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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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광호 작성일02-07-23 14:43 조회6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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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타닥타닥
드득드득
통통통...
눈을 감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영락없는 실내악 연주입니다.
한 무리 작은 아이들이
앙증맞게 여러가지 악기들을 연주합니다.
나는 또 그 빗소리 속에서 날 부르는
그대의 음성도 듣습니다.
담담하고 은은한 그대의 목소리는
내리는 비에 촉촉히 젖어있고
시선도 더욱 그윽해져있습니다.
이 빗속의 그대 목소리는
일상에서 거칠어지고, 갈라지고, 쇠 박힌 내 정신에
화살처럼 날아와 박히는
그대의 청량한 瑞氣입니다.
끝간데 없는
부드러운 잿빛 파스텔 톤의 하늘
출발점도 짐작하기 어려운 그 어디로부터
빗방울들은 갑자기 내 시야로 달려듭니다.
어느 날 그대와 내가
서로의 인생에 느닷없이 나타났듯이.
그러나 어느 먼 훗날에는
맑은 술 한잔 두고
오늘 내리던 이 비를 추억하며
허공에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바라볼지도 모를 일입니다.
분위기를 그렇게 잘 자아내는 저 비는
솔잎 끝에도,
다닥다닥한 등나무 잎사귀에도,
그리고
내 마음에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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