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찾아온 낯선 손님 (위암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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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병대 작성일11-06-17 06:55 조회2,337회 댓글1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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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5일 건강검진 결과를 보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별 생각 없이 도착한 나에게, 보호자와 함께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명은 밝히지 않고, 밀봉이 되어있는 서류봉투를 건네며 보호자와 가까운 종합병원에 가서 확인하라는 것이다.
건강검진 결과 봉투를 열어보니, “~cancer of the stomach~” 대략적으로 위암임을 짐작했다. 병원을 나서는데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였다. 운동을 겸한 건강을 자신했던 나로써는 믿기지 않는 결과였고, 그 때 그 두려움, 공허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초창기 광화문을 모임을 참석해서 마라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 덕분에 서울마라톤 반달모임 (일명 반달사관학교)을 알게 되어 겨울내내 꾸준히 참석하여 실력을 다진 덕분에 1998년 10월 첫 풀코스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무사히 완주했다.
그 후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서브3도 했고, 울트라 마라톤 63, 100Km를 완주했고, 영화 말아톤 배형진의 페이스메이커로 서브3도 이루었다. 덕분에 청와대도 다녀오는 영광을 누렸다. 2000년부터 철인운동도 시작하여 2002 아이언맨도 완주를 했다. 2006년에는 그 유명한 보스톤 마라톤에도 참가하여 서브3를 달성했다.
유명세를 많이 타지는 않았지만 내 스스로 멋지고 화려한 마라토너라 생각하며 누구보다도 건강에는 자신 있다고 자부해 왔는데…
하루를 보내고 아내에게 사실을 알리고 믿기 어려워하는 아내와 눈물로 밤을 보냈다
12월 7일 월요일 신촌 세브란스에서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초기 인 듯 한데 위치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1기 임에도 불구하고 발병 위치가 식도쪽이라 위 전체를 절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응해야 할 시점에서 내가 준비 할 것은 기도와 도움될 정보들을 찾아 공부하며 준비하는 것 이였다.
회사, 친구, 교회, 친척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믿을 수 없어 했다.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했던 나 조차도 믿기지 않았던 사실이었다.
회사에 병가를 신청하고 크리스마스를 불과 몇 일 앞둔 12월 21일 입원하여 최종 검사를 하고, 최첨단 다빈치 로봇을 통한 위암수술을 받았다. 다행히도 수술 전날 집도에서 위를 모두 자르지 않고 80%를 자른다는 말에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수술 후 병실에서 9시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성인남자는 세 사람 중에, 여자는 네 사람 중에 한 명이 암이라고 하는 내용 이였다. 충격적 이였다. 어느 순간에 암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생활 가까이에 보이지 않는 낯선 손님으로 찾아온 것 이였다.
수술 후 퇴원을 했다.
다행히 위암 초기여서 특별히 항암치료도 약도 먹지 않았다.
몸무게는 69kg에서 63kg 정도로 빠졌다. 한때 전성기(?)의 몸무게가 63kg이였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허벅지 근육도 엉덩이 살도 빠져서 볼품없게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위가 거의 없다 보니 먹기만 하면 계속되는 설사에 힘들었고, 배속 장기들이 꾸루룩 거리며 음식물 삼키는 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지기도 했다. 한달 정도 지나니 차츰 안정이 되었다. 생활속에서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껴보려고 요리학원에도 다니고, 요가도 하고 영화도보며 쇼핑도 즐기곤 했다.
내 생애의 절반(?)인 시점에서 인생을 재발견하고 새 출발의 기회를 감사하며 또 다른 도전에 의지를 싣고, 2010년 3월부터는 회사에 다시 복직했다. 암 때문에 나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3월말 반달에 나가 첫 하프를 뛰었는데 갑작스런 생리현상으로 중간에 화장실을 찾기에 바빴다. 그후 신체적 결함에 순응하며 조금의 여유를 갖고 헬스장에서 런닝 머신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며 정상의 몸을 만들어 갔다.
2011년 6월
이제 어느덧 수술한지 1년 6개월.
몇 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 딸꾹질과, 갑작스런 복통등으로 병원을 찾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소식과 부드러운 음식 섭취등 조심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체중도 67kg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껏 꾸준히 운동한 덕분에 어려움을 쉽게 이겨낸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
아직까지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데 내일은 위와 대장CT를 찍는다고 해서 회사에 월차를 내고 아침부터 흰죽만 먹고, 장을 비우는 약들을 먹으며 있다.
수술후 첫 풀코스를 뛰려고 계획중이다.
나의 마라톤의 스승이였던 서울마라톤에서 완주하고 싶어서 이번 2011년 혹서기 대회를 신청했다. 무리하지 않고 뛰려고 하고 있고 그나마 언덕에 잘 버티려고 요즘 아파트 주변 언덕을 가끔씩 뛰고 있는데 잘 버텨줄지.
어떤 시련이나 어려움이 찾아와도 우리 모두는 이겨나갈 힘이 있습니다!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맞서 나갑시다~! 힘~!!! *^^*
- 반달 박병대 (11/06/16)
댓글목록
허필두님의 댓글
허필두 작성일
박병대 선생님께,
참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번 혹서기 대회에서 의연하게 달리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힘 내십시오.
'어느 날 찾아온 낯선 손님"을 이제는 완전히 떠나보내실 때이지요.
이장호님의 댓글
이장호 작성일
2008년 8월 말 어느날!
왼쪽 가슴 위에 뭔가가 만져저 진료 후에 CT 쵤영 결과 '종양덩어리'가 있다 하여
제거 수술을 하고 6주 동안 방사선 치료를 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또한 많은 마라토너들이 이런 저런 질병으로 병원을 찾아 연락을 해 오시는 분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마라토너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정신력 하나는 일반 환자들보다 강인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박병대님도 아무쪼록 어려운 시기 극복하셨으니,
앞으로의 모든 어려움 다 이기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혹서기 완주가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하는 전환점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박병대님 화이팅!!!
황인호님의 댓글
황인호 작성일
손님은
잠시 머물다 떠납니다...
그동안
잘 대해 주면...
감사하다며 '작별인사' 할 것입니다...
박선자님의 댓글
박선자 작성일
저도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놀랐었습니다.
하지만 반달에서 다시 본 박병대님은 이겨낸 승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모쪼록..
예전 기록은 생각하지마시고 혹서기에서 펀런하시길 바랍니다.
혹서기전 반달에서 먼저 볼수있겠네요^^*
박병대님 홧팅!!! 아자~
정민호님의 댓글
정민호 작성일
병대형~
병마와 싸워 이기고 의연하게 재기하신 모습, 넘 위대해보입니다
앞으로 건강하게 달리는 모습 계속 보여주세요
화이팅~~
박세현님의 댓글
박세현 작성일
몸이 약해져서인지..
군대생활중 200km 행군이 너무 힘들어
제대후 시작한 달리기가
지금은 유일한 취미인 마라톤으로 되었습니다만..
암이라는 녀석은 마라톤 여부를 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무쪼록, 혹서기 대회 잘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힘!!!
윤양채님의 댓글
윤양채 작성일
멋쟁이 박병대님!
어렵고 힘든일 잘 이겨 내셨습니다.
혹서기에서 멋진 놀이터 만들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꼭 완주하셔서 멋진 모습! 승리하는 모습으로 모든이에게 희망을 주시기 바랍니다.
박병대님! 화이팅~~
박병대님의 댓글
박병대 작성일
안녕하세요. ^^
여러분들의 많은 염려와 격려 너무 감사드립니다~!
더욱 즐기면서 건강위해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반달, 혹서기에서 뵙겠습니다!*^^*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ㅎㅎ
이지원님의 댓글
이지원 작성일
형님!!
그런일이 있었네요.. 일고 있는 내내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제가 마라톤 처음했을때 만난던 분이었는데..
많이 어렵고 힘들었을텐데 잘 이겨내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3월에 반달끝나고 집까지 또 자전거 타고 가신다기에 역시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구나 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 열심히 하시고 건강 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장근학님의 댓글
장근학 작성일
수술후 처음반달에 나오셨을때 무척 마음이 아팠는데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기쁩니다.^^
이번 혹서기에 완주하시어 건제함을 다시한번 보여주실거라 믿습니다.
병대형! 반달에서 뵙겠습니다.
죽마사해골(전상배)님의 댓글
죽마사해골(전상배) 작성일얼굴도 모르고 회원도 아니지만---제 개인적 으로도 아끼는 후배님을 위암 으로 먼저 보낸 아픈 기억이 있는데---불굴의 마라톤 정신력 으로 꼭 완치 하시길 바랍니다.혹서기 대회때 건강한 모습 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박병대님 홧팅! (죽마사해골)은 죽도록 마라통을 사랑 해요 골빈놈이의 준말 입니다. 앞으로 마니 마니 사랑해 주세요 달림이 여러분들.....
윤혜철님의 댓글
윤혜철 작성일
박병대님, 오래전 심인숙 감독과 누가 페메인지 하여튼 나란히 달리는 모습이
내 카메라 어느 칩에 담겨 있습니다. 두분 다 다시 주로(走路)에서 힘차게 달리는 모습
볼 수 있는 날 오기를 신에게 간구합니다.
박병대님의 댓글
박병대 작성일
저를 잘아는 분도 있고, 모르시는 분들도 있는데
위로와 아낌없는 격려에 제가 많이 힘을 얻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이중무님의 댓글
이중무 작성일
병대형님을 반달에서 자주 뵈면서도 제대로 인사 나누진 못했지만,
어떤 분인지 대충알았기에 마음속으로 늘 반가웠습니다.
늘 평안한 미소에 평탄한 삶의 말톤 고수로만 알았구요.
선배 말톤님들의 아픔과 고통과 희열에 형제같은 동질감을 느끼며 힘을 보탭니다...

