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부부의 명예로운 은퇴를 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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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기 작성일00-11-23 15:32 조회1,0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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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둘도 없는 나의 친구부부에게!
1년남짓 동거동락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함께 달렸던 친구부부에게 동시은퇴를 권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줄 알지만 섭섭한 마음일랑 잠시 접어두고 내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 주기를 바라네. 자네부부의 은퇴를 권하는 내 마음인들 오죽하겠는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마음 따듯하신 선조 할머니 한 분께서는 평생 바느질을 하시면서 애지중지 하던 바늘이 동강나자 슬픈 마음이 북받쳐 "弔針文(조침문)"을 읊으시었지 않은가?
언감생심 그 할머니의 고우시고 따듯한 마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친구부부가 생명을 다할 때를 기다려 그 때서야 비로서 자네부부를 잃은 슬픔을 노래하기는 정말 정말 싫으이.
차라리 그에 앞서 서로의 서러움을 덜어주고, 달리기에 앞서 LSDT 연습을 하듯 아무래도 나보다는 자네부부가 먼저 명예롭게 은퇴식을 조촐하게 갖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니 너무 매정하다 생각을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 그려.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을망정 우리가 얼마간 얼굴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때 이별연습을 해두는 것도 앞으로 다가올 슬픔을 덜어주지 않을까 해서 어리석은 이 필부는 눈물을 머금고 자네부부의 은퇴를 권하는 것이네. 자네부부의 수척해진 모습을 보니 더 이상 참고 있을 수가 있어야지... 특히 오른쪽에 늘 서 있는 자네는 나의 못된 버릇 때문에 더욱 수척해진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질 듯 하네 그려.
또 하나, 아무리 먼 곳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해도 자네 부부처럼 꼭 동행을 하는 금슬 좋은 부부는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는 마누라가 무서워져 더욱 자네의 은퇴를 권하는 바이네. 자네 부부가 지금 의아해 하며 고개를 갸우뚱여도 당연한 일이지. 우리 마누라와 자네 부부의 은퇴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겠지만 그 이유는 말미에 이야기함세. 자네들만은 잘 알지 않는가? 나는 엄처시하, 우리 마누라를 엄청 겁낸다는 사실, 이 사실은 자네들이 은퇴를 하더라도 절대 비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 혹 런너스클럽에 알려지면 회원들이 얼마나 손가락질 하겠나? 부탁함세.
도리켜 보면 지난 1년동안 자네 부부와 나는 엄청 달렸어. 춘천에서, 대전에서, 한강변에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억수 달렸지. 방파제 달리기도 참 시원했어. 사동 방파제, 거제도 몽돌밭, 남해 미조방파제, 홍원리 방파제, 필리핀 아닐라오 등등...
자네부부의 쇠약해진 모습을 보면서 늘 함께 달리기를 강요한 점 사과드리네. 달리기를 권한 것은 나지만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나는 건강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자네부부는 하면 할수록 수척해지니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정말 할말이 없었네. 그동안 화도 났겠지. 그리고 자네부부가 화를 낼적마다 나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지만 자네들의 분을 생각해 나는 아무말 않고 있었네.
그 어느날 새벽이던가 자네 부부는 나를 개똥 위로 밀어서 미끄러지게 만들었지. 그 날 나에게 그 같은 물리적인 화풀이보다는 말로 했어야 했네. 지난 일이지만 나도 엄청 서운했지. 또 저기 어디더라 맞네 미조방파제에서는 짧은 거리라 별로 힘도 안들었을 터인데 이번에도 역시 해초쪼가리든가 아니면 갈메기 똥이든가로 끌고가 딴지를 걸었지. 그 일로 해서 나는 새천년 3월부터 이어진 서울마라톤과 동아마라톤, 그리고 기타 등등 꽃놀이마라톤을 줄줄이 포기하고 말았지. 쉬고 싶어서 그런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역시 말로 했어야 하는 일이 아니었든가?
물론 나 역시 만만치 않게 자네부부에게 곤욕을 치루게 한 일도 없지는 않았지. 속초에서던가 그 전날 과음 아니면 회를 잘못 먹어서인지 방파제 중간쯤에서 별안간 설사를 쏟은 일이 있잖은가? 방파제 위에 화장실도 없고 낚시꾼들 눈은 있고 또 졸지에 일어난 일이라 도리가 없었지만 참는다는 것이 줄줄이 흘러 자네 부부한테까지 튀었지. 그래도 묵묵히 따라와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네. 정말이야 친구.
1년전 쌍둥이처럼 똑같은 자네 부부와 처음 만났을 때 두툼하게 살찐 모습이 그렇게도 믿음직스러웠는데 이제는 너무 야위었어. 자네 부부도 나처럼 다이어트를 한다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더군. 그러니 이번 진주에서 한번 더 달리고 그 것을 끝으로 은퇴를 하기를 바라네. 나도 자네 부부가 얼마간 여력이 있을 때 짐을 덜어주고 싶네. 자네 부부가 지금의 이 상태에서 더 수척해지면 언제 우리 마누라한테 당할지 모르네. 성질 잘 알지. 언제 어느 때 화풀이가 자네에게 쏟아질지 모를 일이지 않는가?.
내가 여느 때처럼 달리기 대회에 가려고 짐을 꾸리면 우리 마누라는 "또 어딜!"하며 큰 소리 칠 것이 뻔하고 면전에서 화풀이로 수척해진 몰골의 자네 부부를 문밖으로 내동댕이를 치면 어쩌겠는가? 나의 과묵한 친구들, 나의 운동화, 자네 부부가 그렇게 당하는 꼴 나는 차마 눈뜨고 못 보네. 그래서 부탁을 하는 것이지. 자네 부부가 어느 정도 여력이 있을 때 은퇴를 해야 누구에게도 괄시를 안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야.
12월 3일 진주대회가 끝나면 그동안 찌든 때를 빼주고 곱게 말려서 집 한 칸을 마련해 주겠네. 부부가 함께 하니 심심치는 않겠지만 한 일년 참으면 또 한 부부가 올 것이니 그때까지는 참으시게. 문밖 달리기는 자네부부와 함께 꼭 할 것을 약속드리네.
과묵한 자네들! 정말 정말 고마웠어. 진주대회때까지만 수고해주시게.
1년남짓 동거동락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함께 달렸던 친구부부에게 동시은퇴를 권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줄 알지만 섭섭한 마음일랑 잠시 접어두고 내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 주기를 바라네. 자네부부의 은퇴를 권하는 내 마음인들 오죽하겠는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마음 따듯하신 선조 할머니 한 분께서는 평생 바느질을 하시면서 애지중지 하던 바늘이 동강나자 슬픈 마음이 북받쳐 "弔針文(조침문)"을 읊으시었지 않은가?
언감생심 그 할머니의 고우시고 따듯한 마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친구부부가 생명을 다할 때를 기다려 그 때서야 비로서 자네부부를 잃은 슬픔을 노래하기는 정말 정말 싫으이.
차라리 그에 앞서 서로의 서러움을 덜어주고, 달리기에 앞서 LSDT 연습을 하듯 아무래도 나보다는 자네부부가 먼저 명예롭게 은퇴식을 조촐하게 갖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니 너무 매정하다 생각을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 그려.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을망정 우리가 얼마간 얼굴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때 이별연습을 해두는 것도 앞으로 다가올 슬픔을 덜어주지 않을까 해서 어리석은 이 필부는 눈물을 머금고 자네부부의 은퇴를 권하는 것이네. 자네부부의 수척해진 모습을 보니 더 이상 참고 있을 수가 있어야지... 특히 오른쪽에 늘 서 있는 자네는 나의 못된 버릇 때문에 더욱 수척해진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질 듯 하네 그려.
또 하나, 아무리 먼 곳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해도 자네 부부처럼 꼭 동행을 하는 금슬 좋은 부부는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는 마누라가 무서워져 더욱 자네의 은퇴를 권하는 바이네. 자네 부부가 지금 의아해 하며 고개를 갸우뚱여도 당연한 일이지. 우리 마누라와 자네 부부의 은퇴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겠지만 그 이유는 말미에 이야기함세. 자네들만은 잘 알지 않는가? 나는 엄처시하, 우리 마누라를 엄청 겁낸다는 사실, 이 사실은 자네들이 은퇴를 하더라도 절대 비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 혹 런너스클럽에 알려지면 회원들이 얼마나 손가락질 하겠나? 부탁함세.
도리켜 보면 지난 1년동안 자네 부부와 나는 엄청 달렸어. 춘천에서, 대전에서, 한강변에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억수 달렸지. 방파제 달리기도 참 시원했어. 사동 방파제, 거제도 몽돌밭, 남해 미조방파제, 홍원리 방파제, 필리핀 아닐라오 등등...
자네부부의 쇠약해진 모습을 보면서 늘 함께 달리기를 강요한 점 사과드리네. 달리기를 권한 것은 나지만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나는 건강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자네부부는 하면 할수록 수척해지니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정말 할말이 없었네. 그동안 화도 났겠지. 그리고 자네부부가 화를 낼적마다 나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지만 자네들의 분을 생각해 나는 아무말 않고 있었네.
그 어느날 새벽이던가 자네 부부는 나를 개똥 위로 밀어서 미끄러지게 만들었지. 그 날 나에게 그 같은 물리적인 화풀이보다는 말로 했어야 했네. 지난 일이지만 나도 엄청 서운했지. 또 저기 어디더라 맞네 미조방파제에서는 짧은 거리라 별로 힘도 안들었을 터인데 이번에도 역시 해초쪼가리든가 아니면 갈메기 똥이든가로 끌고가 딴지를 걸었지. 그 일로 해서 나는 새천년 3월부터 이어진 서울마라톤과 동아마라톤, 그리고 기타 등등 꽃놀이마라톤을 줄줄이 포기하고 말았지. 쉬고 싶어서 그런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역시 말로 했어야 하는 일이 아니었든가?
물론 나 역시 만만치 않게 자네부부에게 곤욕을 치루게 한 일도 없지는 않았지. 속초에서던가 그 전날 과음 아니면 회를 잘못 먹어서인지 방파제 중간쯤에서 별안간 설사를 쏟은 일이 있잖은가? 방파제 위에 화장실도 없고 낚시꾼들 눈은 있고 또 졸지에 일어난 일이라 도리가 없었지만 참는다는 것이 줄줄이 흘러 자네 부부한테까지 튀었지. 그래도 묵묵히 따라와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네. 정말이야 친구.
1년전 쌍둥이처럼 똑같은 자네 부부와 처음 만났을 때 두툼하게 살찐 모습이 그렇게도 믿음직스러웠는데 이제는 너무 야위었어. 자네 부부도 나처럼 다이어트를 한다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더군. 그러니 이번 진주에서 한번 더 달리고 그 것을 끝으로 은퇴를 하기를 바라네. 나도 자네 부부가 얼마간 여력이 있을 때 짐을 덜어주고 싶네. 자네 부부가 지금의 이 상태에서 더 수척해지면 언제 우리 마누라한테 당할지 모르네. 성질 잘 알지. 언제 어느 때 화풀이가 자네에게 쏟아질지 모를 일이지 않는가?.
내가 여느 때처럼 달리기 대회에 가려고 짐을 꾸리면 우리 마누라는 "또 어딜!"하며 큰 소리 칠 것이 뻔하고 면전에서 화풀이로 수척해진 몰골의 자네 부부를 문밖으로 내동댕이를 치면 어쩌겠는가? 나의 과묵한 친구들, 나의 운동화, 자네 부부가 그렇게 당하는 꼴 나는 차마 눈뜨고 못 보네. 그래서 부탁을 하는 것이지. 자네 부부가 어느 정도 여력이 있을 때 은퇴를 해야 누구에게도 괄시를 안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야.
12월 3일 진주대회가 끝나면 그동안 찌든 때를 빼주고 곱게 말려서 집 한 칸을 마련해 주겠네. 부부가 함께 하니 심심치는 않겠지만 한 일년 참으면 또 한 부부가 올 것이니 그때까지는 참으시게. 문밖 달리기는 자네부부와 함께 꼭 할 것을 약속드리네.
과묵한 자네들! 정말 정말 고마웠어. 진주대회때까지만 수고해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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