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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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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중무 작성일06-11-25 01:38 조회2,8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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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의 내용이 가명을 사용하였으나, 가명에도 불구하고 아실 분은 다 아시기에 설령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회손되었다고 느끼시더라도 널리 양해 바랍니다.


우연히 기회에 알게 된 서울마라톤과 반달모임으로 인해
달리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되면서
그 여세를 몰아 작년 63km, 3월 하프, 혹서기대회에 이어
올해 100km에 도전하게 되었다.

일요일 새벽아침… …
마치 첫사랑의 그녀를 만나러 가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올림픽공원으로 향한다.
반달모임에서 친해진 분들과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오늘은 어떤 분이랑 동반주를 할까? 눈치를 본다.

그때.
저기 멀리서 몸을 풀면서 달려오는 하늘~~하늘~~나풀~나풀~ 달려오는
“S라인의 그녀”
마음속으로 “ 혹시…. 나랑 같이 달려 주려고… …” 생각하는 찰나
아~~ 글쎄… 그녀 “ 호호호호… 오늘 동반주 부탁해요. 울트라가 처음이라서 … … ”
천부당 만부당 억부당 여부가 있을깝쇼…이 마당쇠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요. 마님~~~~
그녀는 단체대항전 중구청의 대표라서 걱정이 태산이란다.
자기 때문에 중구청이 꼴찌하면 안된다고…
채성만 부회장님께서 10시간 30분이내에 완주해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다고… …
뭐… 그 까이꺼 6분페이스로 달려서 무난하게 10시간 30분에 골인해주지

6분 페이스로 달리기로 그녀와 입을 맞춘다(?)
그녀의 백만불짜리 다리 남군님은 Under 9를 목표로
그녀를 버리고 혼자서, 먼저, 휙~~~ 내빼버린다.
배신자…. 허구헌날 퍼지기만 하면서… … ㅎㅎㅎㅎㅎㅎ

광진교와 탄천교사이의 한강주로는 나의 조깅코스라 너무나 익숙한데도
여명이 트기 전에 달려보는 새벽길은 또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아~~~ 새벽이어서 좋고. 달려서 좋고. 달리미와 함께여서 더욱 좋다.
특히… 그녀와의 동반주는... 1,000Km는 한 달음에 달릴 듯!!!!!.

올림픽대교 너머 보이는 나의 집…
사랑하는 마눌과 이쁜 애들의 잠자는 숨결이 느껴진다.
아빠의 열정을 담아 사랑의 kiss를 보내본다. 애들이 보고 싶어진다.

양재천에서 피어오르는 새벽 물안개는 가희 살인적일 만큼 환상적이다.
새벽을 달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새벽의 몽상적인 아름다움… …
양재천을 터전하는 그녀는 익숙한 모습이다… 좋겠다.

그녀와 새벽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달리다보니
어느듯 20Km 급수대…
이선화님으로부터 사과 3조각을 받아 쥔다.
처음 반달에 참석했던 2005년 9월 12일(?).
그때 이선화님이 페메하는 50분을 따라 달렸던 기억이 난다.
늘 봉사하시는 이선화님 부부에게 마음으로 감사를 드린다.

어느덧 탄천입구…
이번엔 김성집/이주연님 부부께서 김밥을… …
김에 밥 한웅큼이지만… … 이건 정말 꿀 맛이다.

몸이 풀기기 시작하니…
달리는 느낌도 없는데… 달리기가 술~~술~~ 잘도 된다.
그녀와 알콩달콩 애기하다 보니 한강다리가 하나씩 휙~~ 휙~~ 지나간다.
어떻게 달려왔는지도 모르게 벌써 여의도를 지나고 있다.
이게 바로 펀런이고 즐달인 듯 하다.
출발지점부터 동반주 해온 김팔영 형님도 가볍고 여유롭다.

선유도인근을 지나갈 무렵.
벌써 선두가 다가온다…
뭐여….. 저게 사람이여… 짐승이여… 아님 귀신이여…
1등은 한국사람인데.. 2등은 작년 1등한 일본친구. 3등은 심재덕님이다.
일본친구는 작년 63km 참석할 때, 100km 1등으로 나와는 거의 동시에 골인한 친구라 기억이 난다. 그때 “저 친구는 전생에 말(馬)이었을 거야”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확실하다.

51km지점… 그녀는 혼자 내빼버린 남군님을 만났다.
그녀의 남군님은 혼자 빼버린 죄로 발병이 났는지 몹시 지쳐 보인다.
남군님의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그녀는 힘을 불끈 쥐면서 히~~~임을 외쳐준다.
혼자 내빼버린 남군님이 뭐 그리도 좋다고… … 힘을 외쳐준다냐….
기껏 꼬셔놨더니 남군님 한번보고 휙~하니 다가가네…
소심한 A형인 나… 살짝 삐친다. ㅠㅠㅠㅠㅠㅠ

54km 급수대 前…
배도 많이 고팠지만 평소 빵을 무지 좋아하다 보니.
도저히 그냥 지나치질 못하겠다. 먹고 싶어서…
40분 페메하시는 최대식님(?)으로부터 커피한잔 얻어서 허겁지겁 빵을 먹는다.
아~~~ 맛있다. 아무리 먹어도 맛있다.
약 3분 가까이는 빵만 먹었으니 최대식님이 욕이나 하지 않았을지????
“달리러 온거야… 빵 먹으러 온거야…”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어~~~ 그녀가 없다.
아까 지나쳤던 남군님을 따라 나를 버리고 휙~~ 내빼버린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 나도 휘~~ 내빼서 따라잡아야지… …
그러나… … 나는 65Km지점까지 그녀를 잡지 못했다.
반환점에서 간신히 그녀를 만났다.
잽싸게 옷갈아 입고… 죽 3그릇 뚝딱하고(정말 맛 있다…) 그녀를 기다린다.
20분, 30분….. 탈의실에 있을 줄 생각했는데… 소식이 없다.
쭈꾸미 형님께
“그녀 보셨나요”
“응… 아까 갔어”
“........................................”
뭐시… 울트라 처음 참가한다더만… 이건 완전 고수잖아…

그래 여의도 가기 전에 따라잡자.
페이스를 올려(거의 5분페이스로… ) 바람처럼 달렸다. 여의도까지…
떠나버린 첫 사랑의 그녀를 찾아 종로에서 신림동까지 걸어갔던 20살 대학시절의 그때를 생각하며… … 이번엔 그녀를 꼭 붙잡아야지…

드듸어 여의도 급수대.
김밥 하나 입에 물고서..
“그녀를 보셨나요”
“아까전에 지나 갔는디”
“………………………..”
“이건 뭐야… 정말 완전 고수잖아”
대학시절의 첫사랑의 그녀에게 농락당했던(그때는 그 기분이었다) 기분… …
“이거… 혹시… 그녀는 무림의 고수도 벌벌 떤다는 마라닉계의 타짜”
에라… 포기하자… …
내 실력에 고수도 아니고 타짜인 그녀를 어찌 따라잡누…
전날 재미난 노래위주로 준비한 MP3를 꺼낸다.
이제부터 정말 펀런이다… … 6분 20초 페이스로 달린다.
노래도 흥얼거리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다리가 아프면 뒤로 달리고..

불교방송 급수대에서 콜라 2컵에 음료 2컵 먹고
감사의 인사드리고 닐리리… 닐리리…. 출발..
반포대교 밑 북응원단의 응원에 감사의 표시로 손뼉으로 응대하고..
철탑인근에서 하루종일 주로안내하는 한승범/한민호님 부자에게
인사도 드리고(종일 그 자리에서 식사나 제대로 하셨는지… …)
동호대표 급수대에서 김팔영형님 형수님께 수박을 배터지게 얻어먹고
또.. 조금 달리다 보니.. 탄천입구…
김성집님께서 수고했다고 포옹해주고 어깨를 주물러 주신다.
뭐시기… 달리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데 수고했다니????. 황송하게시리..
추가로 이주연님은 콜라를 한잔 권한다. 맛있다. 그리고 당신이 최고하고 한다.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다.
최근 반달에서도 김성집/이주연님은 자봉을 많이 하신다.
달리기를 무지 좋아하시는 분들이신데… 얼마나 달리고 싶을까.

근데… 무슨 급수대가 이렇게 많은지…
달릴만 하면 급수대요.. 또 자봉님들은 마셔라… 드셔라… 뭘 그리 많이 권하시는지…
이건 먹을라고 달리는지…. 달릴라고 먹는 건지….

탄천입구에서 가족들에게 올림픽공원 나오라고 전화로 알렸다.
골인하면서 애들과 손뼉을 마주치고 싶어서… …

이제 아산병원입구..
여의도에서부터 몰래 몰래 골인 세러머니를 연습했었다.
카펫에 키스3번후 이동국표 입맞춤(손을 입에서 위로 올리는 것)으로 골인.

남은 거리 4Km. 달리기가 너무 신난다… … 거의 막~~ 달려진다.
피곤하던 다리도 말끔하다. 마치 막 스타트한 사람처럼…
송승헌 팬사인회 입구에서 이동국표 세러머니 한번…(사진 자봉님이 있길래) ㅎㅎㅎ

바람처럼 달려 골인지점 입구…
열렬히 맞이하는 사랑하는 마눌과 두 아들(초3, 6살)과 손바닥 마주치기를 한다.
그리고 두 아들이 나의 뒤를 따라 달린다.
카펫에 키스 3번... 아~~~~ 황홀해. 이 기분.
이제 이동국표 세러머니 할 차례…
순간~~~ 뒷 달리미가 결승라인으로 휙~~ 골인.
“……………………………………………………..”
이동국표 세러머니는 제자리에 서서 3번… 엉거주춤한 자세로… 좀 싱겁다.
달린시간 11시간 9분.

어찌보면 100km는 42km보다 쉽다는 생각이 든다. 즐거움은 더 많으면서…
나의 울트라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끝났다.
주로에서 고생많으셨던 자봉님들과 몇 개월전부터 준비하였고 철야하신 서울마라톤 스텝분들로 인해 달리기의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벌써부터 내년의 울트라가 기다려진다….

PS.
근데.. S라인의 그녀.. 10시간 40분에 골인했다(헉~~~). 입상도 했다.
그녀로 인해 중구청은 단체 4위로 체면을 유지했다.
그녀는 나를 버린후 처음부터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던 돌쇠형님과 동반주를 했단다. 배신감.
그녀가 에리에리하다고 우습게 여기면 큰 코 다친다.
오늘 보니 그녀는 마라닉계의 초 울트라 빠숑 고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타…짜…다.
나는 이제까지 그녀의 남군님이 최고 고수인줄 알았는데.
사실 오늘 보고/들으니, 그녀의 남군님은 SUB-3주자라고 떠들기만 하지,
사실 입상 한적도 없고 배추(?)처럼 자주 퍼지기나 하는 하수다
진정한 고수는 바로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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