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천국 Runner's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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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3-06-26 16:36 조회7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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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15:00 남산달리기모임에 부득히 회사직원
결혼식관계로 같이 달리지를 못하고 결혼식 참석후,
전철로 동대문운동장에 내려 장충동족발로 유명한 길 건너편
뒷풀이 모임장소에 18:00경 도착했다.
단지 달리기 하나의 인연 때문에 전국에 계시는
달리는님들을 만나는 모임에 늦게나마 들어서니
난생 처음 보는 님들과 구면인 반가운 님들이 보이고
초면에도 앉자마자 허물없이 술잔이 오고간다.
마라톤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듯한 지식공작소 박영률님의
후덕한 모습이 마치 달리기전의 나의 옛모습(두상위부분제외)과 비슷하다.
1차 알콜로딩 풀코스를 완주하니 어느정도 호흡도 가빠오고
열받은 엔진도 식힐겸,
2차 알콜로딩 필수코스 완주(完酒)하니 자정이 다가오는 것 같다.
헤어질 시간은 어쩔수없이 알콜돗수만큼 차오르니
수많은 마라톤사랑에 언어들이 맺어준 열기를 뒤로하며
다시 만날 주로(酒路)와 주로(走路)를 서로 기약하며
아쉬움에 골목길을 시끄럽게 한다.
밖을 나오니 갑자기 낮에 같이 달리지 못한 남산길의
섭섭함이 나를 가만히 있게 하질 않는다.
멀쩡한 양복입고 구두신고 알콜에 객기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일을 저지르기로 한다.
어느누구분은 byc가 뭔가하는 팬티바람에
나이아가라폭포 주름을 잡았다는 분도 있다던데.......
장충체육관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조그만 언덕을 슬슬뛰어 본다.
음~~ 갑자기 지난번 송장군과 진사어른의 30만량 빵내기로
서울마라톤알콜성지순례코스 답사때 압구정동 배터지는집에서
1차를 마치고, 2차 말로만 듣던 처갓집 엔진식히기...
그리고, 이동윤님의 댁에서 결국 양주. 과실주로
만땅찬 알콜로 모두들 무너지고 흩어질때,
갑자기, 무작정, 앞만, 보고달리시던
취중천국마라톤계 대가이시며 선각자이신
양경석형님의 취중천국Runner's High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무의식속의 질주로
한남대교까지 뛰어가셔 다리난간에서 야경에 찰랑이는
한강물결과 남산타워의 불빛.....
취중천국 Runner's High! 체험!
그래 그것을 나도 체험해 보는 거야!
또한 분, 양복정장에 두구신고 학교운동장을 야밤에 질주하고는
달리는 감촉이 매우 폭신폭신하게 달리셨다는 그분^^
정장차림 Runner's High체험후, 사모님과 엔진까지 잘 식히셨다는
말씀도 취중천국임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떠오른다.
음..... 이정도 알콜로딩이면.....
오늘 나만의 의식을 치루고 나면 육신과 정신이 분리되어
마라선계 입문 반열에 오르는 희열을 맛보지 않을까........
진기한 무공(?)을 습득하는 도랑치고 가재잡고....
앞을 보니 장충체육관의 둥근 뚜껑지붕이 왔다 갔다 한다.
가로등 불빛도 졸리는지... 가사로운지 외눈으로 내려다 본다.
"그래 달려보는 게다."
장충체육관 언덕을 알콜이 분사되는 힘으로 채어본다.
시동 좋코! 조시 좋코.......
어라! 골병든 무릎쪼인트도 괘안타!
약수사거리까지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리달린다.
이동윤 원장님의 내리막길을 조심하라는
달리기바이블이 몽롱한 알콜기운속에서도 퍼뜩지나간다.
신호등으로 잠시 정차!
천천히 발진...... 금호터널을 들어간다.
"음.... 여기서는 휠터링 호흡주법을 사용해야 해......"
"에어크리너로만 산소를 흡입하며
배기가스는 천천히 폭팔시켜 배출해야 쥐....."
그러나 소음이 이만저만 아니다.....
"부르릉" "빵!!!" "빵!!!"
"울려고 내가왔나"
논산훈련소 훈병시절 개스실 노래한곡 부를 정도에
터널을 통과 한것 같다.
휴........ 긴호흡 내 쉰다.
옥수동 사거리 다시한번 신호등 때문에 정차를 한다.
옥수동 전철역을 지나 동호대교로 들어선다.
한겨울 한강의 칼바람도 사라지고
알콜로 무장된 나의 몸은......
무한궤도를 벗어난 듯 동호대교인도를 천천히 달려도
양복깃은 자동빵으로 휘날린다.
동아마라톤 이후 구둣발로 한강을 2번째로 도강한다.
귓가를 휙!!휙!! 소리내며 지나가는 밤바람이
시원함과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중량천과 한강의 합쳐지는 부분 조그만 모래톱 섬에
부부철새들이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있다.
점점히 떨어지는 압구정 강건너의 불빛들이
물속으로 내리 꽂히고 유영쳐서 내게로 다가온다.
갈매기가 따로 없다. 내가 갈매기다.
갑자기 사바가 발 아래다.
지나가는 차량의 엔진소음도.......
유영쳐 내게로 다가오는 불빛도....
모두가 내게로 흡수되어 버린다....
찰랑찰랑대는 금빛물결은 구름이었다.
아! 꿈에도 그리던 취중 Runner's High!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찰라는 금방이던가?
금빛물결이 내 뒤로 사라지고...
한강은 어느새 내 뒷편 와 있었다.
마라선계는 그리 내게 오래 머무르지는 안는 것 같다.
그러기에 환희와 희열이 귀한 것일까?
고단한 현세가 내 앞에 다가와 있었다.
과다한 알콜로딩으로 팽만해진 복부를 해결하고나니
덥혀진 엔진의 열기도 식어진다.
배터지는집 건너편 사거리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기사아저씨가 나의 모습을 이상한 눈으로 본다.
허긴! 야밤에 양복입고 구두신은 놈이
땀이 범벅이 된 채 헉헉대니
요즘 무슨무슨 게이트에 몰려
도주하는 놈이 아닌지 보는것 같다.
"아저씨 제가 이상한 놈으로 보입니까?"
"아.. 네! 그게 아니고........"
"아저씨 실은 제가 장충체육관에서 여까지 뛰어 왔더든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손님도 농담은.....
"아녀요" 정말이여요...
"에이.... 정말입니까?" 허참!!!!
"이그! 믿거나 말거나......."
그나저나 한택희님!
이것도 Runner's High에 해당되남여?
2002. 05.08
즐거운달리기가되시길............
천/천/히/달/리/는/사/람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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