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天心, 창마 地心, 그린 人心, 그리고 런클 大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용식 작성일00-12-06 11:31 조회86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나의 진주마라톤여행은 전국마라토너의 마음을 읽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처남의 앙징맞은 딸 첫돌 잔치의 흥겨움에 귀한 양주를 두병이나 비워주고 나니... 어느새 비틀거리는 몸은 수원역을 향하고 있었다. 진주행 호남선 무궁화 00:28 밤차. 10여년도 넘은 것 같다. 열차를 타본 것이..... 아무튼 기차여행의 낭만보다는 내일 하프와 반가운 얼굴들을 위하여 새우잠이라도 자야 했다.
그런데 이게 뭐람! 남자차장의 도착역 안내방송이 왜 이리도 터프한지! 스피커 바로 밑 좌석을 잡은 운명으로 방송때마다 스피커를 게슴츠레한 눈꼬리를 쳐들며 노려 보았다.
지겨운 고문(?)이 끝나는 곳, 여기는 진주! 서둘러 탈출을 시도하니, 저기 앞에서 걸어가는 한사람의 뒷모습이 낯설지 않다. '한번 뒤돌아보시죠!'라는 텔레파시를 보내니 즉각 뒤돌아보신다. 송파세상 김현우님이시다. 이번 기회에 '초능력자'로 직업을 한번 바꿔봐?
여명의 두 그림자는 진주역에서 공설운동장까지 도보여행을 결심했다. 한푼이라도 아껴야된다는 묵계를 서로가 확인한 듯... 지나가는 청년에게 운동장 위치를 물어보니, 무조건 택시타라고 했다. 걸어가겠다는 우리의 대답에 근처에 언제 정신병원이 있었는가 하는 멍한 표정으로... 한가지 소득은 운동장 방향을 잡았다는 것, 그래서 길따라 남강대교까지 우직하게 갔다.
오전 9시 이전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공짜심리에 그 유명한 촉석루와 의암을 두발로 느껴보았다. 남강의 푸른 물에 의기 논개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했다.
청마회의 허창원님, 오경택님, 정탁상님, 유영선님, 박상애님과 함께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온탕, 열탕, 냉탕을 순례하는 알코올 제거 작전을 전개했다. 그리고 또 걸었다. 운동장까지.....
푸른 하늘아래 아담하게 놓여있는 운동장은 마치 시골장터처럼 정겨운 마라토너들과의 만남으로 훈기가 가득했다. 이렇게 좋은 날씨-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느님이 마라톤을, 진주마라톤을 사랑한 선물이리라.
무엇보다도 오늘은 전국마라톤대표자회의가 개최되는 듯 팔도의 유명인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오늘의 주역 전차수님과의 활짝 웃은 재회가 너무나 좋았다. 마라톤 시성 김종생님과 김재식님, 서울마라톤 박영석회장님과 선주성님, 윤현수님, 신동희님 부부, 그리고 불굴의 마라토너 김완기님. 또뛰나 오일환님의 또 뛰는 모습도 좋았다. 런너스클럽의 연제환님, 이경렬님, 박선자님, 그리고 육체파 미남 이윤희님의 파시코 보온비닐이 멋있었다. 조선일보 주용태님의 마라톤사랑을 위한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긴 여행오신 것도 멋있었다.
울트라런너가 진주로 간 까닭은? 포항그린넷마를 보려고 그리고 과메기와 피데기에 한잔의 술로 오주석님, 조성오님, 서동철님...들과의 마라톤 담소을 즐기기 위하여.......무엇보다도 아이미디어와의 지난번 오해에 대한 화해의 악수를 나눈 것도 좋았다. 아이미디어, 사랑해요!
정겨운 출발선 빅뱅이 일어나자, 초등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달리기 모습이 진주대회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운동장을 나서고 시내를 따라 연도의 시민들과 따뜻한 눈맞춤이 청명한 날씨와 함께 내가 마라톤을 좋아함을 더욱 기쁘게 해준다.
주독과 여독으로 페이스를 늦추자(오늘 제한시간이 3시간이라고 했으니?), 알통가재 김승기님이 친구부부와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지나쳐 갔다. 첫 대면의 인사를 세 분과 나누고 오늘 나도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잠깐 물한잔 마시는 사이 저멀리 나를 버리고 떠나버렸다. 올해 너무나 혹사한 후유증인지 좀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로수길을 따라 남강댐을 따라 마라톤인의 물결을 따라 반환점까지 갔다. 1시간 2분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힘이 솟구친다. 2시간페이스메이커 이윤희님도 실례하고, 다정한 철인부부 이덕봉님과 이영희님도 실례하고 나니, 남강댐 밑으로 멀리 김승기님의 역주가 보일듯말듯 하였다. 15km 지점인가에서 친구부부와 대화에 너무 열중이신 알통가재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가 있었다. "쫓아 온다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목례를 올리고 앞서 나갔다. 운동장에 들어섰다. 우레탄트랙을 밟는 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1시간 49분이었다.
예상보다 일찍 들어온 것이 이상하다는 김현우님의 의아한 악수에 이끌려 정점미님을 뵈려갔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같은 누이'와 '조이너스의 아름다움'을 겸비한 첫인상이 좋았다. 창원마라톤클럽에서 준비한 막걸리 권주에 흥겨움은 더해가고, '만나면 우리는 가족'이라는 일체감을 느꼈다. 진주대회를 위하여 자원봉사를 기꺼이 한 창마의 대지같은 넓은 마음이 회원들의 가슴에도 충만함을 느꼈다. 대전마라톤클럽의 김남식님과 이광복님과도 상견례를 나누었다.
포항그린넷마의 파랑새 물결속으로 나는 뛰어들었다. '진주여 영원하라'는 노란 스티커까지 만들어 온 정성 한가지만 보더라도 파랑새의 이타적인 마라톤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으리라. 과메기, 피데기와 소주와의 절묘한 만남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주귀(酒鬼 : 중국어의 '술고래' 의미)는 상경 시간으로 재회의 약속을 다짐하며 파랑새들과 아쉬운 이별을 했다. 전주마라톤클럽의 정광모님 부부와 광주마라톤클럽의 임백호, 임동호님과의 호남 마라톤 사랑에 대한 대화도 뜻 깊었다.
여기는 또 '런너스클럽'의 회식 장소. 불청객도 환대하고 술까지 권유하는 이미 국내최대이고, 세계최대마라톤클럽을 지향하는 '큰 大, 마음 心'이 만남의 장에서 오가는 분위기에 충만함을 느꼈다. 그리고 진주발 서울행 런클 버스에서 일어난 7시간의 묻지마관광 또한 마라톤이 주는 별미였다. 연제환님이 감독, 전영수님이 조감독, 이경렬님과 윤혜자님이 연출하고 런클 회원 모두가 주연한 한 편의 영화같은 '묻지마관광'은 오늘도 나의 기억 속에서 남아 있다.
나의 진주마라톤여행은 전국마라토너의 마음을 읽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Ultrarunner 이용식 올림
추천 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