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6) 월드컵 과부, "주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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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06-26 15:17 조회4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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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요즈음에는 자주 쓰지 않지만 일요과부란 말이 있다. 남편을낚시나 골프 같은 취미생활에 뺏겨 주말에는 외롭게 집을지켜야하는 아내의 처지를 빗대어 하는 말로 스포츠나 여가활동의 중독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독성으로 따지자면 마라톤도 결코 이에 못지 않다. 한번 빠지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달려야 한다. 특히 일요일에는 마라톤대회에 나가거나 달리기동무들과 장거리연습주를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집을 비우기 마련이다. 더러는 부부가 같이 마라톤에 빠지는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요고아가 생겨 날 판이다.
월드컵 축구에 모두가 일종의 중독상태에 빠져들었다. 축구경기가 없는 날은 웬지 허전하고 쓸쓸하며, 경기가 있는 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고 달아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꼭두 새벽에 일어나 공차고 출근하는 민족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밖에 없다고 하는데 이젠 기왕에 있었던 낚시과부, 골프과부, 마라톤과부에 이어 축구과부가 생겨날 법도 하다. 세계 4강이 우연히 된게 아니다.
조1위로 당당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강호 이탈리아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꿈에도 그리던 8강대열에 합류한 감격이 채 식기도 전에 마침내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끝에 어렵게 격침시키고 4강에 진입하였다. 이제 공공연히 우승을 장담하더라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게 되어버렸다.
마치 하늘에서 붉은 페인트를 쏟아 부은 듯, 대~한민국 주요도시의 거점들은 온통 "빨갱이가 되자(Be the Reds!)"라는 글을 새긴 붉은 셔츠를 입은 악마들로 적화(赤化)되었고 도심의 가로수에는 승리를 비는 글자가 적힌 붉은 꽃이 때아니게 만발하였으며, 모든 사람들의 가슴은 승리를 갈구하고 기원하는 한줄기 붉은 마음으로 통일(統一)되었다. 북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남적화사업이 완료되었다고 기뻐했다가 인공기대신 태극기가 물결치는 걸 보고 실망했다는 우스개소리도 돌아다닌다. 저녁시간에 열리는 축구를 보려고 상가는 일찌감치 철시를 하고, 일부 학교는 휴교를 했으며 학생은 아예 결석을 하기도 하였다.
신화라 하기도하고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요코하마를 향한 축제의 열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하고, 우리들의 영웅,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리모니에 자지러지고, 서로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며 승리의 감격을 나누고 있을 동안 잊혀진 연인처럼 무관심이란 가혹한 형벌을 당하고 있는 주식시장은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월드컵 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폴란드를 꺽고 48년만에 첫승을 기록한 뒤로부터 지수는 800선을 깨고 내려 앉았으며 거래량은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누른 다음날, 아주리 군단의 원한이 미국을 돌아 서울 증시를 강타했다. 미 법무성의 반도체 담합조사 착수라는 악재에 33포인트나 빠져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주변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경제의 더블 딥 가능성이 무게를 더하고 있고, 점점 깊어지는 달러화 약세와 작년 9.11테러 당시의 주가수준을 밑도는 미국 주식 시장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설도 구체화되고 있다. 1/4분기 가계신용이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26조원 이상늘어 가구당 부채가 2500만원을 넘어 섰다. 축구에 빠져 먹고 마시며 박수치고 환호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빚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것이다.
부모의 무관심속에 바르게 자라는 아이 없듯이 투자자가 외면하는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료의 좋고 나쁨, 가볍고 무거움에 상관없이 시장은 과잉반응을 하게 마련이고 이는 바로 시세흐름의 단절과 왜곡으로 이어진다. 축구가 끝난 뒤, 축제의 여진(餘震)에 젖어 몽롱하고 졸린 눈으로 시장을 찾았을 때 시장은 초췌하고 낯선모습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르고 문전옥답같았던 계좌에는 잡초만 무성할 수도 있다.
“즐거워하되 지나침으로 흐르지 말고 슬퍼하되 마음은 상하지 말라(樂而不淫, 哀而不傷)”는 옛 성현의 말씀을 되새기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마라톤광에게 주일(主日)과 일요일은 없고 주일(走日)과 주요일(走曜日)만 있을 뿐이듯이 불세출의 슈퍼스타 거스 히딩커에게 영혼까지 점령당한 네덜란드령(領) 대~한민국의 월드컵 과부, 주식시장에 6월은 없다. 오직 축구만 있을 뿐이다.
광란의 축제, 그 끝은 어디이며, 삶보다 더 절실하고 핏빛보다 더 진한 그 붉은 열기는 어디로 이어질 것인가!
중독성으로 따지자면 마라톤도 결코 이에 못지 않다. 한번 빠지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달려야 한다. 특히 일요일에는 마라톤대회에 나가거나 달리기동무들과 장거리연습주를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집을 비우기 마련이다. 더러는 부부가 같이 마라톤에 빠지는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요고아가 생겨 날 판이다.
월드컵 축구에 모두가 일종의 중독상태에 빠져들었다. 축구경기가 없는 날은 웬지 허전하고 쓸쓸하며, 경기가 있는 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고 달아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꼭두 새벽에 일어나 공차고 출근하는 민족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밖에 없다고 하는데 이젠 기왕에 있었던 낚시과부, 골프과부, 마라톤과부에 이어 축구과부가 생겨날 법도 하다. 세계 4강이 우연히 된게 아니다.
조1위로 당당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강호 이탈리아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꿈에도 그리던 8강대열에 합류한 감격이 채 식기도 전에 마침내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끝에 어렵게 격침시키고 4강에 진입하였다. 이제 공공연히 우승을 장담하더라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게 되어버렸다.
마치 하늘에서 붉은 페인트를 쏟아 부은 듯, 대~한민국 주요도시의 거점들은 온통 "빨갱이가 되자(Be the Reds!)"라는 글을 새긴 붉은 셔츠를 입은 악마들로 적화(赤化)되었고 도심의 가로수에는 승리를 비는 글자가 적힌 붉은 꽃이 때아니게 만발하였으며, 모든 사람들의 가슴은 승리를 갈구하고 기원하는 한줄기 붉은 마음으로 통일(統一)되었다. 북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남적화사업이 완료되었다고 기뻐했다가 인공기대신 태극기가 물결치는 걸 보고 실망했다는 우스개소리도 돌아다닌다. 저녁시간에 열리는 축구를 보려고 상가는 일찌감치 철시를 하고, 일부 학교는 휴교를 했으며 학생은 아예 결석을 하기도 하였다.
신화라 하기도하고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요코하마를 향한 축제의 열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하고, 우리들의 영웅,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리모니에 자지러지고, 서로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며 승리의 감격을 나누고 있을 동안 잊혀진 연인처럼 무관심이란 가혹한 형벌을 당하고 있는 주식시장은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월드컵 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폴란드를 꺽고 48년만에 첫승을 기록한 뒤로부터 지수는 800선을 깨고 내려 앉았으며 거래량은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누른 다음날, 아주리 군단의 원한이 미국을 돌아 서울 증시를 강타했다. 미 법무성의 반도체 담합조사 착수라는 악재에 33포인트나 빠져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주변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경제의 더블 딥 가능성이 무게를 더하고 있고, 점점 깊어지는 달러화 약세와 작년 9.11테러 당시의 주가수준을 밑도는 미국 주식 시장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설도 구체화되고 있다. 1/4분기 가계신용이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26조원 이상늘어 가구당 부채가 2500만원을 넘어 섰다. 축구에 빠져 먹고 마시며 박수치고 환호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빚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것이다.
부모의 무관심속에 바르게 자라는 아이 없듯이 투자자가 외면하는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료의 좋고 나쁨, 가볍고 무거움에 상관없이 시장은 과잉반응을 하게 마련이고 이는 바로 시세흐름의 단절과 왜곡으로 이어진다. 축구가 끝난 뒤, 축제의 여진(餘震)에 젖어 몽롱하고 졸린 눈으로 시장을 찾았을 때 시장은 초췌하고 낯선모습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르고 문전옥답같았던 계좌에는 잡초만 무성할 수도 있다.
“즐거워하되 지나침으로 흐르지 말고 슬퍼하되 마음은 상하지 말라(樂而不淫, 哀而不傷)”는 옛 성현의 말씀을 되새기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마라톤광에게 주일(主日)과 일요일은 없고 주일(走日)과 주요일(走曜日)만 있을 뿐이듯이 불세출의 슈퍼스타 거스 히딩커에게 영혼까지 점령당한 네덜란드령(領) 대~한민국의 월드컵 과부, 주식시장에 6월은 없다. 오직 축구만 있을 뿐이다.
광란의 축제, 그 끝은 어디이며, 삶보다 더 절실하고 핏빛보다 더 진한 그 붉은 열기는 어디로 이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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