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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열전 III ] 골든 벨(Golden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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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12-07 11:18 조회6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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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호프
바보는 술마시기를 좋아합니다.

그는 한달치 술값을
광화문에 있는 단골 호프집에
매월 초에 미리 내놓고 마십니다.

바보지만 돈이 많은 그는
한달에 100만원을 술값에 쓰는데
매달 1일에 단골 호프집 주인에게
빳빳한 현찰로 100만원을 맡깁니다.

100만원 범위내에서 마시는 데
그달에 100만원어치를 다 마시지 못하면
다음달로 이월되지는 않습니다.
호프집 수입으로 잡힌답니다.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매월 마지막날
하루만은
남은 금액에 상관없이
100만원에 상관없이
무한정 마실 수 있는 옵션을
주인이 제공했습니다.

바보가 단골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11개월동안
1100만원을 맡기고 실제 마신 것은
100만원어치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보는 한번도
이 옵션을 쓴 적이 없었습니다.

호프집 주인은
너무 좋았습니다.
바보가 나타나면
뽀뽀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12월이 다되어도
한해가 저물어가도
바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100만원이 그냥 굳는겁니다.

바보가 나타난 것은
12월 31일 저녁 10시경이었습니다.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려는 사람으로
호프집은 송곳하나
꽂을데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바보가 나타나자
주인이 반색을 하며 문앞까지 나가
정중하게 모십니다.
바보를 위해 항상 비워두는
전용 특별석으로 모십니다.

토플리스 차림의 아가씨가
시원한 맥주를 큰 잔으로
갖다주며 윙크를 합니다.

마음대로 먹고 마시라며
주인이 옆에서 아양을 떱니다.
그러나 주인은 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었지요
두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바보가 아무리 마셔본들 얼마나
마시겠느냐고요.

바보는 흥청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묵묵히 술잔을 기울입니다.

바보가 일어서서 카운터로 다가간 것은
자정이되기 1분전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바보가 마신것은
맥주 2000 CC였습니다.

바보가 카운터 앞 천정에 매달아 논
종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골든 벨을 울린 것입니다.
골든 벨을 울리는 사람은
그 술집에 있는 모든 사람의
술값을 부담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호프집의 오래된
아름다운 풍속이지요.

호프집 주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습니다.

술집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팔을 높이 들고
"바보만세!"를 외쳤습니다.

뎅뎅뎅
골든벨이 울립니다.

디~앙, 디앙, 디 아아아앙아앙!
하고
제야의 종소리도 함께 울립니다.

댕댕댕 땡땡땡
바보는 계속 골든 벨을 울립니다.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만남의 광장에도
기록이니, 원가니, 시장성이니
이런 빡빡하고 삭막한 소리보다
여유있고 푸근한
봉사와 사랑과 관용과 이해의
골든 벨이
자주 울렸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날 술값은 모두 1억 4천#@%$^&%&*&*????라고
하더군요!

그 후 그 호프집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바보열전 III] The End

p.s.:혹시 골든 벨제도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은 hur.에게 문의바랍니다.
그는 골든 벨을 전공한 훌륭한 사람입니다.

Morningstar 정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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