아 너덜너덜 해진지가 언제부터인지 가물가물 하다.
그래도 버리기가 아까워 봄, 여름, 가을 잘 보관했다가 겨울철 뜀 질 연습 할 때는
다시 꺼내 입는데 나한테는 이게 그만이다. 헐었지만 어두운 꼭두새벽에 나가니
누가 봐도 그 상태를 알 수 없고, 또 험하게 빨아 재껴도 상할까봐 신경 쓰임이
없으니 좋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두운 미사리 한강변을 한참 신나게 숨 헐떡거리며 뛰어가는데
갑자기 내 앞에 두 개의 사람 형체가 불쑥 솟더니 소리를 꿱 ! 지른다.
" 정지 ! "
" ........ "
나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아직 파악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섰다. 그러자
그 두 사람 그림자는 나에게 살벌한 인명 살상용 총을 겨누고 다음 구령을 외쳐댔다.
" 손들어 ! .... 암구호 ! "
그때서야 나는 사태를 짐작하고 얼른 주머니에서 내 안경을 꺼내 썼다.
앞에 군인 보초 둘이 나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그림이 들어왔다. 뛰면서 안경에
입김이 서려 앞을 보지 못하는 걸 피하려고 내 안경을 주머니에 넣고 뛴 게 불찰이다.
얼레 ? 어제 새벽까지도 아무 것도 없었는데...??
안경을 쓰고 보니 미사리 한강변 둔치에 어마어마한 부대가 간밤에 이동해와
진지를 구축하고 야영한 게 보인다. 아마 동계 한강 도하 작전중인 모양이다
군인 야영 텐트나 수송 차량, 대포, 도하용 수륙 양용차 같은 것들의 위장이 너무
철저해서 달려오던 내가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다. 지독한 약시인 내가 안경을
벗고 있었으니 더 더욱 모를 수밖에.... 나는 얼른 두 팔을 양 귀 뒤에 붙히여
두 손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 민간인입니다. 쏘지 마요 ! 담박질 나온 민간인입니다 !!! "
그러자 초병 둘이 나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그 둘 중 아무도 안경을 끼고 있지 않은
정상 시력 보유자이었으니 나의 접근을 미리 알아 차렸을 것이지만
아마 나를 검열관으로 착각하고 규정대로 수하를 한 모양이다.
예상대로 부대는 한강 도하작전 수행 중이었다. 어제 야밤에 이동해서 대 엿새
더 머무는 모양이다.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걸 보니 초병은 아직 고참이 아닌
모양이다. 짜아식, 군대 이동 사실을 발설하다니....
나는 달려오던 그 기세에 한참을 숨고르기하며 방한복으로 중무장한 초병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그 초병하나가 목둘레에 두르고 있는 방한 목도리가 마음에
들었다. 턱밑까지 차 올라온 폴라 티 셔츠 목처럼 단순하게 생겼는데 목 주위의
냉기를 막는데는 그만인 것 같이 생겼다. 나는 추운 겨울에 저걸 두르고 뛰면
모자와 잠바 사이의 공간으로 파고드는 목의 한기를 완전 차단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직도 총부리를 땅으로 다 내려놓지 않고 있는 그 초병에게 한 발 더 다가가
물었다.
" 이 목도리 같은 거 참 좋게, 따뜻하게 생겼네요, 잉 !
이 거 두르고 겨울에 뛰면 끝내줄 것 같은데....
이 거 동대문 시장 가면 살 수 있을랑가요 , 잉 ?? "
그러자 그 초병은 이제서야 총부리를 완전히 내렸다가 다시 오른쪽 어께에 총을걸며
나를 보고 말한다.
" 아저씨 ! 작전중입니다 당분간 일루 오면 안됩니다. 절로 돌아 가십시요.
아, 그리고 손들어 ! 라고 하는 군인한테 그 목도리 어디가면 사냐고 묻는 사람이
어데 있어요 ? 근데 , 아저씨 마라톤 선수요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 이 글은 글 쓴이의 고정 칼럼, " 박복진의 마라톤 이야기 "
러너스 코리아 ( www. runnerskorea.com )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