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평가와 과제 > 월드컵과 한국 이미지: 일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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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광호 작성일02-06-26 15:21 조회53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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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모난' 고정관념을 축구공처럼 둥글게 다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할만 하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한국은 월드컵 개최 이전까지는 공동개최국 정도로 인식됐으나, 한국대표팀이 16강과 8강을 거쳐 4강에 오르면서 `배울 점이 있는 나라'로 바짝 다가선 분위기이다.
한국대표팀의 활약상은 일본이 8강진출에 실패한 이후 TV를 통해 연일 일본의 안방을 찾아갔다.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이 떠난 자리는 안정환과 미스코리아 출신인 그의 부인이 메웠고, 시청 앞 광장을 가득메운 붉은색 응원인파는 한국의 상징처럼 일본인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일본인들은 김치-매운 맛-고추-빨간색-붉은 악마-거국적 응원-결집력 등으로 한국 이미지에 대한 외연을 스스로 확장해 나갔다.
일본의 언론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한국의 열렬한 응원과 응집력 등을 되풀이 보도함으로써, 마치 오랜 불황에 지쳐 특유의 결집력이 느슨해 진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보라'고 자극하는 듯이 비쳐지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곧바로 일본내 재일동포 사회의 활력으로 이어졌다. 오랫동안 차별과 냉대를 받았던 재일동포 사회는 고국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외견상이나마 일본과 대등하게 대화하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단초를 마련했다.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는 신주쿠의 오쿠보 거리에서 한국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1천여명 이상이 모여 `대한민국'과 `필승 코리아'를 일본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주저없이 외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스페인전이 끝난 뒤에는 붉은색 유니폼을 차려입은 유학생 등 한국의 젊은이들이 오쿠보에서 신주쿠 전철역까지 환성을 올리며 달려갔고, 독일전 때는 일본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 5천여명이 모여 한국팀을 응원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이벤트 기간이어서 가능했던 측면도 있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눈높이'가 조정되지 않고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기도 했다.
일본의 종합상사인 마루베니 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인 오상원(39)씨는 '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일본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며 '월드컵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붐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와 야키니쿠(고기구이)라는 혀끝에서 이뤄지는 초보적 한국붐에서 한국의 결집력과 정신, 정보기술(IT), 한반도의 역사 등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관심의 대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모처럼 조성된 상호이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일부 방송들은 일본-터키간 16강전에서 일본팀이 패배했을 때 한국의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잘됐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점을 전하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일본의 일부 팬들이 한국-독일전 때 한국응원단에게 국립경기장을 장소로 제공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는 한국에서 먼저 나왔던 `섭섭한' 반응때문이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런 일을 예방하는 길은 한일 양국이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데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양국 국민이 상대방의 축구는 물론 사회, 문화 등에 과거 어느 때보다 폭넓게 노출되면서 상호이해하는 분위기를 다졌듯이 앞으로 더욱 교류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이 이번 월드컵에서 황선홍, 유상철, 홍명보, 박지성 등 J리그 출신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것은 양국 선린우호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일본이 여러분야에서 한국에 진출하고, 한국도 역시 다방면에서 일본에서 활약하는 식으로 양국의 이해관계가 긴밀하게 맞물리게 됐을 때 비로소 우호와 협력의 기반도 공고히 될 수 있는 셈이다.
ksi@yonhapnews.net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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