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마라톤 그리고 거제도 친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1-14 11:55 조회574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2003. 1. 12
거제도, 마라톤 그리고 거제도 친구
여기는 경남 거제도, 학동의 조그마한 포구 몽돌 해수욕장 .
러너스 코리아 주최 새해 맞이 제 2 회 거제 마라톤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전구간을 뛰어 보고 싶어 어제 밤 서울에서 내려 왔지요.
정확하게 출발 3 시간 전에 아침 식사를 끝내려고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바닷가 식당에 어슬렁거리며 들어갔습니다
방금 솟아 오른 해가 이제 그 붉은 기운은 막 떨쳐 놓고
수평선을 한번 박찬 듯이 숭, 숭, 위로 위로 차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부지런한 새벽 사람들은 몽돌 돌무더기를 밟고 서서 차 오르는 해를 보려고
수평선 해돋이를 향해 꼼짝 않고 서 있는 모습, 그 모습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방석을 끌어 당겨 자리한 식당 안의 온돌방 식탁에서는
막힘 없이 통 유리로 된, 바닷가를 향한 통 창문을 통해 솟는 해를 그대로
다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멋있는 광경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횟집 식당 앞에 동해안의 정동진 역을 연상케 하는
두 그루의 사람 키 두 배 만한 소나무가 있는데요, 태양이 그 두 소나무 사이에서
지금 솟아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야 !! 탄성을 지르고 꼼짝 않고 그 태양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지요. 통 유리에는 식당 차림표가 부채 살처럼 좌에서 우로 포물선을 그리며
주욱 나열해 놓았는데 즉, 광어회, 도다리회, 전복죽, 도미회 등 등...
다시 말씀 드리면, 20 여 년 생 소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해는 솟아오르고
그 해의 눈부심은 횟집의 차림표 글씨 사이로 퍼져 나에게 다가오고...
정말 흔치 않는 멋진 광경이 지금 내 두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희미하게는, 마라톤 출발선 광장에서 오늘의 진행을 위해 이 꼭두새벽에 차양을 치며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 러너스 코리아 마라톤 진행 요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의
행사 준비 소리도 간간이 들리는군요
거제도. 거제도 마라톤.
무엇이 나를 포함하여 , 대한민국 방방곡곡 달림이 들을 여기에 달려
내려오게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달리기도 좋지만 이렇듯 탁 트인 바닷가, 솟아오르는 태양,
서둘지 않아도 모든 게 잘 풀릴 것만 같은 섬 특유의 여유 로운 분위기.
뭐 ,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며 조금 있으면 저 산모퉁이를 돌아 굽이굽이
105 리 뜀길이 펼쳐진 곳을 울긋불긋 원색의 마라톤 복을 입은 2,000 여 뜀꾼들과
달릴 생각을 하니 조그마한 긴장감이 스멀스멀 감싸옵니다
주문한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나는 두 소나무 사이를 이제 거의 다 빠져나간
아침 태양을 바라보며, 이곳 거제도에 사는 한 오랜 친구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각 그 친구는 호주 북부 어느 바다를 항해하고 있을 그 친구.
나는 그 친구를 군대 복무 시 만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군 입대 전부터 배를 탔다 합니다. 제대 후 지금 까지도 배를 타는
자칭, 타칭 뱃놈입니다.
주로 해외를 떠돌아다니는 큰 탱크 선이나 커다란 화물선을 타는데
한번 출항하면 거의 일년을 망망 대해 위에서 보내고 귀국하면 한 달여
집에서 이름 없는 산을 다니며 야생란을 찾고 그리고 러시아 문학에
심취해서 러시아 거의 모든 소설을 탐독하였으며,
그러는가 하면 또 독한 말술을 마다 않는,
나 같은 쫌씨 도시인에게는 그야말로 부러움 그 자체라 할 수 있지요.
속박된 게 하나 없이 망망 대해를 일년 동안 훨훨 떠돌아다니다가,
귀국해서는 술병을 끼고 산으로 들로 야생란을 찾아다니며
벌판에 드러누워 책을 읽고, 시도 쓰고...
그러다가 바다가 그리우면 다시 바다로 나가고....
지금껏 청춘을 보낸 그러한 그의 삶의 방식 때문인지
그의 호방한 성격이 잘 나타나는 많은 일화가 있는데
우리 같은 도시 삶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그저 무용담으로 밖에는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특이한 삶의 한 면입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는데 밑에 무어가 밀려나온 게 보였다 합니다
그 친구는 면도하는 면도날로 그걸 싹뚝 잘라냈다 합니다
굳이 부언 하자면 자가 치질 수술을 한 셈인데, 껄껄 웃으며 하는 그 친구의 말은,
" 와, 그거 되게 아푸도마이 ! 피도 엄청 시레 많이 나데이 !
뱃놈 하나 죽는다 싶었고마이 !! "
그 친구는 또 오른쪽 엉덩이가 크게 함몰되고 무지막지한 상어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 아, 태평양 서 사모아 섬 안 있나 ? 거기 가다가 배의 스크류가 해조에 감겼는데
선원 아무도 안 내려가는기라. 그래 내가 퐁당 뛰어 안 들어갔나.
한참을 스크류에 걸린 것 풀려고 들락날락 씨름하고 있는데 거 머시기 시커먼 기가
나한테 오는기라. 와, 이게 머시가 하고 보는데, 그냥 내립다 달려들더니만
내 엉덩이 살 한 첨 물고 가데. 와, 디게 빠르도마이... "
일년에 한번씩 귀국해서 나를 찾아오는 그 친구와 마주 앉아 밤을 세우며 그 친구의
무용담을 듣노라면 나는 그저 이 답답한 도시 뭍 생활을 팽개치고 그 친구를 따라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마음껏 휘젓고 다니고 싶은 바램이 끝도 한도 없이
일렁이곤 했지요.
자유 ! 그 친구가 오대양을 휘젓고 다니며 맛보던 그 넘쳐나던 자유 !
나는 다행이기도 마라톤을 알게 되어 주말이면 훠이, 훠이 방방곡곡 뛰어 다니는
나 나름의 방안을 갖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면 너무 속 보이는 위안일까요 ?
자유 !
잃어버린 도시인의 자유 본능을 찾아 이 곳, 이 섬, 이 작은 해변까지 달려와,
이름 없는 작은 포구의 식당 앞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저 우람한 아침해를 보며,
그저 말없이 미소짓고 마라톤 출발 시각을 조용히 기다리며,
지금은 옆에 없는 보고 싶은 나의 거제도 친구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 봅니다.
저기 옆 창으로 " 새해 맞이 거제도 마라톤 출발 " 이라는 철재 구조물이 커다란
트럭 기중기에 물리어 막 올라가 설치되는 게 보이는군요.
이제 아침 햇살이 다 퍼졌습니다.
출발선상 양 옆으로 서서 힘차게 펄럭이는 마라톤 깃발들, 깃발들...
오늘은 마라톤 하기 매우 좋은 날이군요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거제도, 마라톤 그리고 거제도 친구
여기는 경남 거제도, 학동의 조그마한 포구 몽돌 해수욕장 .
러너스 코리아 주최 새해 맞이 제 2 회 거제 마라톤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전구간을 뛰어 보고 싶어 어제 밤 서울에서 내려 왔지요.
정확하게 출발 3 시간 전에 아침 식사를 끝내려고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바닷가 식당에 어슬렁거리며 들어갔습니다
방금 솟아 오른 해가 이제 그 붉은 기운은 막 떨쳐 놓고
수평선을 한번 박찬 듯이 숭, 숭, 위로 위로 차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부지런한 새벽 사람들은 몽돌 돌무더기를 밟고 서서 차 오르는 해를 보려고
수평선 해돋이를 향해 꼼짝 않고 서 있는 모습, 그 모습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방석을 끌어 당겨 자리한 식당 안의 온돌방 식탁에서는
막힘 없이 통 유리로 된, 바닷가를 향한 통 창문을 통해 솟는 해를 그대로
다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멋있는 광경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횟집 식당 앞에 동해안의 정동진 역을 연상케 하는
두 그루의 사람 키 두 배 만한 소나무가 있는데요, 태양이 그 두 소나무 사이에서
지금 솟아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야 !! 탄성을 지르고 꼼짝 않고 그 태양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지요. 통 유리에는 식당 차림표가 부채 살처럼 좌에서 우로 포물선을 그리며
주욱 나열해 놓았는데 즉, 광어회, 도다리회, 전복죽, 도미회 등 등...
다시 말씀 드리면, 20 여 년 생 소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해는 솟아오르고
그 해의 눈부심은 횟집의 차림표 글씨 사이로 퍼져 나에게 다가오고...
정말 흔치 않는 멋진 광경이 지금 내 두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희미하게는, 마라톤 출발선 광장에서 오늘의 진행을 위해 이 꼭두새벽에 차양을 치며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 러너스 코리아 마라톤 진행 요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의
행사 준비 소리도 간간이 들리는군요
거제도. 거제도 마라톤.
무엇이 나를 포함하여 , 대한민국 방방곡곡 달림이 들을 여기에 달려
내려오게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달리기도 좋지만 이렇듯 탁 트인 바닷가, 솟아오르는 태양,
서둘지 않아도 모든 게 잘 풀릴 것만 같은 섬 특유의 여유 로운 분위기.
뭐 ,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며 조금 있으면 저 산모퉁이를 돌아 굽이굽이
105 리 뜀길이 펼쳐진 곳을 울긋불긋 원색의 마라톤 복을 입은 2,000 여 뜀꾼들과
달릴 생각을 하니 조그마한 긴장감이 스멀스멀 감싸옵니다
주문한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나는 두 소나무 사이를 이제 거의 다 빠져나간
아침 태양을 바라보며, 이곳 거제도에 사는 한 오랜 친구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각 그 친구는 호주 북부 어느 바다를 항해하고 있을 그 친구.
나는 그 친구를 군대 복무 시 만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군 입대 전부터 배를 탔다 합니다. 제대 후 지금 까지도 배를 타는
자칭, 타칭 뱃놈입니다.
주로 해외를 떠돌아다니는 큰 탱크 선이나 커다란 화물선을 타는데
한번 출항하면 거의 일년을 망망 대해 위에서 보내고 귀국하면 한 달여
집에서 이름 없는 산을 다니며 야생란을 찾고 그리고 러시아 문학에
심취해서 러시아 거의 모든 소설을 탐독하였으며,
그러는가 하면 또 독한 말술을 마다 않는,
나 같은 쫌씨 도시인에게는 그야말로 부러움 그 자체라 할 수 있지요.
속박된 게 하나 없이 망망 대해를 일년 동안 훨훨 떠돌아다니다가,
귀국해서는 술병을 끼고 산으로 들로 야생란을 찾아다니며
벌판에 드러누워 책을 읽고, 시도 쓰고...
그러다가 바다가 그리우면 다시 바다로 나가고....
지금껏 청춘을 보낸 그러한 그의 삶의 방식 때문인지
그의 호방한 성격이 잘 나타나는 많은 일화가 있는데
우리 같은 도시 삶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그저 무용담으로 밖에는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특이한 삶의 한 면입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는데 밑에 무어가 밀려나온 게 보였다 합니다
그 친구는 면도하는 면도날로 그걸 싹뚝 잘라냈다 합니다
굳이 부언 하자면 자가 치질 수술을 한 셈인데, 껄껄 웃으며 하는 그 친구의 말은,
" 와, 그거 되게 아푸도마이 ! 피도 엄청 시레 많이 나데이 !
뱃놈 하나 죽는다 싶었고마이 !! "
그 친구는 또 오른쪽 엉덩이가 크게 함몰되고 무지막지한 상어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 아, 태평양 서 사모아 섬 안 있나 ? 거기 가다가 배의 스크류가 해조에 감겼는데
선원 아무도 안 내려가는기라. 그래 내가 퐁당 뛰어 안 들어갔나.
한참을 스크류에 걸린 것 풀려고 들락날락 씨름하고 있는데 거 머시기 시커먼 기가
나한테 오는기라. 와, 이게 머시가 하고 보는데, 그냥 내립다 달려들더니만
내 엉덩이 살 한 첨 물고 가데. 와, 디게 빠르도마이... "
일년에 한번씩 귀국해서 나를 찾아오는 그 친구와 마주 앉아 밤을 세우며 그 친구의
무용담을 듣노라면 나는 그저 이 답답한 도시 뭍 생활을 팽개치고 그 친구를 따라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마음껏 휘젓고 다니고 싶은 바램이 끝도 한도 없이
일렁이곤 했지요.
자유 ! 그 친구가 오대양을 휘젓고 다니며 맛보던 그 넘쳐나던 자유 !
나는 다행이기도 마라톤을 알게 되어 주말이면 훠이, 훠이 방방곡곡 뛰어 다니는
나 나름의 방안을 갖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면 너무 속 보이는 위안일까요 ?
자유 !
잃어버린 도시인의 자유 본능을 찾아 이 곳, 이 섬, 이 작은 해변까지 달려와,
이름 없는 작은 포구의 식당 앞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저 우람한 아침해를 보며,
그저 말없이 미소짓고 마라톤 출발 시각을 조용히 기다리며,
지금은 옆에 없는 보고 싶은 나의 거제도 친구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 봅니다.
저기 옆 창으로 " 새해 맞이 거제도 마라톤 출발 " 이라는 철재 구조물이 커다란
트럭 기중기에 물리어 막 올라가 설치되는 게 보이는군요.
이제 아침 햇살이 다 퍼졌습니다.
출발선상 양 옆으로 서서 힘차게 펄럭이는 마라톤 깃발들, 깃발들...
오늘은 마라톤 하기 매우 좋은 날이군요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